나를 위한 현대철학 사용법 - 니체, 푸코, 레비나스, 들뢰즈를 무기로 자신을 지키는 법
다카다 아키노리 지음, 지비원 옮김 / 메멘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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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현대철학이라니.

하지만 쉽게 쉽게 핵심을 짚어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책이다. 저자가 자아의 구조를 쉽게 설명하려 그린 그림들은 꽤나 탁월하다. 보다 보면 빠져든다. 가만히 보면 일본 사람들이 이런 건 참 잘해.

나처럼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은 한 번만 읽고서는 내용을 완전히 다 이해하기 어렵다. 책의 설명이 어려워서 그렇다기보다는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워낙 무거워서. 하지만 다 읽고 보니 접해보지 않고 지나쳤다면 후회했을 것 같은 내용들이다. 시간이 된다면 꼭 다시 읽어보고 마음에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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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나‘를 쌓아 올리는 건 타자의 존재라는 사실. 나의 실존을 실감하게 하고 존재를 확인하게 하는 건 스스로 할 수 없다. 타자와 건강한 관계를 맺을수록 나는 튼튼해지고, 그러지 못할수록 내 존재는 희미해진다. 사람은 함께 살아가게 만들어진 존재이고 혼자서는 스스로 오롯이 서는 것조차 할 수 없다. 만약 혼자서 다 해내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면 그건 착각일 뿐. 오히려 그런 착각이 삶을 고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건 어쩌면 슬픈 역설일 것이다. 나는 내가 귀중히 여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있을 수 있고, 나를 진심으로 소중히 대해주는 사람들 사이라서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

때때로 입안이 서걱거린다고 느껴진다면, 내가 타자와 너무 얄팍한 관계를 맺고서 살아가서 그런 건 아닌지 점검해 볼 것. 너무 나 혼자만 믿고 의지하며 끙끙대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것. 어쩌면 새해를 맞아 삶을 바꾸고 힘껏 살아나갈 수 있게 해줄 실마리는 머나먼 곳에서 타오르며 떠오르는 태양 같은 게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 하지만 눈길을 주고 싶지 않았던 부분에 숨어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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