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 소설처럼 읽는 고대 그리스 생활사
필립 마티작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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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던 책을 두고 나간 바람에 근처 서점에서 급하게 사게 된 책이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책을 놓지 못했다.

‘고전 그리스‘와 ‘고대 로마‘ 사이에 끼어서 흘러가듯 지나치기 쉬운 헬레니즘 시대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그것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파죽지세로 영역을 확장시켜나가던 무렵이 아니라 그의 사후에 부하들이 사분오열하여 거대한 제국을 나누어 먹은 이후의 시점을 다루었는데, 나는 예전에 이 부분을 가지고 수업할 때 뭔가 임팩트를 주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세계가 팽창하고 사람들의 사유와 삶의 방식이 자유로워지긴 했는데 결국 혼란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로마 문명에 잡아먹히고 말았으니.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 전공자로서 많이 반성했다. 이걸 이렇게 재미있게 다룰 수도 있는데, 내 공부가 참 얕았구나 싶어서.

바로 그 혼란스럽지만 한없이 드넓고 자유로운 세계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담아냈다. 농부와 도망 노예, 리라 연주가, 건축가, 올림피아 제전에 참가하는 달리기 선수, 마케도니아 제국의 외교관 등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주인공이 가상 인물이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은 실제 역사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도 지중해를 가로질러 넓은 세상을 항해하는 사람들의 궤적이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데, 특히 아래 내용들이 기억에 남는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스포츠를 군사 훈련처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남자들이 발가벗고 운동하는 체육관이 많았고 거기서 많은 역사가 이루어졌다.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 또한 체육관에서 운영되던 학교였다.
고대 신전은 예배당이 아니었다. 그 자체가 신이 사는 집이었고, 대중들에게 그곳은 들어가서 향유하는 공간이 아니라 신을 상징하는 오브제였다.
올림피아 제전에서 선수가 부정행위를 하면 심판 보조원에게 채찍으로 매질을 당했다.

책 막바지에서 주인공이 고된 여정 끝에 벅찬 가슴을 안고 바다를 바라보며 부르는 노래가 아름다웠다. 이 노래는 실제로 존재했으며, 악보와 기보법이 전해져서 지금도 그때 모습 그대로 재연이 가능하다고 한다.



살아라!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찬란하게 빛나라.
절대로 슬픔에 휘둘리지 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찰나와도 같으니
언젠가는 그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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