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링 해피니스 - 재포스 CEO의 행복경영 노하우
토니 셰이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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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업이 성공한다

  『딜리버링 해피니스』
토니 셰이 지음, 송연수 옮김, 북하우스, 2010

미국의 한 여성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남편에게 선물할 부츠를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한 신발이 도착하기 전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소식을 들은 온라인 쇼핑몰의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은 다음 날 남편을 잃은 부인에게 조화(弔花)를 보냈다. 부인은 장례식에 참석한 친지와 친구들에게 이 특별한 경험을 털어놓는다. 이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 회사는 미국의 인터넷 쇼핑업체 ‘재포스(Zappos)’다. 19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온라인 신발 판매에서 시작해 의류·가방·가정용품으로 품목을 넓혔다. 하지만 재포스의 대표 상품은 따로 있다. 바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최고의 서비스다. 

『딜리버링 해피니스(Delivering Happiness)』는 재포스의 설립자인 젊은 천재사업가 토니 셰이(37세)가 몸으로 부딪히며 써내려간 경영 분투기이자 재포스의 생생한 사례와 노하우가 담긴 비즈니스 매뉴얼이다. 토니 셰이는 대만계 미국인으로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높은 보수의 안정된 직장인 오라클을 다니다 “지루한 것은 싫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룸메이트와 집 거실에서 인터넷 기업 링크익스체인지(LinkExchange)를 차렸다. 이 회사는 2년 만에 직원 100명 규모로 성장했고, 1999년에 2억6500만달러(약 3200억원)에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됐다. 그 후 그는 온라인 신발회사 재포스에 투자자로 합류하면서 매출액 제로였던 재포스를 10년 만에 총매출이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9년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기업인 아마존이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라는 가격으로 재포스를 사들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책은 2010년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아마존닷컴에서 1위를 차지했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다룰 만큼 주목을 받았다. 행복을 배달한다는 책 제목처럼 단기적인 이익을 좇기보다는 직원과 고객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재포스의 다양한 실험과 경영철학을 유쾌하고 실감나게 소개하고 있다. 

토니 셰이에게 회사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끊임없는 에너지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대상이었다. 그는 크고 작은 실패의 경험을 통해 ‘기업문화’와 ‘핵심가치’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재포스는 행복을 전달하는 생활방식을 구축하는 걸 목표로 삼았고 자유분방하지만 가족적인 문화를 추구한다. 재포스식 표현으로는 고객이 ‘와우’하고 놀랄 만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실제로 재포스의 브랜드와 문화를 소개하는 5장에 ‘와우’라는 단어가 30번 이상 등장한다) 그래서 그런지 재포스엔 다른 회사에 없는게 한둘이 아니다. 예를들어 재포스의 인트라넷에는 초기 화면에 무작위로 선택되어 뜨는 직원들의 사진을 보고 그 이름을 맞춰야 로그인할 수 있다. 기분전환으로 사장이 머리를 삭발하기도 하고(책 띠표지에 실린 토니 셰이도 삭발한 머리다) 직원들의 건의사항이나 불평불만을 ‘재포스 컬쳐북’이라는 책으로 가감없이 묶기도 한다. 무엇보다 고객 서비스를 강조하는 재포스의 경영원칙은 절대로 아웃소싱하지 않는 콜센터 운영에서 잘 드러난다. 인터넷 기업임에도 고객의 관심을 독점할 수 있는 전화 상담을 가장 중요시한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일정기간동안 무조건 콜센터에 배치하고 콜센터로 전화를 걸면 365일 24시간 사람이 응답한다. 고객 응대 매뉴얼이 따로 있지 않다. 미리 준비된 대본을 앵무새처럼 반복하지 않으며 자신의 최선의 판단에 기반해 상담한다. 절대 시간에 쫓기지 않으며 다른 상품을 권유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면 다른 용무까지 알아봐준다. (이쯤에서 우리 주위를 한편 살펴보자. 이런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고객응대 전화번호가 걸면 걸리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ARS에 녹음된 통화음과 씨름하며 1분 가까이 버튼을 누르다보면 제 아무리 부처님 같은 사람이라도 돌아앉아 버린다. 심지어는 회사 홈페이지에 전화번호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 볼래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아직도 있다. 정말이다) 한편, 다른 회사엔 있는데 재포스에 없는 것도 많다. 모든 상품은 배송비가 없다. 심지어 반품할 때에도 소비자가 배송비를 부담하지 않는다. 반품도 구입 후 365일 이내에만 하면 된다.

토니 셰이는 고객이 행복하기 위해선 직원이 행복해야 하고, 직원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좋은 기업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좋은 기업문화는 경영진이 직원을 존중하고 서로 소통하며 공통된 목표를 공유할 때 가능하다. 그는 회사내 중요한 이슈가 생기면 보도자료를 뿌리기 전에 전 직원에게 e-메일을 쏜다. 2009년 7월 아마존닷컴이 재포스를 인수하는 발표를 할 때에도 전 직원 약 1800명에게 그간의 협상과정, 합병 후 변화 등을 설명하는 e-메일을 보냈다. 이 책 311∼320쪽에 전문이 소개되어 있는데 직원을 존중하는 재포스의 기업문화를 단적으로 알게 해준다. 토니 셰이는 독립성과 기업문화를 인수조건으로 보장받아 아마존에 인수된 뒤에도 여전히 재포스를 이끌면서 직원과 고객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추진한다’ ‘열정적이고 결연한 태도로 임한다’ ‘성장과 배움을 추구한다’ 등 재포스가 내세우는 경영철학은 여느 기업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의 앞부분에 인용된 영화<매트릭스>의 대사 -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 처럼 그것을 실천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판이하게 나타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런 핵심가치를 신입사원 연수때나 한번 읊조리고 팽개치고 말 때 재포스는 이를 내면화하고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기업의 성공으로 이어지는지를 이 책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덕분에 재포스는 2009년에 <포천>지에서 매년 발표하는 ‘일하기 가장 좋은 기업 100’에 선정되었고, 2010년에는 여덟계단을 뛰어오르며 15위를 차지했다.

결국 행복한 기업이 돈을 벌게 되는게 자명하다. 갈수록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딜리버링 해피니스(Delivering Happiness)’가 중요해 질 것이고 나의 행복, 직원의 행복, 고객의 행복을 극대화한 기업이 성공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재포스는 미래 기업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미래기업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했던 사람에게는 정답지가 주어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신은 읽지 않더라도 상사에게는 선물해야 하는 책”이라며 이 책을 추천했는데, 경영자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상사’라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또 그동안 단조롭고 딱딱했던 경제・경영서에 식상했던 사람들은 소설처럼 술술 읽히는 이 책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쾌한 엔돌핀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끝- (기획회의 297호 전문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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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IT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 비즈니스 미래지도 시리즈 3
김중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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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가 바꾸는 비즈니스 미래지도 
『2015 IT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
김중태 지음, 한스미디어, 2010

미국 주간지 ‘뉴요커’의 수석 칼럼니스트인 켄 올레타의 말을 빌리면 사람들은 대개 두 종류로 나뉜다. 몸을 뒤로 빼는 인간과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이다. 물결을 일으키는 자가 될 것인지 물결을 타는 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물결에 휩쓸리는 자가 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렸다. 또 미래학자이자 발명가인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n Near)>에서 2030년쯤 과학기술의 발전속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는 급격한 변화의 시점인 ‘특이점’이 온다고 예언했다. 이미 2011년의 인류는 집단지성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창출하고 정보기술의 발전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나가고 있는 중이다. 『2015 IT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는 스마트폰, 앱스토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서막에 불과하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제 대변혁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기업의 미래는 IT기술의 활용에 달려있고, 비즈니스적인 안목으로 IT기술을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가 미래 기업 전략의 핵심이다. 저자인 김중태 IT문화원 원장은 국내서는 처음으로 웹2.0 서적과 블로그 책을 집필하며 20여 권의 책을 펴내 ‘IT 전도사’로 불린다. 이 책은 그동안 발간된 <모바일 혁명이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 지도> <소셜네트워크가 만드는 비즈니스 미래지도>에 이은 비즈니스 미래지도 3부작의 마지막에 해당한다. 

2010년의 정보기술(IT) 부문 최대 이슈가 스마트폰, 앱스토어, 전자책, 증강현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뉴바벨탑’과 '노마드 웹' 시대라고 예측한다. 모바일에서 가장 어려운 게 음성인식 기술인데 기술이 이미 완성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스마트폰 같은 기기 조작은 모두 말로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첨단 음성인식 기술이 언어장벽이 없는 '뉴바벨탑시대'를 불러온다는 얘기다. 현재 구글의 번역사이트에서는 200여개 언어 번역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런 기능에 음성을 합성시켜 주면 어느 나라 사람과도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금융, 문화, 콘텐츠 등 모든 산업에 있어 장벽도 함께 사라지는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아랍어로 치료 서비스를 하면 중동의 의료관광객이 몰려 올테고 글로벌 비즈니스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성화될 게 뻔하다. 다른 나라들이 캄보디아, 몽골, 아랍 등지로 치고 들어 가는 걸 눈뜨고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준비하고 기다려야 한다. 하드디스크와 기업의 서버를 사라지게 할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획기적으로 기업의 비용을 절감시키는 미래 IT의 핵심 기술이다. 뉴욕타임스는 14년 걸릴 일을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한 번에 해결했다. 또한 그루폰과 티켓몬스터처럼 유통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소셜커머스의 발전은 대형마트의 생존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그밖에 긴꼬리 경제학(long-tail)과 집단지성이 만들어내는 소셜추천시스템, 오감을 넘은 디지털각(覺)의 탄생, SF영화에서나 가능했던 3D홀로그램의 실현 등 제3의 IT혁명이 눈앞에 펼쳐질 날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각종 IT기술의 발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더욱 빠르게 중첩시키고 있다. 텔레프레즌스는 몇 천 Km 떨어진 곳에 있는 석학을 무대로 불러내 대화를 나누게 하고 그루폰, 티켓몬스터와 같은 소셜쇼핑은 하루에 부츠 천만 개를 팔 수 있는 시대를 만든다. 우리의 욕망과 오감을 측정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의 발달은 냄새 맡고 눈으로 본 것까지 검색할 수 있게 해준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다. 

온라인상에서 모든 걸 주고받는 노마드 웹 역시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지금까지는 옥션에 가면 혼자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옥션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옆 사람이 누군지 자세히 알게 되고, 대화를 나누다 마음이 맞으면 같이 음악도 들을 수 있고 결혼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이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 없이 만나게 되는 게 노마드 웹이다. 이런 노마드 웹이 소셜 네트워크와 묶이면서 정보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익까지 공유하게 되는 등 기업의 경영활동을 완전히 바꿔놓게 된다. IT를 남보다 먼저 도입하는 것은 모든 기업의 필수 경쟁력이다. 기존의 오프라인 산업에 IT를 더한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이 된 아마존과 이베이 역시 기존의 산업에 인터넷을 더한 것만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다. 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들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애플이나 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구글 역시 IT를 통하여 새로운 경제를 만들거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유명 IT기업들은 차세대 IT기술을 활용해 기업이 어떻게 미래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노마드 웹은 서서히 오겠지만 뉴바벨탑은 순식간에 올 수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5년 안에 누가 먼저 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느냐가 미래 기업과 개인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다. 그러니 바벨탑과 노마드 웹 시대를 미리 준비하라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다분히 실용적인 책이다. 우리에게 닥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제 대변혁을 예고하지만 지금 당장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기술과 전략도 많이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사용료 0원으로 당장 사용 가능한 QR코드(Quick Response code)가 단적인 사례다. 181〜198쪽에는 모든 기업이나 개인이 비용 절감이나 비즈니스모델로 QR코드를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 운전자가 현재 몰고 있는 차의 '속도 정보'와 '차선변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교통상황을 예측하는 시스템 등, 저자가 책에서 제안하는 몇 가지 활용방안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해도 좋을 만큼 실현 가능하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단순히 깜짝 놀랄 만한 IT신기술을 소개하는 데에 머물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편리한 것이 세상을 바꾼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비즈니스와 IT기술의 융합이다. 소비자의 숨겨진 욕망을 읽고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IT기술을 활용해 창의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라는 것이다. 저자의 우려대로 가장 안 좋은 것은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라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지금까지 배운 것만 가지고 살아가기 위한 사람들의 변명으로, 변화를 두려워하게 하고, 공부를 거부하게 만든다. 미래 비즈니스 진단과 생존전략을 고민하는 경영자나 개인이라면 당장 펼쳐봐야 할 책이다. -끝- (기획회의 295호 전문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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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리더가 되라 - SNS시대,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김대중 지음 / 다음생각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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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시대, 소셜리더로 거듭나라 
 

『소셜리더가 되라』
김대중 지음, 다음생각, 2011

‘요즘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제일 하기 싫어하는 게 뭘까?’ 정답은 ‘통화하기’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거나 스마트폰을 단지 ‘다른 버전의 휴대전화’ 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디지털 원시인으로 간주되기 십상이다. 자동차가 ‘굉장히 빠른 말’이 아닌 것처럼, 스마트폰은 단순한 ‘더 좋은 휴대전화’가 아니다. 2009년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로는 문자만 주고 받는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심지어는 이동중에도 업무처리까지 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은 묘한 소외감까지 느낄 정도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2009년 이미 휴대전화 통화보다 문자나 e메일, 음악감상에 쓰는 데이터의 양이 더 커졌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로는 e메일도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에서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이 책 ‘SNS시대,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소셜리더가 되라』’는 다분히 실용적인 책이다. 마치 “당신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이런 디지털 세상을 모르니까 뒤처지는 거야”하고 말하는 듯 하다.

인쇄술 발명 이후 인류 최고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SNS는 ‘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로 웹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많이 들었거나 이미 사용하고 있는 트위터, 싸이월드, 페이스북 등이 대표적이다. 2천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림으로써 인터넷 포털을 중심으로 한 블로그에 이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2006년 140자 이내 단문으로 이용자의 의견과 감정을 표현하는 이른바 ‘마이크로블로깅’으로 시작했다. 칼 들고 찌르는 게 아니라 툭툭 치는 거다. 현재는 세계적으로 2억명이 하루 1억4000만 건씩 전송할 정도로 트위터 이용이 대폭 늘어났다. SNS가 정권을 만들고 또 정권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는 2008년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일등공신이었다. 반면 중동에서 SNS는 독재를 종식시키는 혁명의 신무기가 됐다. 특히 트위터는 최근의 튀니지, 이집트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나 일본 대지진 현장에서도 실시간 긴급뉴스의 전달 통로나 소통의 허브 역할을 독특히 했다.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집단은 정치적 의지가 확고하고 적극적 의사 개진과 자기 확신이 강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선거국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위터의 기업 가치도 최고 1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러한 트위터 열풍은 국내에서도 SNS 스타를 낳았다. 드림위즈 이찬진 사장, 소설가 이외수, 시골의사 박경철 등은 트위터를 통해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와 전파력 강한 글들로 사이버 세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됐다.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더 많아 현재 약 7억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가입되어 있다. 페이스북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유사하지만 서비스 바탕에 깔려있는 철학을 보면 차이가 난다. 페이스북은 단순한 웹 서비스에서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구글의 CEO인 에릭 슈밋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용자의 마음을 붙잡는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을 보건데 가까운 미래에는 분명히 페이스북이 구글의 경쟁자가 될거라고 말했다. <타임>지는 매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는데, 작년에는 우리나이로 27세인 페이스북의 창립자 겸 최고 경영자인 마크 주커버그를 선정했다. 컴퓨터 천재였던 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대에 재학중이던 2003년에 인맥 교류 사이트인 페이스북을 개발하여 오픈했다. 페이스북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전세계로 번지면서 마크 주커버그는 기업가치 58조원의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었다. 작년 11월에는 이를 소재로 한 ‘소셜 네트워크’라는 제목의 미국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다. 이렇게 언제 어디서나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해진 덕분에 모바일과 SNS는 정치나 경제는 물론이고 우리 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마트혁명을 필두로 소셜미디어는 향후 10년간 변화를 이끌 핵심 화두다. 동시에 미래 리더십 변화의 키워드이다. 소셜미디어 컨설팅 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인 김대중 대표는 이 책에서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들의 특징과 사용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와의 결합으로 온라인상 소셜네트워크가 재미를 넘어 편리함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서 얼마든지 돈도 벌고 인맥도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한 재미는 세상을 바꾸기 힘들지만 편리함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소셜미디어의 확산은 개인과 개인, 조직과 기업, 기업과 개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제는 고객과 조직의 새로운 소통방식을 익히지 못하는 기업과 리더는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바로 스마트폰과 24시간을 함께 지내는 모바일 세대로서 회사와 일상생활에서 블로그, 미니홈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세상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결국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많이 연결되어 있고 또 얼마나 단단하게 네트워킹이 되어 있는가’가 중요하다. 스마트 혁명을 일으키는 동력이 바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있다는 말이다. “한 명의 천 걸음보다 천 명의 한 걸음을 움직이는 리더가 되라!”란 시골의사 박경철 소장의 말처럼 진정한 소셜리더는 한 명의 천재형 리더가 아니라 천 명의 한 걸음을 움직이는 소통형 리더다. 저자는 스마트한 시대에서는 이러한 SNS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툴을 만들고, 다수와 수평적으로 공감하며 사회적 이슈를 만드는 소셜리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SNS는 문화, 기업, 인간관계, 마케팅, 미디어, 유통산업 등 모든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SNS를 활용해서 우리 자신을 홍보하거나, 우리가 속한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 주거나, 우리의 아이디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식으로는 알고 있지만 SNS를 직접 활용해 목표와 성과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저자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태블릿 PC의 등장으로 아이폰에 의해 학습된 변화보다 새로운 형태의 변화가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은 쉽게 썼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책은 저자가 직접 기업이나 관공서, 대학 등의 교육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에 대한 답이 들어있다. 단순한 컨설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직접 SNS를 활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소셜리더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마인드와 SNS 활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매뉴얼이나 트렌드에만 치중하지 않고 간단한 툴에 대한 설명은 물론 어떻게 해야 SNS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과 실제 사례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제 막 자신의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SNS를 잘 활용하고 싶은 개인이나 기업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제 막 블로그나 트위터 또는 페이스북을 시작한 독자라면 2,3,4장을 먼저 읽어도 좋을것 같다. 특히 주위에서 자녀나 젊은 사람들이 팔로잉, 팔로어, 맞팔 등의 얘기를 하며 자기들끼리만 얘기할 때, 대화에 끼고 싶어도 몰라서 못 끼었던 중장년층이라면 얼른 사서 읽고 아는체 하기 좋은 책이다.-끝- (기획회의 2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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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전쟁 - 금융 위기 이후 중국 경제석학의 미래 보고서
취엔위엔치.량치똥 지음, 김준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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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을 넘어설 것인가? 
 

『패권전쟁』
취엔위엔치・량치똥 지음, 김준우 옮김, 21세기북스, 2010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관심사는 단연코 ‘중국’이다.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가 무너지고, 중국이 가세하는 양극 체제로 경제 패권이 형성되면서 중국 경제가 과연 미국을 넘어설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거기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는 ‘환율전쟁’으로 불릴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심각한 갈등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일원으로 중국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중국 경제의 현재와 향방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 『패권전쟁』은 2007년 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시작하여 2008년 9월 '금융 쓰나미'로 확대되어 전 지구촌을 덮쳐버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의 미래를 모색하는 보고서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동북아전략연구센터의 취엔위엔치 교수와 랴오닝성정연구소의 량치똥 소장은 이 책에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패권 전쟁의 중심에 선 중국 경제에 대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들이 일문일답하는 형식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이런 참신하고 독특한 대담 형식은 자칫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주제를 생동감 넘기고 활기찬 언어로 바꾸어 놓는데 일조하고 있다. 

전체가 일곱 개의 대화 형식으로 꾸며진 이 책의 전반부는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뒤돌아보고 그 원인을 밝히는데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 진단과 해법에 대해서 미국과 중국의 시각 차이가 크다는 점이 잘 드러난다. 미국 정부 당국자나 경제학자들 중 일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중국에서 찾는다. 중국의 높은 저축과 무역수지 흑자, 그리고 막대한 외환 보유가 내수 진작으로 연결되지 않고 다시 미국으로 흘러들어와 만들어낸 ‘글로벌 불균형’이 금융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다르다. 그들의 세계 경제 위기 진단과 해법은 미국을 향해 있다. 탐욕스러운 투기 자본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금융 감독 부실과, 거품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미국 경제 특유의 잘못된 시스템이 위기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미국식으로 앞당겨 소비하는 것을 장려하는 ‘당좌차월 경제’와 ‘소비사회’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이른바 ‘범해에 토끼해의 곡식을 미리 먹는’ 생활을 정상으로 여기는게 문제라는 것이다. 

“금융위기 발생에서 매우 중요한 환경적 요인은 바로 미국인들의 소비관인데, 이는 미국인의 생활 방식이자 가치 이념입니다. 조금 과장해 말하면, 미국은 저축하지 않는 국가입니다. 미국은 정부도 재정적자 혹은 부채에 의존해서 운영된다고 하는데, 미국의 가정 역시 부채에 의존해서 앞당겨 소비하여 가계부채가 이미 15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55쪽) 

중국의 생각은 분명하다. 이번 금융위기의 폭발에는 심각한 경제적 원인 외에도 사회・역사적 원인, 심지어는 미국식 생활 방식과 소비 관념 등 문화적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이 경제 패권국의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이쯤에서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때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떠돌았다는 말이 생각난다. “1949년,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다. 1979년, 자본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다. 1989년, 중국만이 사회주의를 구할 수 있었다. 2009년,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인의 탐욕에서 비롯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위기를 중국만이 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한편으로는 새로운 경제 패권국으로 등장한 중국의 과감한 행보에 대해서조심스럽게 경종을 울린다. 경제위기로 미국 경제는 가벼운 외상을 입었지만 중국은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피해는 주로 실물경제 부문에서 일어났다. 중국 동부 연안 지역과 수출주력형 기업과 노동집약형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외부 수요가 감소하면서 상품은 시장을 잃고 공장은 경영난을 겪게 되었으며, 농민 출신 노동자들은 대거 일자리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는 중국 경제의 근본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수출주도 및 노동집약형 산업 중심의 성장이 한계를 맞이한 것이다.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으로 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를 둘러싼 외부의 도전을 극복하고, 과잉생산과 중복투자, 발전격차 등의 내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수출주도, 노동집약형 산업 중심인 경제 성장 패턴을 내수중심과 기술집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중국 경제에 나타난 회복 신호는 여전히 정부의 투자가 잡아끈 결과로, 기업은 재고를 소화하고 있을 뿐 소비 수요와 취업이라는 진정한 문제는 결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중국이 새로운 경제 패권국으로 등장했다는 논의는 주로 중국 외부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면서 중국이 현실을 엄밀하게 파악해야 하며, 들뜨거나 환상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40년 넘게 세계 경제 2위를 지킨 일본도 미국의 벽은 한 번도 넘지 못했다. 1980년대만 해도 일본이 곧 미국을 제칠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1991년 거품경제 붕괴로 주저앉은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보내야 했다. 저자들은 1985년의 플라자합의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일본 경제를 추켜세웠다가 무너뜨렸던 세계 경제의 냉혹한 과거를 회상한다. “앞서가던 수레가 뒤집힌 것이 뒤따르던 수레에 본보기가 된다”는 옛말을 상기시키며 중국은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쥘 충분한 힘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에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일본의 금융위기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에서도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 모두가 원흉이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중국의 대도시 집값은 툭하면 평방미터당 2∼3만 위안이고, 심지어 최고가는 이미 11만 위안에 달해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높다. 베이징의 경우 부부 두 사람이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27년 동안 돈을 모아야 비로서 집 한 채 살 수 있을 정도로 부동산에 거품이 끼였다. 집값과 땅값이 가파르고 매섭게 오르면서 부동산의 ‘거품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택시기사가 부동산을 다섯 군데나 사고, 가사도우미가 세 군데나 사는 현상은 이젠 새롭지도 않다. 저자들은 중국식 거품이 붕괴되는 날이 바로 중국식 서브프라임 사태가 촉발되는 날이라며 급격히 팽창하는 중국식 버블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 나라가 일정 시기 동안 단순히 부동산에 의존해 경제개발을 유지하면 대폭락으로 인한 시장 붕괴라는 결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부동산에 기대어 움직였던 나라들이 시장 붕괴라는 결과를 맞이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중략) 특히 부동산과 금융이 긴밀하게 결합해 일종의 금융파생 수단을 형성했을 때는 반드시 붕괴되었습니다.” (321쪽)

2010년 한국의 무역수지는 412억 달러의 흑자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별 수출비중을 보면 대중국 수출비중이 25%로 1위이고, 미국과 일본 비중은 10%, 7%에 그쳤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 중국에는 지금 어떤 변화가 있을까? 중국은 2010년부터 금융위기 이후 서방세계의 몰락을 보면서 성장전략을 바꿨다. 일부 지역만 먼저 성장한다는 ‘선부론(先富論)’을 버리고 분배로 방향을 틀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수출중심에서 내수중심으로, 노동집약서 기술집약으로 골격을 바꾸겠다는 핵심내용을 담고 있다. 누군가는 그 변화를 ‘중국 리스크’로 말하고, 누군가는 ‘중국 대망론’을 말한다. 중국이 두려운 위협이 될지 거대한 기회가 될지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어쨌든 중국은 우리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다. 중국이 너무 잘돼도 걱정이고, 문제가 생겨도 우려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경제우산 속에서 중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전략을 찾는게 시급하다. 『패권전쟁』은 중국 내부 지식인이 본 중국 분석이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석학의 미래 보고서’라는 부제가 말해 주듯이 다분히 중국적 시각에서 서술한 한계가 엿보이지만, 중국과 세계 경제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책임에 틀림없다.  

-끝-(기획회의 2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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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3 : 중국 1 근대 편 - 청나라의 멸망과 중화민국의 수립 먼나라 이웃나라 13
이원복 지음, 그림떼 그림 / 김영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먼나라 거쳐 이웃나라로 돌아왔다 

『먼나라 이웃나라13-중국1』
이원복 글・그림, 김영사, 2010

최근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제적 위상과 자신감이 몰라보게 달라졌는지 중국 중심의 사고와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한국은 스스로를 동북아 국가로 본다. 일본은 스스로 동아시아 국가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아시아 국가라고 하겠다.” 또 중국 전체 수출액 중 한국 비중은 4.5%에 불과하며 중국 31개 성시 중 하나인 광동성의 소득이 조만간 한국 전체를 제칠 수도 있다고 큰소리치는 나라가 중국이다. 한국이 보는 중국과 중국이 보는 한국은 이처럼 다르다. 한때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은 재미난 글이 떠돈적이 있다. ‘1949년(중국 성립)에는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고, 1979년(개혁개방 시작)에는 자본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으나, 1989년(텐안먼 사태)에는 중국만이 사회주의를 구할 수 있었고, 2009년(금융위기)에는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신(新)중국을 탄생시킨 사회주의 혁명서부터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60년을 돌아보며 나름의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세계 수도의 지위가 뉴욕에서 베이징・상하이로 이동하며, 국제 무역 시장에서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거래하는 날이 조만간 올지 모른다. 우리는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이라는 덩치 큰 4대 열강을 이웃으로 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과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함께 부대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이래저래 신경 쓰이는 일이다. 세계패권을 위해 부활하는 중국의 눈에 이웃나라인 한국의 존재가 자칫 작아지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럴때일수록 중국을 제대로 보고 공존의 길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고,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한 공부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던 참에 맞춤한 책이 눈에 띄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만화였다.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는 전국의 집집마다 적어도 한 권씩, 학교 도서관마다 한 질씩은 가지고 있을 만큼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민 교양 만화다. 지난 1981년부터 ‘소년한국일보’에 연재됐던 유럽 6개국 편이 사실상 시작이라고 보면 작업에만 29년이 걸린 셈이다. 당시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던 국내 독자들을 전세계 역사・문화에 눈 뜨게 만든 최초의 대중 교양서 역할을 했으며, 1987년 첫 출간 후 세계 시민의 마인드를 제시하며 글로벌 시대를 열어준 국민 교양 만화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저자는 '미국 편'을 끝으로 이 시리즈를 접으려고 마음먹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중국을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 늘 허전함으로 자리잡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은 감히 함부로 손댈 수 없는 거대하고 뿌리 깊은 나무였기에 엄두를 내지 못하던 중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역학 변화 속에서 끊이지 않는 독자들의 '중국 편' 출간 요구를 받아 고심끝에 작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로 나온 책이 화려하고 장대한 역사 뒤에 감춰진 중국의 재탄생 과정을 쉽고 자세하게 그려낸 <먼나라 이웃나라> 13권『중국1-근대편』이다. 

‘중국’의 역사는 기원전 221년 진나라 시황제부터 시작된다. 이집트, 로마, 몽골, 오스만트루크 제국 등 지구상 모든 제국이 사라졌어도 현재까지 꿋꿋이 버티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다. 그러나 청나라 초기 130여 년의 태평성대를 보내며 지속된 안정과 평화는 중국이 몰락하는 큰 원인이 되었으며, 정치・경제 혁명을 통해 발전을 거듭한 유럽에게 추월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화사상으로 천하의 중심이 되고자 했던 동양의 제국이 서구 열강의 강탈과 수모를 겪으며 약체 국가로 추락하면서 중국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중국은 어떻게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100년 만에 세계 최강국으로 부활을 이뤄냈을까? 중국편 첫 권은 17~18세기 태평성대를 누리며 세계 최강 제국이었던 청나라가 19세기 유럽 제국들의 침략을 받고, 오랑캐로 여기던 일본의 지배와 남북 군벌의 대립을 겪으며 무너지는 과정을 그렸다. 이후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학생·노동자들의 봉기로 공화국의 싹이 트는 과정도 보여준다. 이렇듯 중국은 19세기부터 20세기 초에 걸친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내부의 분열에다 유럽 제국주의 열강들의 기나긴 수난과 침탈에 안팎으로 맞서 싸우며 변화해 왔다. 아편전쟁, 태평천국의 난, 청일 전쟁, 신해혁명, 5・4운동 등 세계사시간에 한번쯤 들어봤을 사건들이 글과 그림으로 어우러져 단번에 꿰어진다. 그런데 두 번에 걸친 아편 전쟁에서 패배하고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중국과, 중국의 몰락을 지켜보며 위기감을 느낀 일본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자기 개혁을 시작한다. ‘중체서용’ 사상으로 중심을 잃지 않고 서양의 앞선 기술만 받아들여 국력을 키우려던 중국의 양무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데 비해, 탈아입구・화혼양재 이념으로 전통적 가치와 질서를 스스로 부정하고 근본부터 서양식으로 바꾼 일본은 급속한 발전을 거쳐 서구 열강과 대등한 강대국으로 성장한다. 이는 중국이 과거 오랑캐로 여기던 일본에게 지배를 받는 결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의문을 제기한다. 외세의 침략 앞에서 스스로를 바꾸려는 자기 개혁의 몸부림이 어찌하여 일본은 성공하고 중국은 실패하였는가?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을 꿈꾸며 승승장구하던 일본은 왜 이제 비틀거리며, 폄하되고 멸시받던 중국은 세계 최강국을 향한 웅비를 거듭하는가? 저자는 특유의 탁월한 통찰력과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이 질문의 해답을 중국의 근현대사에서 찾아 풀어낸다. “중국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온갖 혼란과 고통을 감내해야 했으며 서구열강과 일본에 침략과 멸시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중국은 끝내 중화사상을 버리지 않았고 민족적 자존심을 지켜왔으며 동양인・아시아인의 정체성을 지켰고 문화 정체성을 확고히 유지해왔기에 역설적으로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에 뚜렷한 문화 정체성이 성장의 정신적 동력이 되어 세계 제일의 대국을 향한 무서운 비상을 거듭하고 있다.(89쪽)” 책은 그밖에도 아편 전쟁이 중화사상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청・일, 러・일 전쟁은 청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운 의화단 운동은 어떻게 일어났는지, 군벌 정부의 몰락과 중화민국의 성립과정 등을 한눈에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중국 국내상황 뿐만 아니라 중국의 같은 시대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시대상황까지 곁들인 설명 덕분에, 역사책 몇 권 을 함께 펼쳐놓고 각 나라끼리 비교하며 읽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한다. 

중국 문명을 평가하는데 인색한 서양 학자들조차 11세기부터 16세기까지 중국의 경제력과 문화수준은 유럽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고 인정한다. 우리에게도 중국은 경외의 눈을 가지고 쳐다보던 문화대국이었다. 청나라 시대 수도 베이징은 세계의 지식에서부터 서양의 과학기술까지 모든 학문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문명의 백화점이었다. 조선의 수많은 지식인들이 앞다투어 베이징으로 가는 사신단에 합류하길 가슴 설레며 소원했다. 최근 몇 년동안 출장이나 여행으로 북경・상해・서안・돈황 등 중국 곳곳을 다녀본 개인적 경험이나, 한 독서모임에서 ‘중국 전통사회의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중국 최고의 명작소설 <홍루몽>을 윤독하면서 받은 느낌도 비슷했다.

중국의 본질과 중국인의 내면을 정교하게 읽어내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사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특히 중국의 근・현대사를 모르고 중국에 대해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역사는 현실을 읽고 내일을 유추하는데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문자 텍스트 뿐만 아니고 그림 한 컷 한 컷을 통해 보고 넘기는 만화책이 아닌 읽고 곱씹는 역사책으로서의 역할을 독특히 해내고 있다. 유익함은 물론이고 덤으로 흥미와 재미까지 안겨 주기에 자녀들에게 주는 선물로도 적당하다. 뿐만 아니라 국민 교양 만화라는 명성에 걸맞게 성인들의 서재에 꽂혀 있어도 결코 손색이 없는 책이다. 먼나라를 거쳐 이제야 이웃 나라로 돌아온 <먼나라 이웃나라 중국 편>, 근대편에 이어서 나올 현대편이 기다려지는 까닭이다. -끝- (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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