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신자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대중운동의 본질을 파헤친다

  『맹신자들』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궁리, 2011
 

<맹신자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기성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활발한 요즘 읽기에 맞춤한 고전이다. 저자인 에릭 호퍼는 이력이 독특한 미국의 사회철학자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다가 15세에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한 뒤 미친듯이 독서에 몰두한 에릭 호퍼는 18세때부터는 금 시굴자, 레스토랑 웨이터, 떠돌이 노동자 등으로 일하면서,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고 글쓰기를 했다고 한다. 부두 노동자로 일하면서 집필한 첫 번째 저서가 바로 이 책이다. 나치즘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이 황페화된 직후에 나온 이 책은 집단 동일시에 관한 심리 연구서로 그에게 엄청난 명성을 안겨 주었다. 떠돌이 노동자로서의 삶과 독학을 통해 세계적인 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그는 10여권의 사회철학서를 남겼는데,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레이건 대통령은 그에게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했다.
 

호퍼는 왜 어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모두 벗어던지고 국가・교회・정당 따위의 집단에 광적으로 매달리는가?에 의문을 갖고 종교운동, 사회혁명운동, 민족운동 등 여러 대중운동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속성을 밝히기 위한 시도를 했다. 모든 운동이 똑같다는 것이 아니라 그 운동들의 본질을 이루는 특징 가운데 가족처럼 닮은 점이 있다는 뜻이다. 대중운동은 어떤 것이 되었건 어떤 교조를 주창하건 어떤 계획을 제시하건 광신과 열광, 간절한 희망, 증오와 편협을 낳는다. 또 신빈곤층이 늘면 대중운동이 폭발하기 마련인데, 이때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지식인의 몫이다. 지식인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리 여건이 무르익어도 대중운동은 일어나기 쉽지 않다. 비판적 지식인이 끈질기게 웃음거리로 만들며 비난을 퍼부으면 기존 질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저자는 초기 기독교에서 현대의 공산주의, 나치즘, 민족주의까지를 아우르며 광신 현상과 대중운동을 철저하게 연구했다. 이 책에는 개인이 광신자가 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추적하고 있는데, 이후 종교적・이념적 근본주의자, 테러리스트, 자살폭탄자의 심리를 규명한 고전이 되었는데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논의거리를 던지고 있다.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유쾌한 사유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적 시읽기의 괴로움』
강신주 지음, 동녘, 2011

『철학적 시읽기의 괴로움』의 저자 강신주씨는 원래 노장사상을 전공했지만 서양철학을 중심으로 한 대중 강연으로 이름난 철학자다. 사람은 몸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 만나서 접촉해야 관계가 형성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곳에서 활발한 대중강연을 해왔다. 삶의 고민과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철학 강의를 찾아 듣는 사람들과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나누고 공감한다는 점에서 일반 독자들의 목마름을 가장 잘 이해하는 철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최근 <철학 대 철학> <철학이 필요한 시간> <상처받지 않을 권리> 등 인문서 여러권을 비슷한 시기에 쏟아냈는데, 이 책은 지난해 출간된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의 후속편이다. 
 

<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이 제목처럼 우리 시인과 서양 현대철학자들의 사유를 탐구하며 철학을 통해 앎의 즐거움을 말했다면, 신간은 앎의 괴로움을 말한다.우리 시인과 서양 현대철학자들의 사유를 탐구한 책이라면, 이번 책은 앎의 괴로움을 현대철학자들의 사상을 접목시켜 철학적으로 시를 읽어내고 있다.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이성복의 시를 읽으면서 그 속에 담긴 히스테리와 강박증의 징후를 자크 라캉의 사유와 연결시켜 풀어내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최승호와 게오르크 짐멜, 문정희와 뤼스 이리가레이, 한용운과 카를 바르트, 김정환과 카를 마르크스, 백석과 나카무라 유지로, 함민복과 기 드보르 등 14명의 시인과 14명의 철학자를 일대일로 대응시켰다. 다루는 주제도 사랑, 돈, 타자, 자유, 역사, 글쓰기, 감각 등 다양하다.

저자는 우리 삶이 권력이나 자본, 관습이 강요하는 세계에 갇혀있다고 지적하며 자기만의 사유방식을 찾는 괴로운 과정을 통과해야만 진정한 즐거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최승호의 시 '자동판매기'에서 오렌지주스를 마시려던 시의 화자는 무심코 커피 버튼을 누르고 만다. 저자는 현대인이 흔히 겪는 이 장면을 '습관의 무서움'이라 일컬으며 짐멜의 문화론과 연결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저자는 문정희의 시 '유방'을 여성의 몸과 감수성의 차이를 말한 뤼스 이리가레이의 사유에, 채호기의 시 '애인이 애인의 전화를 기다릴 때'를 맥루한의 미디어론에 연결시킨다. 

저자는 이런 방식을 통해 난해한 철학 개념을 문학 작품을 통해 쉬운 대중언어로 둔갑시킨다. 철학은 바로 이런 것이다. 얼핏보면 쓸모없는 것 같지만 철학은 내가 나중에 알게 될 것을 미리 보여주는 힘이 있으며,시인이나 철학자들은 자기 몸에 맞는 자기만의 옷을 만들어 입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저자는 특히 김수영은 단순히 시인이기보다 인문정신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준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김수영 이라는 시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까운 행운이라고 노골적인 헌사를 보낸다. 김수영 시인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즐거움이 배가 될 대목이다. 보너스처럼 14개의 매 chapter마다 달려있는 ‘더 읽어볼 책들’ 역시 반갑기 그지없다. 눈 밝은 독자라면 이것만으로도 본전은 이미 뽑았을터, 제목은 『철학적 시읽기의 괴로움』이지만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 그지없다.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가을입니다. 사라락 종이 넘기는 소리가 구수하게 들립니다. 스마트폰에 머리 처박고 트위터로 아침에 무슨 커피 마셨는지 조잘대봐야 고개만 아프고 눈만 피곤하네요. 가장 즐거운 일은 역시 책읽기, 그중에서도 종이책 읽기라고 친절하게 꼬시는 책입니다. 그런데 그말에 넘어가주고 싶습니다. 가을이니까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동의보감, 단순한 건강서라고 생각했는데, 몸을 통해 우주의 비밀을 엿볼 수 있는 철학서라고 합니다. 온갖 검증되지 않은 건강비법을 따라하다 몸을 망치지 말고 동의보감을 통해 몸과 마음을 함께 추스리는 계기로 삼자고요 


댓글(1)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출간!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from 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2013-02-01 10:57 
    『동의보감』의 시선으로 분석해낸 우리 사회의 현상과 욕망! ― 고전평론가 고미숙의 인문의역학 사회비평 에세이! 이 책의 키워드는 '몸과 우주'다. 몸과 우주, 우리는 이 단어들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몸은 병원에 맡기고, 우주는 '천문학적 쇼'의 배경으로나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숱한 질병과 번뇌들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인문학의 화두는 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몸이야말로 삶의 구체적 현장이자 유일한 리얼리티다..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1-09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완료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도올이 돌아왔네요. 우연히 EBS TV를 보다보니 도올이 특유의 쇳소리를 내며 중용을 열강하고 있습니다. 마침 독서모임에서 동양고전을 수강하는 중이라 이 책도 관심을 갖고 읽어봐야겠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신간평가단 2011-10-11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크 완료했습니다! 첫 미션 수행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