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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 뮤진트리 / 2018년 7월
평점 :
세상과 반목하는 노년의 사내의 아들을 향한 지칠줄 모르는 독백만으로 채워진 소설.
혼자 온갖 얘기를 주절거리는데 은근 그 썰이 병맛.
트럼프 얘기도 나오고^^
우리 남자들은 그런 일을 잘해내지 못해. 그 증거를 말해볼까. 미용실에서 머리감을 차례를 기다리면서 잡지를 뒤적이다가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새로 약혼한 여자와 함께 있는 사진을 봤어. 스물다섯 살의 금발 머리 여자더구나, 좋아. 하지만 그의 모습은 어떤가. 나는 그의 모습을 좀 더 잘보기 위해 안경을 끼었어. 오십대인 그는, 아마도 대머리인 부분을 가리기 위해서인 듯 머리카락을 뒤쪽에서 110도각도로 이마 위에서 둥글게 늘어뜨렸더라고. 꼭 소라고둥을 엎어놓은 것처럼 말이야. 색깔은 전체적으로 다갈색이없어. 나는 머리감을 차례를 기다리며 생각했지. 이 친구는돈은 잘 벌지 모르지만, 밤낮으로 사진을 찍히면서도 솔직하게 말해줄 사람이 주위에 단 하나도 없다니 안됐군, ˝아뇨 트럼프 씨, 이런 머리 모양은 안 됩니다. 결단코 안 된다고요.˝라고 말해줄 사람 말이야. p59
(*이 작품은 1999년에 나왔다.)
욕망이 없는 아들을 회유도 해보고
신은 존재하지 않아. 하지만 우리는 신의 자리를 마련해놓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섬으로써 그가 세상에 내려올 수있도록 하지. 매일같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평생에 걸쳐모습을 나타낼 수 있도록 말이야.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은 자기 자신 안에서 뿐이란다. 자신의 의지 안에서만어떤 일이 일어나는 거야. 왜냐하면 세상은, 세상은 말이다.
아들아, 우리가 조바심을 내며 원하는 우리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것이니까 말이다.
죽은 친구의 여친과 만난 얘기도 하며
˝같은 얘기예요. 전 제 감상적인 성향을 일찌감치 제쳐놓기로 했어요. 저는 사랑과 행복을 혼동한 적이 없어요. 전저 가정에 묶여 있지 않았어요. 권태로워하는 여자로서 가정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기다리며 전쟁을 준비하는 남자처럼 가정을 소홀히 했죠. 당신이 알고 지냈던 레오가 어땠는지 저는 몰라요. 제가 알았던 레오는 도박꾼이자 뭔가에 굶주린 사람이었어요.
아들 돌려까기도 한다.
내 아들 말이에요, 주느비에브, 그 애는 온 세상을 돌아다닌답니다. 그 애는 38살인데 나로서는 도대체 알 수 없는 지도상의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이동해요. 방랑이 거듭됨에 따라 내 아들은 자신의 상처에서 해방되죠. 그 애는자신의 슬픔을 버리고 고통을 버리고 나를 버려요. 과거 우리였던 모든 것이 망각의 구덩이 속으로 던져지죠. 행복의길은 막이에요 주느비에브, 아마도 망각의 길일 거예요.
김남주 번역가가 추천한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소설.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 관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