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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에세이를 잘 읽지않는 편인데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고 몇주전 저자의 강연을 보며 친근감과 호감이 있어 읽게되었다.
책장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자신이 하는일을 너무 사랑하는 , 이렇게 예쁜고 정이 가득 담긴 글을 쓸수있는 저자가 부러웠다.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어린왕자, 코스모스, 제5도살장, 마션, 그래비티 등등 우주와 관련된 영화나 책 이야기들이 심심치않게 들어있어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만만치않음이 드러난다.
[해지는걸는 보러가는어린 왕자를 만난다면, 나는 기까지의 장이 옆에서 기로톱을 켜고 그가 돌아를 때까기 기다그졌다. 왜 슬픈지 캐묻지 않고, 의자를 당겨 앉는게 마흔세번째인지 마흔네번째인지 추궁하지도 않고, 1943년스프랑의 환율도 물어보지 않는 어른이고 싶다. 그가 슬들재 담장 해가 지도록 명령해줄 수는 없지만, 지는 것을보려면 어느 쪽으로 걸어야 하는지 넌지시 알려주겠다. 천문학자가 생각보다 꽤 쓸모가 있다.]
저자도 자신 같은 사람들이 좋아서 뭐 먹고 사냐는 질문을 받는 천문학자로 즐겁게 살아가는 것같다.(그런데 저자는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인세 받으시며 연구비 걱정없이 연구하실 수 있을것 같다^^)
예전 내가 대학 들어가던 시절에는 자연계 전체수석은 서울대 물리학과에 가는 경우가 많았었다.지금은 의대 광풍이지만 그래도 물리와 천문학 매니아들은 의대점수를 버리고 전공을 선택하는것 같다. 왜냐 즐기기 때문.
저자의 책 전반에 즐김의 에너지가 넘쳐난다.
주고받는 이메일 마지막 인사는 enjoy!
저자의 다음 저작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