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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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아동법을 의미하는 책 제목은 작품이 아동 청소년 관련 문제를 건드리고 있음을 직설적으로 암시하고,
주인공인 변호사 피오나의 아동 청소년관련 법원 판결을 둘러싼 이야기와 그녀의 사생활 문제를 작가의 필력이 군데군데 빛을 발하며 지루하지 않게 병렬로 서술하고 있다.

‘아동의 양육과 관련한 사안을 판결할때 ~~~법정은 아동의 복지를 무엇보다 우선으로 고려해야한다.‘
가장 근본적인 아동법의 취지이다. 아직 판단 능력도 떨어지고 자립할수 없어, 어른의 보호와 돌봄을 받고 자라는 아동을 작가의 친구의 재판 기록과 수개월간 공부한 기록을 토대로 아동 복지 샴쌍둥이,여호와의증인 수혈거부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재로 삼았다.

갈대처럼 키가 커서 아기 모세를 숨겨준 골풀을 연상시키는 줄리언 번스타인 씨는 사과라도 하듯 법정서류 위로 고개를 숙이고 긴 구레나룻을 침울하게 흔들며 자신의 변호사가아내를 비난하는 말을 들었다.  - P21


자신이 잃은 것은 사랑이라기보다는 현대식의 체면은 아닌지. 두려워하는 것은 플로베르와 톨스토이의 소설에 나오는경멸이나 배척이 아니라 그저 동정은 아닌지. 모두가 불쌍히여기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사회적 죽음과 다를 바 없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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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 현실 편 : 철학 / 과학 / 예술 / 종교 / 신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2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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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부분은 문외한인지라 읽으면서도 잘 이해되지않는 부분이 있었다.니체의 사상과 책에 흥미가 생겼다.

영원회귀는 우리로 하여금 삶과‘순간‘이라는 두 종류의 시간의 가치를 전복시킨다. 기존에는 80년의 삶은 길고 지금 이 순간은 짧았지만, 영원회귀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알게된다. 80년의 삶은 유한하지만, 이 순간은 무한히 반복되는 영원한 시간임을 말이다. 영원한 순간에 비교해볼 때 80년의 유한한 삶의 길이는 0에 수렴한다. 영원회귀 사상은 가장 극단적인 허무주의다. 하지만 허무는 허무에서 끝나지 않는다. 영원회귀를 깨닫는 순간, 그는 허무를 딛고일어나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변화시켜야 한다.  - P120

이렇게 표현 방식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정치적 이념성으로 결국20세기가 되면 사실주의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독재를 추구하는 공산주의 정치 이념을 대변하게 된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불리는 이러한 미술 사조는 1934년 제1회 소비에트 작가회의에서, 사회주의 사상에서 인정하는 유일한 창작 방법으로 채택되었다. 공산주의 이념을 선전하고 확산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 미술이 미의 추구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이념 전달의 수단이 되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은중세 암흑기의 교회 미술과 비슷한 양상을 띤다고도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결과론적인 정치적 이용과는 무관하게, 사실주의의 탄생은예술에서 배제되었던 일상을 예술의 소재로 데뷔시키고, 예술의 의미를새롭게 고민하게 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의를 갖는다.
- P249

만약 지금 이 순간이 고통스럽다면, 이 고통은 영원할 것이다. 반대로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면, 이 행복은 영원할 것이다. 니체는 우리에게현명해질 것을 요구한다. 내가 지금 소모해버리고 있는 이 순간은 내가영원히 반복해야 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영원히 반복될 이 순간을 위해 나는 내 삶을 창조해야만 한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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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 내 인생을 바꾼 365일 동안의 감사일기
제니스 캐플런 지음, 김은경 옮김 / 위너스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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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제자체가 내 인생을 바꾼 365일 동안의 감사일기이다.
뻔하고 작위적인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을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난 몇개월 동안 매일 감사 일기를 쓰고자했으나 몇주 못쓰고 잊었던 경험자로써 저자는 도대체 무엇을 지속적으로 감사할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물론 저자는 책이라는 결과물을 목표로 직업적으로 접근했으므로 1년을 지탱할 수있었을 것이며 달마다 감사 주체를 달리하여 감사 일기를 쓸수있었다.
감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한 측면에 초점을 맞추지않고 자신이 가진것에서 좋은 측면을 찾아낸다.

~에픽테토스 ‘담화록‘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고흐 ‘꽃피는 아몬드나무‘; 아기이름을 고흐의 이름을 따서 지은 동생부부에게 감사하며 요양원에서 그린 그림

나도 다시 감사일기를 쓰게 된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코로나로 갇혀서 일상이 파괴되버린 덕분에 책을 많이 읽게되었고 걷는것이 마음의 평안을 주는 즐거움이 된것도 다시 감사할 수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감사하는 한 해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기자로살아온 터라 감사를 조사하고 연구해야 할 프로젝트로 접근해보자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남편, 가족, 친구, 일 등 매달맞출 한 가지 주제를 정해서 스스로 사회과학자가 되어보기로 청내가 감사하는 태도를 기를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하고,싶었다. 그리고 두서없이 하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내가 발견한 것을 알리고 기록하는 데 전념하기로 했다. 항상 전문가와 심리학자의 조언을 구하고 철학자, 심리학자, 신학자가 쓴 책을 참고하기로 했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감사하는 마음은 최고의 미덕일 뿐만 아니라 모든 미덕의 어버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 말이 맞는다면이 일 년 프로젝트로 인해 나는 더 정직해지고, 용감해지고, 관대해질까?
- P22

셰익스피어를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어도 햄릿의 추론을 이해할수 있다. 《햄릿》 2막에서 우울한 왕자 햄릿은 옛 친구 로젠크랜츠와길덴스턴을 만나자 덴마크는 감옥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궁전이그야말로 멋지게 보였기 때문에 이 말을 듣고 놀란다. 햄릿은 어깨를 으쓱이며 (내가 브로드웨이에서 주드 로가 연기한 햄릿을 봤을 때는 그랬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은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한다. 극에서 왕이 살해당하고, 유령이 나타나고, 어머니가 재혼하지만 그러한 사건들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누군가가 햄릿에게 감사일기를 써보라고 했다면 햄릿이 자신은 왕자이고 오필리아처럼 아름다운 여자친구를 두어 정말 운이 좋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을지도 모른다. 실로 그의 삶이 그렇게 나쁜 삶은 아니었던 것이다!
- P33

하지만 내 삶은 내가 하루하루 이끌어가는 현실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항상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심리학자들은이를 습관화라고 부른다. 남편이든 집이든 아니면 번쩍거리는 새 차든지 간에 우리는 무엇인가에 익숙해져 버린다. 그래서 맨 처음에 그것이 아주 특별했던 이유를 잊어버리고 만다. 뇌 정밀 촬영 사진을보면 사람이 어떤 대상을 맨 처음 보았을 때와 열 번째 보았을 때의뇌 반응이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 P38

"무슨 일이든 두뇌를 자주 쓰게 되면 두뇌는 그 일에 아주 능통해져요. 자주 감사해 하면 긍정적인 기분이 형성되고 그러면서 뇌 경로가 강화되어 다시 더 긍정적인 기분이 생겨나는 거예요. 감사는 마음을 긍정적인 상태로 만들어주는 일종의 정신 훈련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앳킨슨 박사는 친절하고 사랑하는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장기간자애 명상‘을 하면 실제로 감정 반응에 관여하는 두뇌의 양과 회로게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이 여러 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 P43

우리는 예전에 애리조나주 세도나에 간 적이 있다. 그곳 역시 해당지역에 영력을 불어넣어 주는 자기장 에너지인 볼텍스 에너지가 가득한 도시로 알려졌다. 그곳에서는 빨강 바위에 앉아 명상하면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고, 심호흡을 크게 하기만 해도 마음의 평온과 행복감이 커진다고 한다.  - P51

존이 음악가이고 아이들을 오크 그로브 스쿨 Oak Grove School에 보내려고 오하이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곳은 인도의 철학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iddu Krishnamuri가 설립한 학교이다. 존이 내게 이 현자의 가르침을 설명하려 애썼는데, 그 가르침이라는 게 협력과 자기 이해와 관련이 있는 듯했다.
"크리슈나무르티는 진리는 길 없는 대지라고 했어요. 우리는 조직적인 종교나 교리로는 그곳에 이르지 못하고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것을 통해 그곳에 이를 수 있어요." 존은 이런 말을 했다.
크리슈나무르티는 60년 동안 오하이를 오가며 지냈다. 찰리 채플린Charlie Chaptin과 그레타 가르보 Greta Garbo 같은 유명인들이 그를 방문했다. 오하이는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기념지가 되었다.  - P53

에픽테토스는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데 중요한 점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반응뿐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은 일어난 사건때문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2천여 년이 흐른 지금도 이 논리는 아직 유효하다.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은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사람은 누구나 파괴적인 감정을 없앨 수 있는 내적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이 바꾸지 못하는 환경 때문에 좌절하느라 시간을 낭비한다면 결코 행복해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마르쿠스의 한 명상 구절을 펼쳐놓은 채로 침대 옆에 두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살아있다는 것이,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즐기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 특권인지 생각하라.‘
- P101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때 만족감을 더 잘 느끼게 되고,불행감은 잘 느끼지 않게 된다. 철학자들에게 한참 몰두하던 나는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Epieu에게 주목했다. 기원전 340년에 대어난 에피쿠로스는 그때에 이미 감사의 가치를 파악했다. 그는 이렇게 충고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망지지 마라. 지금 가진 것이 한때는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음을 기억하라."
3세기에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에피쿠로스의 철학에 공감하였다.
그리하여 터키에 세운 벽에 에피쿠로스가 남긴 작은 것에 만족하지못하는 자는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한다‘라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
- P106

표준 경제학에 의하면 돈은 돈일 뿐이며 우리가 돈을 어떻게 버는지, 이웃은 돈을 얼마나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행동경제학자들은 우리가 봉급에 얼마나 만족하는가는 주변 사람들이 돈을 얼마나 버는가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는점을 지적한다. 그들은 여러 연구와 조사를 하였다. 이 조사에서 대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3년 동안의 총 봉급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10만 달러를 벌고 이웃 사람들이 7만5천 달러를 버는 상황과, 자신이 11만 달러를 벌고 주변의 모든 사람이 20만달러를 버는 상황 가운데 전자일 때 더 행복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3년 동안 봉급을 받는다고 할 때 봉급이 처음에 높다가 점점내려가는 쪽보다 처음에는 보통 수준이어도 매해 오르는 쪽이 더 낫다고 응답 - P150

하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면역체계가 감정에 반응한다.
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걱정, 분노, 두려움 같은 감정은 백혈구에 순찰을 나가도록 지시한다. 그러면 백혈구는 특별한 공격 대상이 없어도위험한 염증의 흔적들을 남겨놓는다. 감사를 느끼면 이와 상반된 효과가 나타나 면역체계가 통제력을 잃고 가동되는 것을 막아준다.
"감사, 사랑, 연민을 느낄 때 나오는 호르몬은 걱정, 불안, 두려움을 느낄 때 나오는 호르몬과 매우 달라요. 감사는 그러한 부정적인반응들에 해독제가 될 수 있어요." 리포니스 박사가 말했다.
- P236

로라와 그녀의 AA 모임 친구들은 과거의 일을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처럼 정말 중요한 것은바로 지금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외부 사건은 우리의 통제권 밖이거나 운명으로 결정되기도 하지만 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우리가결정할 수 있다. 에픽테토스는 "불행한 자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그불행의 원인은 오직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 P322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 말의 출처는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irdharm Bill로도, 헬렌 켈러로도 성경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말이 실제로 성경에 담겨있진않다. 이 말의 뒷부분은 이런 내용이다. 우리는 흔히 유감스러워하며닫힌 문을 너무 오래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있는 다른문을 보지 못한다. 그 당시의 내게도 새로운 문과 열린 창문이 많았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는 신선한 공기에 감사했다.
- P329

보수적인 정치인들은 자유 시장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본 애덤 스미스의 말을 자주 인용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애덤 스미스는감사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애덤 스미스는 처음엔 윤리학자였다.
그의 첫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사회적 관계와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동인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우리에겐 동정과 친절함이라는 타고난 성향이 있으며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인간의 가장 나쁜 본성은 분개이고 가장 좋은 본성은 감사라고 정의했다.
애덤 스미스는 18세기에 쓴 우아한 산문에서 감사를 인간의 가장존경스러운 본성을 드러내도록 자극하는 감정으로 묘사했다. 그는우리가 타인의 도움을 받을 때 감사의 애정을 느끼기 때문에 은혜를 갚고 싶어 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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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독서 모임의 책이었다. 집에 아들이 자율 동아리에서 했었던 사계절 출판사의 조경철판 유토피아와 자그마치 25년전 읽었던 홍신문화사의 원창엽 옮김의 유토피아가 있었다.
주경철판이 도판도 많고 최근책이라 읽기도 좋을듯하여 먼저 읽게 되었는데 웬걸 이 책은 유토피아 원문은 없는 해설서인 것이었다 것이었다 ;;; 그러나 결국은 잘된 선택이었던것이 ‘유토피아‘는 저자의 진의를 알기어렵고 꼬여있는 텍스트라 전문가이신 주경철 교수님의 견해를 참고해 보는것이 이후 독서에 큰 도움이 되었다.

솔직히 홍신문화사의 ‘유토피아‘는 도판도 전혀없는 텍스트만이 가득하고 아무래도 오래전 번역이라 좀 신선한 ‘유토피아‘인 서해클래식의 나종일 옮김 유토피아를 도서관에서 급조해서 읽었는데 사진,그림도 많고 번역이 좀더 매끄러워 읽기에도 좋고 두번째라 그런지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유토피아‘는 저자가 자기나라를 떠나 다른나라에서 더 먼나라에서 온 여행자 (라파엘 히슬로다에우스: 허튼 소리를 퍼뜨리는 사람)를 만나 그에게서 그 이상향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포르투갈 선원이었던 라파엘은 자기 소유재산을 포기하고 아메리고 베스푸치 (우리가 아는 그 아메리카의~)아래 들어가 여행을 했는데, 이상 사회 구현의 전제 조건을 사유재산 포기라고 주장한다.

모어에게 디스토피아였던 당시 영국을 은근히 디스하며 과연 이상향이 무엇인지 이상향이 역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닌지 물음표를 던지며 풍자와 역설로 가득하였던 ‘유토피아‘, 이 책의 유토피아는 현실과 반대되는 이미지이지만 그 자체가 절대선도 이상향도 아니며 이상국가의 추구 그 자체를 고민하자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주입식 행복과 이상향에 대해 고민해본 나름 재미있는 독서 경험이었다. 시간이 좀더 있었다면 모어의 절친이자 이 책을 쓰는데 혁혁한 공로가 있었던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도 읽어보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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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5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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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로 태어나 미모와 재능으로 상류사회 여성을 디딤돌삼아 신분상승을 꿈꾸는 옴므파탈의 대명사 쯤으로 생각했던 적과 흑의 주인공 ‘쥘리앙 소렐‘은 그렇게 만만한 남자가 아닌것 같다.

정신적 숭고함을 혐오하는 제제소집의 돌연변이 아들, 특유의 영특함으로 사제와 의사의 눈에 띄어 교육의 기회를 얻게되고 지식은 뭐든지 흡수해버리는, 책을 무엇보다 사랑하는 외소한 미남, 시장 드 레날의 자녀들의 가정교사가 되면서 어느새 아름다운 시장 부인과 사랑에 빠지고 만 냉소적인 자유주의자.

고고하다면 고고하고 까칠한 소렐, 사실 처음부터 의도한 것도 아니었고 도화지 같았던 그는 사랑도, 권력에 대한 욕망도 학습해나간다.

1권의 1부에서는 쥘리앙과 드 레날 부인의 관계가 수면으로 드러나면서 브장송의 신학교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피라르 신부 등과 인연을 맺게되며 여러 사건 끝에 파리의 드 라 몰 후작의 비서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드라몰 후작댁에 적응해가는 과정의 일부를 묘사한 2부 상도 1권에 포함되어있다.

스탕달은 각 장 말머리에 본문과 연관 내지 은유를 품은 문구들을 첨가했는데 이들만으로도 함의가 큰것같다.

"이 게으름뱅이 놈아! 톱은 지켜보지 않고 밤낮없이 못된 책이나 읽고 자빠졌느냐? 책은 저녁에 신부 집에 가서얼쩡거릴 때나 읽어라, 제기랄."
매를 맞아 피투성이가 되고 얼얼했지만 쥘리엥은 톱 옆의 제자리로 다가갔다. 그는 육체적인 아픔보다는 좋아하는 책을 잃은 것이 슬퍼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 P32

네 일생은고통스러울 것이다. 너에게는 천박한 인간의 기분을 거스르는 무언가가 있는 듯해. 시기와 중상이 너를 따라다닐것이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네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네동료들은 반드시 너를 미워하게 될 것이다. 그들이 너를좋아하는 척하더라도 그것은 더욱 확실하게 배반하기 위해서일 뿐일 거야. 그 점에 있어서는 한 가지 치유책밖에 없어. 천주님께만 의지하도록, 천주님은 네 자부심을 벌하시기위해 미우받을 필요성을 네게 주신거야. - P326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가치 있는 인간으로 보이는가? 그렇다면 그가 욕망하는 모든 것, 그가 시도하는 모든 것 앞에 장애물을 놓아보라. 그가 지닌 가치가 사실이라면 그는 장애물을 뒤엎든지 피할수 있을 것이다.
- P328

"두려워요?" 부인이 그에게 말했다. "나는 이 세상의 어떤 위험에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맞설 거예요. 나는 두려운게 단 한 가지밖에 없어요. 당신이 떠난 후 혼자 남게 되는 순간 말이에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녀는 방을 뛰어나갔다.
- P372

"저는 태어날 때부터 제 아버지의 미움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저의 큰 불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운명을 한탄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저의 진정한 아버지와 같으십니다."
"자 알았어, 알았으니 그만두게!" 사제는 당황한 듯이말했다. 그러고 나서는 때마침 신학교 교장다운 말을 찾아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보게, 운명이란 말을 쓰면 못써, 언제나 섭리라고 말해야지."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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