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자들의 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168
기예르모 로살레스 지음, 최유정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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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로살레스...

 

저자 경력을 보고 나서는 소설 [표류자들의 집]에 별하나를 추가했지만... 소설로만 보자면 보딩룸 이라는 루저들의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에 대한 보고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체 객관적이고 냉소적인 관점에서 써 내려간 소설은 나에게 가독성이라는 즐거움을 주었지만 총체적 - "나는 정치적 망명자가 아니다. 총체적 망명자다" 의 "총체적" 과 같은 의미에서 - 소설로 보기에는 구성과 내용이 빈약하고 무딘 소설이었다.

 

나는 이 소설에서 타인의 어떤 고통도, 슬픔도, 분노에도 공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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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2019-05-09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쿠바 역사를 좀 알고, 여행도 한번 다녀와보니 아주 잘 공감이 되었어요. 문화적 이질감 때문이겠죠. 우리 육체의 한계로 인해 우리가 감응할 수 있는 세계는 항상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뿔(웅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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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의 단편이 모두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가의 단편집에서 특정한 시대나 장소 - 2차 세계대전 이후 캐나다에서만 자기 뜻과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인생에 휩쓸려 헤어나지 못하는 개인이 존재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 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인 정서적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한편 이상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다시 말해 앨리스 먼로의 단편들은 문학적 편차 - 물론 어디까지난 내 개인적인 기호 기준에서 - 가 존재하지만 뛰어난 한두 작품의 가치는 다는 단편들의 단점을 보충하고도 모자람이 없다.    

 

 

이 번 [행복한 그림자의 춤]에서는 '휘황찬란한 집''위트레흐트 조약' 을 뽑고 싶다.

 

 

'휘황찬란한 집'은 작금의 대한민국 신도시의 젊은 부부들의 '우리' 와 '그들' 을 구분짓는 서글픈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우연히 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높은 담벼락과 출입문 통제가 주위의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출입을 막기위한 것이라는 뉴스에 뭐라 할말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소위 대한민국 중산층이라는 환각에 사로잡힌 인간들의 오로지 관심거리는 집값이 오르냐 내리냐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동물중에 가장 고상한 척 하는 인간들이 고작 집 한채에 모든 인생이 걸린 양 목매고 있다는 한국 중산층의 옹색한 인생관이 한심하고 화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고달픈 인생이 안스럽기도 하다. 물론 나는 중산층 근처도 못가는 월세살이 인생이라 그런지 자기 자식 공부한다는 깜냥으로 남의 자식 귀한 줄 모르고 설치는 무리들은 천박한 자본주의의 잉여물로 취급하는 편이다. 우리 모두 매일 거울을 보고 우리가 어느 순간 괴물로 보이지는 않나 항상 경계해햐 할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승자이고 선량한 사람들이다. 자식들을 위해 집을 마련하고, 어려울 때면 서로 돕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꾀한다. 마치 그 지역 사회안에서 아주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는 현대식 마술을 찾았으니 한 치의 실수도 없을 것처럼 운운하면서. 지금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두 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정나미 떨어진 마음을 억누르는 수밖에."

                                                                                                             [휘황찬란한 집]  p108    

 

 

'위트레흐트 조약' 은 가족이라는 무조건적인 관계에서 개인의 희생은 당연한 것인가? 라는 진지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파킨스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병간호에 두 자매 중 동생 헬렌은 고향을 떠나면서 "은밀하고 죄스럽게 격리"되는 삶을 선택 한 반면, 언니 매디는 고향에 남아 가족의 무거운 짐을 오롯이 짊어 져 나간다. 하지만 친척 할머니들이 마지막 순간 매니와 헬렌의 어머니에 대한 죽음을 방임했다는 의심과 힐난이 사실인 들 우리가 매니를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매디가 느닷없이 뱉어 낸 통속적이지만 그래서 더 직설적으로 와닿는 대사는 이 단편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  

 

 

"계속 할 수가 없었어. 나도 내 삶을 실고 싶었어"  - P375

 

 

하지만 매디에게 자신의 잃어버린 인생을 다시 찾는 것이 너무 늦지는 않았을까? 우리 대부분의 인생은 결코 동화처럼 아름답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단지 매디가 인생의 노곤함과 피곤함에서 조금 해방 되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나는 왜 안 되지, 헬렌? 난 왜 못할까?"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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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
단편만이 가지는 긴장과 압축미에 빠질 시간이다.
솔직히 우리 인생의 순간순간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모든 순간이 기억되지는 않는다. 단편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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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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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는 내 생애 최고의 소설 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그런지 [바람이 분다, 가라]는 좀 실망이다. 감정은 과잉적이고 고통은 공감되지 않는다.

 

한강의 다른 작품인 [희랍어 사전]은 내용의 모호함에 답답함을 느꼈지만 문체의 아름다운 슬픔에 빠져 들었던 반면, [바람이 분다, 가라]는 정제되지 않고 쏟아지는 인물들의 감정과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단편적인 과거 나열에 좀처럼 몰입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작가의 감정선을 따라 가지 못했다.

 

작가가 1970년 생이고 국문학과를 나왔다고 하니 캠퍼스 어디선가 작가를 우연히라도 보지 않았을까 쉽다. 그래서 인지 작가 한강의 사진을 보면 얼굴은 낯설지 않지만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동네 친구 녀석 사진을 보는 것만 같다. 그리고 작가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뭐라 단정 할수는 없지만, 선한 사람 특유의 타인에게 상처받기 쉬운 감수성과 타인에 대한 공포와 동시에 연민이 떠올려 진다. 쓸데 없는 기우겠지만 작가가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싶다. 

 

그녀의 다른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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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설렌다. 「소년이 온다」는 망각의 늪 속에 깊이 잠겨있던 내 양심에 죄의식을 불러 일으켜 준 고마운 책이다. 작가 한강의 문장은 어느것 하나 허투로 버릴것 없는 작가와 글쓰기의 힘겨운 싸움과 치열한 고민이 고대로 묻어나온다. 한강의 문장은 아름다우나 가볍지 않고 조용하나 울림이 깊다

이러하니 힘겹게지만 행복한 일주일의 시작에 가슴이 설레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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