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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래니와 주이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8월
평점 :
오랜만에 지금 막 다 읽은 J.D. 샐린저의 [프래니와 주이]에 대해 글을 남겨 본다.
물론 그 앞에 읽은 책들이 몇 권 있지만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차일 피일 미루다가 내용을 다 잊어 버려서
언제 내용이라도 요약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요원하다.
[프래니와 주이] 정말로 지루하고, 지루하고, 또 지루하다. 그래도 '프래니' 부분은 뭔가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떡밥' 정도의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할 수 있으나, '주이' 부분은 재수없는 천재의 넉두리인지 히스테리인지 하여튼 의미없는 반복적인 궤변으로 소설의 흐름을 완전히 망까 뜨리고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 작가의 이름에 낚인 꼴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2백페이지에 불과한 [프래니와 주이]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낸 것에 박수를 보낸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런 걸로 뿌뜻해 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고 짜증이 난다. 이 책은 읽지 말았어야 했다. 난 그렇게 시간이 많은 놈이 아니다.
내가 작가였으면 짧은 에세이의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게 더 낫지 않았나 싶다. 난 플롯이나 스토리도 없이 등장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이념을 무작정 여과없이 쏟아 내는 작가들의 소설을 싫어한다. 그건 소설이 아니다. 이런 작가들은 차라리 등장인물 뒤에 숨지 말고 에세이나 사회과학 형식을 빌려 글을 쓰는 게 맞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성장 소설의 고전으로서의 명성에 걸맞는 형식과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내 관점에서 [프래니와 주이]는 소설이 아니다. 그냥 소설의 형식을 빌려온 에세이 같다. 그것도 형편 없는 에세이....
7백페이지가 넘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어제까지의 세계]을 읽었을 때보다 배 이상 피곤하고 힘이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