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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볼리아가의 사람들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2
조반니 베르가 지음, 김운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평점 :
자연주의는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은데, 진실주의라.... 음.... 난감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라볼리아가의 사람들]은 작은 행운은 하나도 빠짐없이 비켜가고, 모든 어두운 운명에는 맥없이 무너지는 서양모과나무 느토리 집안의 지지리도 궁상맞고, 지리 멸렬하고, 슬프다 못해 가슴이 답답한 소설이다. 이 소설속의 등장인물들은 인간 욕망의 어리석음을 날 것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처음에는 욕설을, 다음에는 연민을, 종국에는 현실의 자신과 이웃의 감정과 행동의 치부를 들킨 것만 같은 수침심을 느끼게 해준다. 누군가는 [말리볼리아가의 사람들]이 어떤 운명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인간의 강한 의지와 희망의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의지, 희망 타령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꼰대들이 만들어낸 환상이자 주술이다. 파드론 느토니 할아버지의 의지와 희망은 인간의 어리석은 집착이 만들어낸 슬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가 이 소설에서 배울 점은 분명하다. 우리 삶은 팍팍하고 고단하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소설이 대단히 그리고 대책없이 지루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소설이 주제가 훌륭하고 현실을 충실하게 반영하였다고 해서 문학이고 예술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 내 기억은 '김연수'라 말하는데 요즘 내 상태로 볼때 확신은 서지 않는다. - 문학은 현실을 '대놓고 예기하지 말라'고 했다. 예를 들면 '문학적 표현이란 진부한 말들을 새롭게 표현한다' 라던지 '절망보다 중요한 건 절망의 표정 및 몸짓, 그리고 절망 이후의 행동이다' 와 같은 표현들 처럼 내용에 걸맞는 형식, 곧 문장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도 오랜만에 알라딘 서재에 글을 남겨서 어색하고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몇 자 끄적거리는게 내 소소한 일상의 하나가 될때 편안함을 느끼게 되니 참을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