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빗질하는 소리 - 안데스 음악을 찾아서
저문강 지음 / 천권의책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의 모든 만남은 그 형태가 다를지라도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공통점만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저문강님(정희성님의 시 '저문 강에 삽을 씻고'에서 따옴)의 안데스음악과의 만남처럼 나와 <영혼을 빗질하는 소리>와의 만남 또한 그 이전의 세번의 마무침속에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 모방송국의 프로그램에서 안데스음악을 하는 남미의 한 청년과 우리나라 출신인 미모의 재원과의 러브스토리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다른 장면은 그 기억이 희미한데, 기차여행을 하면서 다정히 대화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서울 출장길에 만나마 안데스 음악을 하는 그룹을 만나게 되었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련하고도 구슬픈 음악소리가 가슴을 헤집었고, 그 음악을 따라가보니 대여섯명의 남자들이 긴머리를 뒤로 땋아내린 뜨렌사머리를 한 채 차밍고와 삼뽀냐를 연주하고 있었다. 마지막 만나은 저자처럼 대전엑스포에서의 만남이었다.

안데스 음악은 식민지 통치하라는 공통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는 음악의 선율상 분명히 공감하는 코드가 있었다. '깊은슬픔'을 썼던 소설가는 인간의 여러 가지 다양한 감정들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감정은 슬픔이라고, 모든 감정은 결국 슬픔으로 귀결된다는 말을 했었다.이 말이 음악에도 통하는 말임을 알겠다. 가장 기본이 되는 운율은 그리고 민족의 음악이 되는 선율은 결국 애조짙은 음악이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의 '아리랑'에서 갖게 되는 느낌을 안데스음악을 들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안데스 음악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70년에 사이먼 앤 가펑클이 편곡해 부른 '엘 꼰도르 빠사' 덕분이다. 이 책은 15년간 광고 카피라이터를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던 저자가 어느 날 안데스 음악에 필이 꽂혀서 안데스 음악의 산실인 남미의 나라 볼리비아, 뻬루, 에꽈도르를 6회에 걸쳐 여행하며 안데스음악을 체험하고 공부한 기록이다.

여행하는 동안, 안데스인들과 다양한 문화적 만남과 그 거리 풍경의 기록, 그리고 마추삐추같은 유명한 유적지, 잉까인들의 신화가 시작된 띠띠까까 호수, 등에 대한 단상 뿐 만 아니라, 곳곳에서 안데스와 어우러지는 안데스의 리듬을 소개해주고 있다. 이국적인 남미의 풍광이 담긴 자연스런 사진들의 적절한 배치, 그리고 일러스트풍의 그림들은 아련한 느낌의 안데스음악을 마치 보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에꽈도르 국민구성비는 백인 10%, 흑인 10%, 메스띠소 40%, 인디헤나 40%로 구성되어 있으나, 10%에 해당하는 백인들이 지도층을 차지하고 있으며, 메스띠소가 중간관리자 계급을,  태양을 숭배하던 원주민 인디헤나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계급에 위치한다고 한다.

저자는 여행하는 동안 오따발로 인디헤나 전통복에 뜨렌사머리를 한 채 돌아다닐 때, 인디헤나들의 다정하고도 가족적인 눈빛에 반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백인과 한국교민들의 시선이 오히려 불편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안데스 음악이라는 틀을 매개로 하여 여행이라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는데, 그 내용은 안데스음악을 향한 열정적인 저문강님의 마음이 고대로 스며 있어 그 열정만큼이나 남미사람들의 삶에 대한 따스한 이해의 시선이 녹아 있다.

 

책의 맨 뒷 부분에는 안데스음악에 사용되는 악기, 리듬, 추천음악과 그룹 등에 대한 소개를 유용하게 풀어놓고 있다. 그동안 안데스 음악과 관련된 책을 찾아본 적은 없지만, 이 책 한권으로 충분히 안데스음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다 알 수 있다고 보여진다. 안데스음악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기본으로 삼아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안데스음악은 아침이 아닌 저녁의, 화려하고 강렬한 무대보다 소박하고 수수한 무대가 어울리는 음악, 변화무쌍한 도심 번화가보다는 약간 외진 곳, 자연과 더 잘 어울리는 음악이며 감정이 아래로 침잠해 있을 때 제 맛을 낸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해본다. 따라서 젊은이보다 인생의 여러 경험이 풍부한 나이가 든 우리같은 세대에게 더 많은 울림을 주는 거 같다. 저문강님이 마흔 즈음에 안데스 음악계에 뛰어든 이치를, 그 열정을 이해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지구는 하나, 라는 말이 구호처럼 난무하는 요즘 세상이지만, 그 지구라는 별에 깊은 바다가 있어 그리고 높은 산맥이 있어 인간의 자유로운 왕래를 가로막았던 시절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랬었기에 분리된 땅, 그 안에서 다양한 민족들이 서로 다른 문화유산을 이렇게 풍성하게 남겨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오늘 안데스음악을 통해서 만난 안데스의 사람들과 그곳의 문화를 만날 수 있어서 무척이나 다행스럽고 또 행복하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기를..안데스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위안...그러니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파괴하거나 잃어가고 있는 자연, 순수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달랠 수 있기를...그래서 가치관의 혼란으로 잔뜩 헝클어져 있는 우리의 영혼이 안데스의 선율로 정갈하게 빗질이 되지 않을까 작은 소망하나 품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김별아<미실>, 박현욱<아내가 결혼했다>, 신경진<슬롯>, 백영옥<스마일>에 이어 5번째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원에 갇힌 두 남자의 치열한 탈출기를 그려낸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를 그 중심 내용으로 한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중 <미실>과 <아내가 결혼했다>는 우연찮게 만나본 작품인데, 상의 위력때문인지 이 두 책은 독자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최근 드라마의 인기를 힘입어 <미실>은 다시 읽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읽어보지 못한 두권의 책을 차치하고라도 이미 읽어본 책이 주는 스토리의 참신성이 주는 재미가 좋아서 선뜻 이 책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이미 한번 검증된 위상의 수상작은 그래서 언제나 그만큼의 안정된 기대를 품게 한다.

 

 

"꿈을 꿔요. 창문은 통로죠. 희망은 아편이고요."

지금도 수리희망병원 한켠에 있는 흡연실 창가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퇴원을 꿈꾸고, 퇴원하는 날부터 퇴원을 꿈꿀 수 있는 병원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그토록 갈구하던 자유를 얻어 세상에 돌아가면 희망 대신 하나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것 말고는 세상 속에 이룰 것이 없다는 진실. 그리하여 병원 창가에서 세상을 내다보며 꿈꾸던 희망이 세상 속 진실보다 달콤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숨쉴 곳을 찾아 탈출을 꿈꾸고 때로는 작은 시도를 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현실의 그 자리에 머물고 마는 우리들 삶에 대한 은유처럼 소설을 꽤 진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소설의 초반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공간에서 오는 낯설음으로 잠시 어리둥절하기도 하지만, 작가의 폭넓은 취재에 힘입은 현장감 넘치는 사실적인 표현, 살아있는 캐릭터, 그리고 치밀하게 전개되는 내용은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블랙유머와 함께 이내 매우 흡인력있게 소설에 몰입하게 한다.

 

주인공 수명은 어린날 겪은 어머니에 대한 상처를 계기로 세상이 두려워 도망쳐버린, 그래서 자신만의 세상속에서 갇혀 지내는 폐쇄적인 인간이다. 퇴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본의와는 상관없이 일어난 사고로 인해 아버지에 의해 다시 수리희망병원에 강제 입원하게 되고, 같은 날 입원한 동갑의 승민을 만나게 된다.

대기업 회장의 숨겨진 아들인 승민은 재산상속의 문제로 의붓어미와 이복형들에 의해서 강제 입원된 처지다. 그러니까, 수명처럼 폐쇄성이라는 아주 사소한 이유도 없이 멀쩡한 사람이 소위 정신병원, 이라는 곳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저자는 수명의 입을 통해서 말한다. 정신병원은 두 부류의 군상으로 나뉠 뿐이라고. 미쳐서 들어온 자와 들어와서 미친 자.

숨막히는 정신병원에서의 일상을 견뎌내지 못하는 승민은 끊임없이 탈출을 꿈꾸고, 또 갖은 폭압과 처치에도 굴하지 않고 탈출을 시도하고 또 시도한다. 이런 승민의 탈출사건의 중심에는 다시 본의 아니게 휘말려드는 수명이 함께 한다.  그러나 수명은 승민의 탈출을 도와주면서 자신의 상처와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고, 승민과는 또 다른 의미의 탈출을 결국 해내게 된다.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에서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고 작가는 밝힌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작가 나름의 답은 아마도 승민을 통해서 말해주고 있는 것이지도....

 

"날고 있는 동안 나는 온전히 나야. 어쩌다 태어난 누구누구의 혼외자도 아니고, 불의 충동에 시달리는 미치광이도 아닌, 그냥 나. 모든 족쇄로부터 풀려난 자유로운 존재, 바로 나."

"난 순간과 인생을 맞바꾸려는 게 아냐. 내 시간 속에 나로 존재하는 것, 그게 나한테는 삶이야. 나는 살고 싶어. 살고 싶어서, 죽는 게 무서워서, 살려고 애쓰고 있어. 그뿐이야."(286P승민)

 

승민이 글라이더를 타고 날아가버린 곳은 어디일까?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나는 못내 승민이 흔적이 없이 날아가버린 세상이 너무도 궁금했다. 어쩌면 그곳은 바로 나 자신으로 올곧이 서서  푸른 꿈을 피워내는 곳, 나의 심장이 펄떡거리며 살아 숨쉬는 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과 닮지 않았을까...다만,...그렇게 짐작해 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
쑨자오룬 지음, 심지언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직장에서 우주인 이소연박사의 강연회가 있었다. 매스컴을 통해서 떠들썩하게 접했던 그녀는 곤색의 우주인복이 참 잘 어울리는 과학도였다. 아니, 과학도가 아니라 자신이 전공하는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카이스트 출신의 공학박사였다.

강연회 내용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매우 신선했고, 그만큼 흥미를 자극할 만큼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단순히 운이 좋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 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강연을 통해서 새삼 알게 된 것은 '과학'이라는 분야는 우리 인간사회와 매우 밀접하며 그 역사의 궤를 함께 해왔다는 사실이다.

전자렌지, 고어텍스 운동복, 고성능 운동화, 라텍스침대, 휴대폰, 네비게이션, 등등..우주인으로 인해서 인간생활에 유익하고 편리한 영향을 끼친 분야는 가히 전방위적이다.

단순히 과학, 이라는 분야를 개발과 문명이라는 용어에만 촛점을 맞추어 인문학의 대척점에서만 이해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무지몽매하고 우물안 개구리식 해석의 오류인지 가늠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BC7000년부터 그 근원으로 하는 과학은 현대에 이르러 우주과학이라는 분야까지 포괄하게 되는 등 그 범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동화나 전설속의 얘기로만 여겨졌던 달나라 여행(우주여행)은 우리에게 그다지 먼 얘기가 아니게 된 것이다.

<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는 시그마북스에서 야심차게 시도한 지도와 함께 하는 시리즈물로 이 기획도서는 기존에 출판되었던 사상사와 미술사에서 이미 그 우수성이 충분히 검증되었다. BC7000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과학의 발전사를 총망라한 과학 일대기, 라는 부제목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그야말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동서양을 아우르는 과학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집대성했다고 보면 된다.

 

고대문명의 발생으로부터 시작한 과학의 기원은 이어 상고시대 중국의 과학기술, 계몽시대와 헬레니즘. 로마시대의 과학기술을 거쳐 아라비아인의 과학유산과 중국 봉건시대의 과학기술속에서 중세시대의 과학을 서술하고 있다. 코페르니쿠스의 천문학혁명으로 시작한 근세과학의 서광은 생명과학의 시작과 뉴턴의 시대를 불러오고, 연금술에서 화학으로까지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19세기 이후, 과학은 자본주의 체계의 최종적인 확립으로 경제의 신속한 발전과 함께 그 역할이 더 지대해지게 되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요구로 근대사회 발전에 있어서 그 지배적인 위치를 확고히 하게 이르렀다. 19세기는 가히 과학의 위력을 보여준 시대이자 과학혁명과 발명의 시대(전자기학과 광학, 천문학의 발전, 운수기계혁명) , 더 나아가 새롭고 더 수준높은 현대사회를 위한 밑그림을 그린 시대였다. 20세기의 과학기술은 내용도 더 풍부해지고 과학사상도 더 깊어졌으며, 과학사상 대형사건과 발명이 인류역사의 발전에 괄목할 만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지금까지의 역사상 모든 성과물을 집약시켜낸 최고의 성장을 보여준다.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 는 이 한권의 책에 위의 모든 내용을 아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고 있다.

 

먼저 출간된 사상서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의 주저자는 중국인이다.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를 경계하고자 여러자료를 모아 엮은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우리가 문명이라든가 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쉽게 서양의 학문을 우위에 두기 쉬운데, 저자의 이력은 이런 점을 보강이라도 하듯이, 중국과 인도 및 아라비아의 과학발전상을 골고루 배치하여 독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책 속에 수록된 풍부한 도표, 사진 및 그림들은 관념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과학적 지식을 시각적으로 보충해주고 있어 왜 이 책이 지도로 보는 세계 과학사,인지를 공감하게 해준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과학사..과학이라는 렌즈를 통한,  드넓은 우주한가운데 지구라는 초록별에서 우리 인류가 어떻게 생존하고 또한 어떻게 발전해왔는가, 에 대한 진지하고도 사실적인 탐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분야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그렇다면 이 책이 그 렌즈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고대 인류는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 자연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고, 이 탐구로 인해 과학사상 또한 움트기 시작했다.

고대문명은 우리가 잘알고 있다시피 중국과 유프라테스강, 티그리스강, 인더스강, 나일강 등을 중심으로 하여 최초의 문화가 발화되었고, 이 문화의 기초를 발판으로 하여 과학문명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향하여 인류는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그 발걸음은 인류의 역사가 약 만년의 세월을 흘러오는 동안, 잡힐 수 없었던 밤하늘의 별은 더 이상 우리에게 멀지만은 않은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과학사의 흐름을 하나하나 짚어오다보니  앞으로의 우리  인류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지고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한국 교회의 일곱 가지 죄악
김선주 지음 / 삼인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나서 리뷰를 쓰기에 앞서 다른 사람의 소회가 매우 궁금해졌다.
이 책을 선택한 사람들은 최소한 우리나라 교회에 대한, 내지는 종교에 대한 관심으로 출발했을 것이기에 그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이 책을 읽었으리라는 전제하에 그 솔직한 느낌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몇 개의 리뷰를 읽으면서 나와 같은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도 보였지만, 다시 저자를 정죄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주 절망적인 모습을 보이는 독자도 있었다.
또한, 무지는 죄라는 책속의 문구가 말하는 의미는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았는지, 아전인수격으로 그저 훤히 들여다보이는 현 교회의 문제점을 결코 보지 않으려는 무의식을 드러내 보이기는 독자도 있었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다고 진실이 아닌 것은 아니다.
 

모르는 것은 죄악이다. 그저 앞에서 흔드는 요령소리만 들은 채 눈감고 귀막고 쫓아가는 길이 참된 신앙의 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평소에 우리나라 기독교와 교회안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 수도 없이 던졌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는 너무도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말해주고 있다.
근거가 되는 자료를 예시를 들며, 조목조목 짚어주는 저자의 말을 듣다 보니 처음에는 속이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읽어갈수록 오히려 더 답답해지는 기분은 무엇인가....
 
저자가 말하는 한국교회의 일곱가지 죄악은 읽어보면, 그리고 기독신앙에 대해서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신도들의 영혼을 지배하는 권력자로서의 목사, 말씀의 성전이 아니라 이념의 성전이 되어버린 교회, 소비되는 권위로서의 설교, 크리스천의 액세서리로 전락한 복음, 안믿는자를 타자화시키는 전도, 유행상품으로 소비되는 영성, 윤리를 망각한 자본주의 사회에 철저히 순응하는 영혼의 환각제인 헌금... 교회안의 사람들은 이 책의 내용을 본다면 분노할 것이다. 내지는 매우 아플 것이다.
저자는 현 우리나라의 교회가 그 안의 교인들 사상이 근거가 되는 것을 보고자 한다면 이명박장로를 보라고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주는 위선은 그의 개인적 기질이나 정치적 성향때문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신앙패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십분 공감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경제를 제일 가치로 삼는 시장주의자 이명박 장로와 그를 지지하는 목사들(조용기, 서경석, 김진홍등..)이 바로 교회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그리스도라고 단호히 규정한다.
 
신앙하는 사람들의 내부에서 이런 식의 조명이 이뤄진다는 것은 밖에 있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반갑다. 자신이 믿고 따르고 있는 종교 지도자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하나님은 일대일의 만남을 통해서 소통하면 된다는 무조건적인 신앙관으로는 더 이상 우리나라 기독환경은 기대할 것이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 기독교 내부에서 이런 시각이 공공연하게 활자화된 것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성의 목소리가 있으니 한국교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다. 믿음안에서 살고자 한다면, 참다운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교회다닌다고 일요일이면 습관처럼 예배당을 향하는 사람은 그 누구나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안티기독교인인가? 자문해본다. 오랜 세월 기독교 주변에서 배회했다.
난 이 책을 통해서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을, 예수님계서 말씀하신 그 복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그것은 결코 변하지 않을 진리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현 우리나라 교회가 갖고 있는 치명적이고 절망적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마도 기존 제도권 안의 교인들은 이 저자에 대해서 공감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거 같다. 그가 들이댄 칼날이 너무 날카롭기 때문이다. 환부의 고름은 짜내야지 고대로 둔다고 살되는 거 아닌데..솔직하게 자신들의 허물을 인정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그들의 속내는 아무리 좋게 포장한다 해도 ..'남도 아니고, 안티기독세력도 아니고, 뭘 이렇게까지 신랄할 필요가 있나..그렇다고 현 교회가 모두 다 그렇게 문제있는 것은 아닌데, 왜 단점만 부각시켰나?' 하는 속내 말이다..그러나 누군가는 이렇게 꼭 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내부의 목소리로 말이다.
교회안의 사람들이 겸허한 자세로 이 책의 내용을 비판적 수용을 하길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노란잠수함, 책의 바다에 빠지다 - 책 읽고, 놀고, 대학도 가고, 일석삼조 독서토론기
조원진.김양우 지음 / 삼인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노란잠수함이라는 명칭을 처음 들었을 때, 노랑색이 이미지가 주는 밝음, 희망, 미래, 의 이미지가 연상되었고, 잠수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무한한 잠재된 가능성이 느껴졌다.

두 단어를 합치면 미래지향적이며 희망적인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모임? 이라고 하면 얼추 맞을까?

이 책에서 설명되는 의미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비틀즈의 앨범에서 따온 '노란잠수함'의 노란색은 회원들의 재기발랄함을 상징하고, 잠수함이 가지는 의미는 이 모임이 아직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영역에 속한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주류의 허위의식을 비판할 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라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서울지역 강북에 위치한 고2학생 5명으로 시작된 이 독서토론모임은 역사, 정치, 경제, 환경,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와 지식 등을 서로 공유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결성되었다.구성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리더격인 원진은 문화와 시사에, 양우는 철학에, 은호는 언어학과 문학에, 종일은 수학과 과학, 경제분야에, 준기는 역사와 외교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다.

 

이 책은 모임의 리더인 원진이가 서술한 15번의 항해에 걸친 토론회의 내용이 주가 되는 1부와, 독서토론 모임에서 '선물'로 다가오신 선생님들과의 논술 공부 모임을 서술한 2부, 그리고 마지막으로 출판사 관계자와 교육관계자, 그리고 노란잠수함선원과의 솔직담백한 대담 내용을 담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현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이 처한 교육현실을 매우 실감나게 알 수 있었다.

각자의 학교에서 상위그룹에 속하는 아이들이지만, 비록 처음 그 출발은 논술시험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하였지만, 자발적으로 이런 모임을 꾸려냈다는 것은 우리나라 현 교육풍토에서는 실로 놀랄만한 일이다

어쩌면 선택받은 아이들에 속하는 5명의 아이들이 이 독서토론모임을 통해서 세상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는 모습, 또는 기존에 가졌던 생각을 더 다져가는 모습,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모습, 삶을 아끼는 모습, 나아가 이 사회를 염려하고 걱정하는 모습, 후배들을 생각하는 모습, 더 나아가 사회속에서 연대,라는 개념, 봉사,라는 것의 실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모습, 삶속에서 진정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모습은 비록 그 과정이 서툴기도 하지만 매우 진지해서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오로지 경쟁만을 부추기는 현 입시제도의 억압속에서 이런 모임 자체를 꾸려낸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기적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공히 이 모임으로 인해 암흑같았던 그 시절을 견뎌냈다고 고백한다. 한줄기 숨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팍팍한 고등학교 시절을 버텨내는 버팀목이었다고, 그러나 아주 입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고 진솔하게 말한다.그리고 이 모임같은 형태가 후배들 사이에서 많이 구성되기를 희망한다고도 말한다. 대학생이 된 이후에 노란잠수함 시절을 매우 긍정적으로 회고하는 5명의 대화들은 곰곰히 새겨볼 필요가 있다.

흔히, 88만원세대,라고 하여 작금의 이십대를 자신의 앞가림에만 연연하는 청춘들로 비판하기에 앞서 기성세대로서 그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오로지 학창시절을 왜? 라는 질문을 하기보다는 그저 순응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구조속에서 그나마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힘을 내는 노란잠수함선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불어 이들이 이 사회에 중추적인 위치가 되어 그 어떤 한알의 밀알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런 기대를 가져보며, 우리 아이에게도 이 책을 꼭 읽혀 중고등시절을 입시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게 도움을 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