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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오르고 싶은 산 - 1년 52주, 가장 아름다운 산행
진우석 지음 / 하서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그 동안 등산과 관련된 책들은 그야말로 부지기수로 나왔었다.
또 산에 관한 책이야? 라고 하실 분들에게 이번에 하서출판사에서 나온 <이번 주에 오르고 싶은 산>은 기존의 책과는 첫눈에 차별되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먼저 말해두고 싶다. 그것은 바로 1년 52주 주말산행에 가장 아름다울 코스를 소개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산행에 앞서서 산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한 초행자들에게 아주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책으로 맞춤인 셈이다.
예전에 우리나라를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여 매우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행운의 민족이라고들 했을 때, 쳇. 다른 나라는 뭐 강 , 산이 없나 했었다.
몇 번의 해외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선조들의 말이 과연 틀리지 않다는 명백한 사실이었다. 이 땅 좁은 국토에 어쩜 그리도 골골마다 아름다운 계곡과 강과 멋진 산들이 끊임없이 자리하고 있는지..내 땅을 밟을 때마다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진실이다.
생활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람사는 마을을 보호하듯 울타리처럼 혹은 성벽처럼 버티고 서 있는 산들은 그래서 우리 사람살이와 뗄 수 없는 한몸의 자연인 것이다.
유독 취미로 등산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토양탓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서양처럼 산을 깎아내고 정복하는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사계절 뚜렷한 아름다운 우리나라에서는 그 계절에 맞는 산행을 하면서 심신을 단련하는 기회로 삼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52개의 산들을 소개하면서 기본적으로 등산코스, 주변관광지, 숙박&맛집, 교통정보를 자세하게 수록해놓고 있으며, 개별의 산들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 놓은 멋진 사진들이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오색선명한 사진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다 보면 밖으로 뛰어나가고 싶어 절로 엉덩이가 들썩거려질 정도로 유혹적이다.
해당 산의 등산 시점과 해당 지역, 산의 높이를 알기 쉽게 알려주고 있으며, 산의 유래, 역사, 특색 등의 정보도 담겨 있어 매우 유익하다.
20대 시절 약 3년간 일반산악회 활동을 했었다. 그 때 전남북 일원, 충청남도에 이르기까지, 그곳에 소재한 산들은 거의 다 만나봤었다. 대학시절에는 지리산도 계절마다 등산하길 수차례.그러나, 막상 내가 다녀본 산은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산 52개 중에 고작 13개 남짓이다. 얼마나 이 땅에 아름다운 산들이 많은지, 그리고 아직 내가 만나보지 못한 아름다운 산이 이렇게나 많다니,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한동안 아이를 키우느라 산을 멀리 했었다. 3년 전부터 직장산악회에 가입하여 분기마다, 그리고 특별한 시기에 산을 찾곤 했다.
그동안 내 경험으로는 3월에서 4월 초, 그 시기의 등산이 제일 퍽퍽하고 힘이 들었다. 눈은 그치고, 아직 연초록빛 새싹은 고개를 내밀지 않은 회색빛 자연이 보여주는 풍광은 산행에서 별다른 잔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2주전에 산악회에서 전북 완주군 소재의 대둔산 산행을 다녀왔다. 이 책에서는 대둔산을 '금강산 부럽지 않은 단풍 명산'으로 10월 둘째주에 배치해놓고 있다.
대둔산은 1월에 시산제를 치르러, 대학시절 가을 엠티로 그렇게 두차례 다녀왔었는데, 뜻밖에도 4월 산행도 의미있었다. 기억이 희미해져서인지 대둔산은 단지 구름다리로만 연상되곤 했는데, 지난 가을 나뭇잎을 벗어버린 채 새로운 봄을 준비하고 있는 대둔산은 골계미가 뛰어난 산이었다. 산 전체가 정선의 그림에서 느낄 수 있었던 담백한 수묵화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바로 겨울 바위산의 위용이었다.
이 책에서 소개한 대로 개별산들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본 뒤에는 다른 계절의 모습도 만나봐도 좋을 것 같다. 사람마다 산에서 느끼는 감흥은 다 다를것이기에 세간의 평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산행시 먼저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자세일 것이다.
저자도 독자에게 자신의 취향에 맞게 좋은 산, 좋은 코스를 새롭게 발견하라고 책머리에서 조언해두고 있다.
아무튼 진우석님의 20년 산행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번 주에 오르고 싶은 산>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유용한 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