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웃도어 요리 따라하기 - 후다닥 누가해도 맛있는, 집밖에서 해먹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요리가 들어있어요!
박미란 지음 / 웅진웰북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한동안 캠핑족들을 위한 전국의 멋진 캠핑장소, 진짜 캠핑족이 되기 위한 안내서가 줄줄히 출판이 되더니, 이제는 요리다.
기실 사람이 움직이는 데 있어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여행에는 그 지방의 유명한 맛집기행도 당연히 한 자리를 차지하는데, 캠핑족에게는 그들에게 맞는 멋진 요리 또한 필요한 것이니.
이 책에서는 그야말로 캠핑족 뿐 아니라 야외에서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아웃도어 요리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내가 아는 한, 집 밖에서 해먹을 수 있는 요리 관련 책으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에 직장산악회 모임에서 해인사로 유명한 합천의 가야산을 다녀왔다.
오가는 길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보통은 산행을 끝낸 후 인근 음식점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간단하게 김밥과 물, 사과 한 알로 점심을 대신하게 되었다.
이런 점심밥의 모습은 비단 우리만이 아닐 것이다. 하루코스의 나들이에서 김밥은 그 맛이나 준비의 간단함에 있어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이니 말이다.
20여 인분의 김밥을 싣고 출발할 때야 다들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좋아, 좋아..하고 이구동성이었지만, 막상 등반을 마치고 풍광좋은 곳에 자리잡아 각자에게 배분된 도시락을 열었을 때에는 그 얘기가 달라진다.
흘낏 옆팀의 삼겹살도 맛있어 보이고, 치즈넣고 끓인 라면도 침넘어가고, 내 시선을 붙잡은 것은 된장넣고 끓인 배춧국에 젓갈얹어 각종야채에 쌈싸먹는 팀들이었다. 그리도 흔하고 흔한 배춧국에 쌈인데 어찌나 맛나 보이던지..급기야 손에 든 채 먹고 있던 김밥에 목이 메일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리 등산은 산에 오르는 것이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먹는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속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매번 야외활동을 계획할 때마다 단지 생각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뭐 대충 사먹거나 간단한 거로 때우지, 하는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내곤 했기에 <후다닥 누가해도 맛있는 아웃도어 요리>를 꽤 관심있게 들여다 보게 되었다.
아웃도어 요리,라고 하기에 뭔가 특별하고도 간단한 그러면서도 맛있는 요리가 있을까, 내심 기대했으나 막상 소개된 요리는 집에서도 해먹는 요리들이 태반이어서 잠시 실망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야외에서 쉽게 요리하는 법이나 준비과정, 그리고 야외에서만이 가능한 여러 가지 팁이 있어 좀전의 섣부른 실망감이 민망스러웠다.
오토캠핑할 때, 산행할 때, 펜션에서, 계곡 및 바닷가에서, 콘도미니엄에서, 도시락으로 좋은 요리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굳이 이렇게 구분하지 않아도 되지만, 해당되는 장소에서 요리가 갖고 있는 맛과 분위기가 극대화된다고 하니 꼭 한번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치솟는다.
사실 보리밥에 된장쌈 하나만 놓고도 꿀맛같이 단 것이 야외에서의 식사다.
그런데, 각종고기요리와 향신료, 야채, 와인까지 곁들인 아웃도어 요리가 환상적이지 않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하지 않겠는가. 요리과정도 야외이기에 더 단순하고 간단해 보인다.
아름답고 정갈한 테이블셋팅이 없이도 코펠에 담긴 요리는 충분히 침이 넘어갈 만한 맛있게 보였다.
귀찮다는 생각으로 게으름만 피우지 않는다면 더 기억에 남고 즐거운 야외생활을 즐길 수 있을 거 같다. 다만, 요리된 음식을 상상으로 음미해보니 과연 내가 요리해도 이런 맛이 날까, 하는 우려가 살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