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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서의 발전
아마티아 센 지음, 김원기 옮김, 유종일 감수.해제 / 갈라파고스 / 2013년 10월
평점 :
아시아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티아 센의 경제학 도서.
그는 여타 경제학자들과 달리 경제학을 통해 빈곤과 기아, 사회적 불평등의 개선책을 찾아내 모두가 잘 사는 국가를 만들자는 주장을 펼치며 살아왔고, 그때문에 ‘경제학의 양심‘이라 불린다.
그는 이 책에서 국가의 발전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다고 역설했다.
인간의 기본 권리인 자유가 정치와 문화, 경제등 사회
전반에 걸쳐 완벽하게 보장되고 지켜질수록 그 사회는 발전과 번영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그는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중 하나인 다수결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국가 발전에 방해요소가 된다고 역설하며, 소수를 무시한 채 다수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정의롭다고 합리화 하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이며 사회와 시민들을 억압하는지 각 나라의 사례를 들어 알기쉽게 설명하고 효율적으로 증명해 보인다.
강대국이지만 국가의 통제가 심하거나 독재를 하는 나라의 빈민들보다 차라리 가난하지만 민주주의가 정립된 국가의 빈민들이 삶의 만족도가 훨씬 높다는 것은 국가의 경제력이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와 비례하지만은 않는다는 방증이며, 국가 발전을 위해 서라면 개인의 자유는 억압되어도 타당하다는 논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특히 그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집중한 국가
중 하나가 우리나라라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랜 식민지 시대를 거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가 되었고, 독재정치 하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않은
대한민국이 짧은 기간에 기적같은 번영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를 저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식지않는 열망에서 찾는다.
독재시대에도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려 했던 야당 지도자들, 부패한 지도층을 단죄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광장으로 나온 국민들이 지켜낸 이땅의 민주주의가 지금의 부와 안정을 누리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것.
사회와 국가가 자유로울수록 경제도 발전한다는 그의 주장은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던
기존의 인식이나 경제이론과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인간의 가장 중요한 권리인 자유의 보장이 사회와 국가발전의 필수 요소라고 주장한 그의 이론이야말로 흔히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이라고 비난 받는 다른 학자들에게, 다수의 정의를 위해 개인의 요구를 묵살하는 데 익숙해진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국가와 사회가 추구하는 발전 역시 인간을 존중하고 자유를 지키려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를 무시하고는
결코 이룰수 없음을 절대 잊어선 안된다.
나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 수 없다면 부와 명예,
어떤 보상을 누린다 해도 행복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한 일일테니까.
이런 관점에서 사회와 국가, 세계를 바라보는 학자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