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를 타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아침에 눈을 뜨니 문득 시 한편이 떠 오른다
국어 교과서에서 봤던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
이 시를 이해할 나이가 될 때가 올까 하고 의구심을 갖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무심코 생각나는 시가 되다니..
울프가 그랬던가 여자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과 500프랑이 있어야 한다고..
자기만의 공간에 대한 바람은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공간은 물리적인 공간만이 아닌 심리적 공간일수도 있고 시간적 공간일수도 있다.
난 이런 공간을 가지고 싶어요. 노래를 부르고 다니니 같이 고민을 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난다.
심지어 콘테이너 박스 하나씩 사서 나대지에 두고 원하는 공간을 만들어가자고 하시는 분도 있다
실제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작은 도서관이 있기는 하다
얼마나 고마운지..ㅎㅎ
언젠가 뭔가가 만들어질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기대가 몽글몽글 피어난다
10평 남짓.
테이블 하나.
주방 작게.
큰 창하나
의자 서너개.
그리고 만화책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곳.
라면도.. 시원한 한잔의 맥주도..
수다도 쪽잠도 다 좋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공간..
나른하면서도 따뜻하고 한 두 스푼정도의 서늘함도 가지는 그런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