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 마을에 마을 문화제가 있었다
마을이 있다 사람을 잇다
아파트 단지촌이기는 하지만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이 궁리 저 궁리 하고 있다
공연도 있고 작은 장터도 있다
솜씨 자랑도 하고 인심자랑도 한다
3년째이니 제법 시간이 보인다

올해 내 시선을 잡은 것은 매듭이다.

매듭.
줄만으로 이리저리 역어 만드는 매듭.
단추도 만들고 팔찌도 만들고
여며주고 묶어주고..
올해 문산마을문화제에는 매듭이 눈에 들어온다.
고사리같은 아이의 손도 놀지 않고 매듭을 맺고있고
아짐도 매듭을 맺고 있고 아저씨의 손도 보이고..
서툰 아이의 손을 잡고 같이 만드는 매듭손도 보인다

세상일이 어찌 좋은 일만 있을까
수많은 일들이 저 매듭들처럼
묶이고 풀리고 얽히기도 하면서
하루 하루
한 달 한 달
한 해 한 해 엮일것이다.

날카로운 쇠붙이 하나없이
엮어내는 매듭을 보면서
손만으로도 줄만으로도
매끄럽게
부드럽게
자연스런 곡선이 만들어지는 것이 신기하고 묘해
삶이 저 매듭같았으면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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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10-23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을이 있다 사람을 잇다, 참 멋집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10-24 07:18   좋아요 1 | URL
슬로건이 좋아요. 짧게 줄여서 `있다. 잇다` 로도 불러요~

samadhi(眞我) 2016-10-23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작은 고사리 손이 곱네요.

지금행복하자 2016-10-24 07:1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고물고물한 손은 항상 진리인듯 합니다. 저 손들이 가만히 있지 않게 꺼리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yureka01 2016-10-23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듭의 의미가 잇고 엮어서
새로운 쓰임새를 만들어 낸다는 뜻이 근사합니다.^^

이뿌네요^^..

지금행복하자 2016-10-24 07:21   좋아요 1 | URL
매듭이 효용이 많다는것을 최근에 알았어요~ 끈과 손만 있으면 된다는것이 신기했어요~^^

cyrus 2016-10-24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초딩 때 매듭 묶고 풀는 학습의 일환으로 열쇠고리를 만들었어요. 그땐 왜 이걸 만들었을까 불만을 늘어놓으면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매듭 묶고 푸는 행위가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인내력을 키우는 유익한 훈련이예요.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익숙해서 매듭 열쇠고리를 만들었던 저의 추억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

오거서 2016-10-24 18:30   좋아요 0 | URL
보이스카우트 활동에서는 생존을 위해 매듭 짓는 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어릴 때는 그런 배움의 가치를 깨닫지 못했지요. ^^;

지금행복하자 2016-10-24 19:35   좋아요 1 | URL
그래도 저런 체험공간이 있을때 모른척 지나가지 않고 함께 해주는 아이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귀찮게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요즘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귀찮아 하는듯 해서 더 안타까울때가 있어요~ 아이들한테는 하라고 해놓고 어른들은 다른데서 놀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