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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장난 -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ㅣ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이경화 지음 / 대교출판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는 사소한 장난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사춘기 아이들의 가슴속에서 아우성치는 욕망들에 지쳐 뭔가 재미난 일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다 결국 걸려드는 목표물에 자신들의 욕망을 분출해 버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공부 잘하는 혜주가 존경하는 인물이 예수님이고 자신도 예수님과 같은 일생을 살고 싶고 예수님과 꼭 닮은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말하자 그만 혜주의 별명은 미친 예수가 되어 버린다. 그런 혜주를 놀리고 소외시키는 근본 대상은 바로 여자 친구 은영이다. 그런 은영에게 맘을 둔 강민이는 혜주를 앞장서서 놀리고 그런 강민이란 친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준서는 그의 꼭두각시 노릇을 한다.
옛말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더란 말이 있다. 혜주에게 정말 미운 대상은 준서가 아니었을 것이다. 몸집이 작고 왜소한 준서가 단지 덩치 큰 강민이란 친구를 얻기 위해 몸부림치는 불쌍한 꼬붕 새끼로 보였을 것이다. 혜주의 행동과 말이 좋게 보이면서도 마음과 행동이 따로 움직이는 준서는 정말 가엾다. 결국 자신이 혜주와 입장이 바뀌어 모든 반 아이들의 놀림이 되는 것도 사필규정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결코 강한 자 이지 못한 강민이는 비겁자이다. 자신이 겪었던 추한 모습을 상대방 아이들에게 똑 같이 겪게 하고 왕따를 시키는 가해자의 대장이다. 힘만 세면 최고라 생각하고 자신보다 강한 자에겐 절대 덤비지 못하는 못난 놈이다. 아이들이 정말 자신을 좋아해서 따르는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겠지, 자신을 두려워하기에, 자신들이 왕따가 될까 봐 두려워하기에 강민이를 따르는 것뿐임을 그 자신도 분명 알 것이다. 왜 자기 자식을 그렇게도 모르는 지 강민이 엄마의 행동은 정말 강민이를 그렇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 하다.
사춘기 아이들이 얼마나,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을까? 갈수록 심해지는, 결코 장난이 라 할 수 없는 아이들의 지나친 행동들 때문에 준서의 마음이 어떻게 무너져가는 지 그 아이들은 당해보지 않고 알 수 있을까.....
혜주의 용기 있는 부르짖음에 준서의 마음 속 올가미가 한층 풀려나고 그런 혜주에게 마음껏 응원을 하게 된다.
과연 진정한 용기란 무엇일까? 적절한 때 자신의 소신 있는 생각과 의지를 지킬 수 있는 게 아닐까? 성원이와 준서처럼 마음 속 소리에 자신 있게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닐 것이다.
왕따에서 벗어나는 길은 왕따가 바뀌는 것뿐임에도 이제 뒤늦게 용기 내어 싫다고 거절하는 준서에게 정말 힘껏 박수를 쳐 주었다. 산목숨이면 살아! 라고 자신에게 쓴 편지답게 준서는 멋지게 강민이를 대적했다. 자신을 거스른 성원이를 왕따로 지목하고 또 다시 꼬붕이 노릇을 하라는 강민이에게 멋지게 승리한다. 정말 용기있는 행동을 한 멋진 준서에게 힘껏, 정말 있는 힘껏 박수를 쳐 주었다.
미 프로 레슬러들의 과격한 경기와 그들이 내뱉는 험한 말처럼 아이들이 바름에서 일탈되어 갈까봐 무섭기만 하다. 어떻게든 과도한 반칙으로 승리를 거두는 결과와 정직하게 원칙대로 살아가는 삶의 결과가 비록 차이가 있을지라도 과정이 중요한 것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게임과 매스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있어 그런 사회 속 물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고 살았으면 한다. 아룰러 우리들의 아이들이 따돌림 받는 혜주나 준서에게 손 내밀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아이들로 커나가길 정말 바라게 된다. 한편의 이야기이지만 정말 실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며 마치 내 생활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글을 쓴 작가의 능력에 놀랄 뿐이다.
아이들에게, 특히나 사춘기 아이들에게 단순한 따돌림이라도 그 영향은 그 영혼을 상처 나게 한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왕따가 되는 상대방이 바로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절대 잊지 말았으면 한다. 한창 때의 마음 속 욕망과 여러 복합적 열정을 다른 곳으로 표출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누구나 겪게 되는 청소년 사춘기를 현명하고 지혜롭게 지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