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랑은 온갖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지만 우리는 가끔 아무 말도 안 한다. 말 없이 딴짓을 할 때도 있고 말 없이 서로를 볼 때도 있다. 불안하지 않은 침묵이 우리 사이에 자연스레 드나들기까지 그간 많은 언어가 필요했다. 언어가 잘 만나졌던 순간들이 겹겹이 쌓여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말을 하지 않을 용기를, 어느 순간 아무 말 안 하고도 우리는 너무 괜찮을 수 있다. 가끔 사랑은 그런 침묵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기도 한다.
56. 고요의 에너지 2018.06.12 - P2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앱을 시작하기 전에 읽었던 책들도 읽은 책으로 올려두시나요..? 아니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21-04-26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시작할 때는 부지런히 예전 읽은 책들 표시 하다가 다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지나간대로 두고요, 그러다가 북플에 누가 책 올렸는데 예전 읽은 책이면 표시하기도 하고 그래요.

이월 2021-04-26 01:58   좋아요 0 | URL
음.. 저도 누군가가 올린 책 중에 읽은 책들을 가끔 보는데.. 시기는 너무 오래 됐지만 눈에 띄면 표시는 해야겠네요😇

syo 2021-04-26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었어요‘ 표시는 포기했어요. 그냥 예전에 읽은 책 다시 읽게 되면 페이퍼 작성할 때 재독, 삼독 표시하고 일독했던 날을 기록하고 말지요.

이월 2021-04-26 13:48   좋아요 0 | URL
오.. 그러시군요😯 저는 분명 읽었는데 내용이 기억 잘 안 나서 읽었다고 해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되는 책들이 여러 권 있어서.. 저도 그냥 다시 읽게 될 때 읽은 걸로 표시해야겠네요😅
 

사랑은 어쩌면 그 사람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려고 애쓰는 것, 걔가 되어 살아보는 상상을 끝없이 해보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가 살아온 우주를 조금 공유하는 동안 나는 겨우 넓어지고 깊어졌다. 지금까지 뭘 몰랐는지 알게 됐다. 뭘 더 알고 싶은지도 알게 됐다.
31. 편지의 주어 2018.04.15 - P153

한 친구는 내게 말했다. 망설이는 자들의 용기도 있는 것이라고. 주저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도 있는 것이라고. 자기 목숨을 조심하고 아끼는 사람이 살아남아 해야 할 일이 또 있는 것이라고.
45. 겁많은 우리들 2018.05.23 - P2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언제 좋아한다고 말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며 점잖게 커피를 홀짝 홀짝 마셨다. 커피만으로도 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5. 점잖은 사이 2018.02.16 - P26

뭔가를 사랑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작은 가능성에도 성실해진다.
9. 외박(上) 2018.02.22 - P38

왜 좋아하는 사람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면 조금 슬퍼지는 걸까. 과거로 가서 걔를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과거도 감히 사랑하고 싶어진다. 시간 앞에서는 누구나 무방비 상태니까, 성장은 대부분 타의로 이루어지니까. 누구에게나 있을 유년기가 아득하게 느껴졌다.
10. 외박(下) 2018.02.23 - P42

영화관에서 나와 이대에서 망원동까지 한 시간을 걸으며 나는 사랑하는 애를 생각했다. 너를 좋아하기까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필요했는지. 너를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이야기가 더 필요할지. 널 알아보려고 내가 그동안 이런 것들을 보고 듣고 읽어온 것만 같다고 섣불리 믿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참고자료가 모자란지 모른다고 한숨을 쉬었다.
24. 생소한 아름다움 2018.04.02 - P1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녁이 쉽게 오는 사람에게 문학동네 시인선 105
이사라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운문과 친해지기 어려워 하는 내게 어떤 분이 추천해준 책이다. 시집 한 권 읽는다고 내가 갑자기 운문에 완벽하게 익숙해질 거란 생각은 안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줄곧 소설이나 산문만 읽어 산문과 친해진 내게, 시가 생소하고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니.

초등학생 때는 시도 곧잘 외워 선생님께 칭찬도 자주 들었고 중학생 때는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를 읽으면서 감탄도, 감동도 하고 그랬건만, 고등학생 때는 학교에서 배운 한시를 비롯한 시들에 낱말 하나하나 동그라미 치고 돼지꼬리를 붙여 선생님이 설명해주는 낱말의 의미를 달달 외우기만 하고 시의 재미는 몰랐다. 나와 운문은 중학생 때 이후 거리를 두고 살았던 것이다.

이 시집을 읽을 때도 이따금씩 ‘이 시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혹읃 특정 단어에 있지도 않은 밑줄을 머릿속에서 긋고는 ‘이 시에서 쓰인 단어는 어떤 의미일까‘ 하는 내 머릿속 사고방식이 꼭 수험생에 그것 같아 우스웠고, 시에 적응하려면 아직 멀었구나 싶었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지금껏 내가 읽어온 산문들이 대개 이해를 요하는, 그러니까 머리 뚜껑을 열어 집어넣는 것이라면, 시는 이해가 아니라 느끼는, 비가 내려 흙에 스며들듯이 가슴에 스며드는 문학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내 마음이 너무 단단해서 스며들기 어려웠던 것은 아닐는지.

시인의 세계에서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은 나의 세계의 그것과는 매커니즘이 다른 것 같기도 했다. 시를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걸, 이런 단어와 표현으로 풀어냈을까 여러 번 감탄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인의 언어는 나의 감정이 마음을 마구 휘저으며 앞으로 나아깄다. 분명 악보는 없건만 소리내어 읽다보면 리듬이 생겼다. ‘이걸 운율이라고 했지‘ 새삼 기억이 되살아나기도 하고. 이래서 시를 읽나 싶었다. 참 매력적인 것임은 틀림없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사람의 부재’에 슬퍼하고 그리워 한다. 첫 번째 장을 다 읽었을 때쯤 이 시인이 누구일까 궁금해져 검색을 해보기도 했는데, 한 블로그에서 시인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아버지를 보면서 이 시집에 있는 몇 편의 시들을 썼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사랑하는 가족의 부재, 그것이 시인에게 이토록 마음 아픈 그리움을 노래하게 만들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두 번째 장을 읽을 때부터는 부재와 그리움을 담아낸 시를 읽을 때 더 가슴이 저려왔다.

다 읽고난 후, 앞으로도 시와 친해지기 위해 꾸준히 시를 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 마음에 스며들지 못한 시인의 언어가 많은 것 같아 속상했다. 시와 더 친해지고 난 후에 다시 이 시집을 읽으면 더 많은 시인의 언어가 내 마음에 스며들게 되려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월 2021-04-24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트에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글을 자주 수정합니다. 처음 읽고 나중에 읽었을 때 글이 바뀌어 있다면, 제가 여기에 쓰고 난 후에 노트로 옮기는 과정에서 수정을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