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성이 뭐 어때서. 세상에 삶만큼 죽음만큼 상투적인 게 또 어디 있다고. 그 ‘반복‘의 무게에 머리 숙이는 게 결국 예의 아니던가. - P231

그런 일은 ‘그냥‘ 일어난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저 내 차례가 된 것 뿐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그 앞에서 매번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을까? 마치 살면서 이별이라고는 전혀 겪어본 적 없는 사람들처럼. - P250

그리고 이제 나는 헌수도 없고, 엄마도 없고, ‘다음 단계‘를 꿈꾸던 젊은 나도 없는 이 방에서 ‘너한테 배웠어, 정말 많이, 정말 많이 배웠어‘란 가사의 노래를 듣는다. 보다 정확히는 네가 아니라 너의 부재로부터 무언가 배웠다고. 그런데 여전히 그게 뭔지 모르겠어서 지금은 그저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내 쪽에서 먼저 원곡 위에 ‘안녕‘이란 한국어를 덧씌워 부른다고. 우리 삶에는 그렇게 틀린 방식으로 맞을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고 아마 나는 그걸 네게서 배운 것 같다고.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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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에서 올라와 오랫동안, 대학을 졸업하면, 서른이 되면, 경력이 차면, 듬직한 안정으로 나아가리라 믿었지만 이상하게 삶은 매번 흔들렸다. 마치우는 사람의 어깨처럼.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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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것은 좋기도 해야 한다. 잠시 불편할 수 있으나 옳은 것이 희망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정은 부드럽고 친절해야 한다. 마음에 다가오는 희망이 그려질 때 비로소 행동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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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약한 남성 중 일부는 소수자, 장애인, 여성을 혐오하고 공격하며 지낸다. 당한 대로 갚아줄 대상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혐오가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에 대한혐오로 전환된다. 안티, 혐오, 저주의 심리 상태에서 불행하게 살게 된다. 약한 남성의 병리적 적응은 피해자에서 생존자나 극복자로가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약한 남성의 병리적 경로 중 하나가 극우가 되는 것이다. 약한 남성이라고 여성에게 비난받았던 모멸적 경험, 여성의 PC 문화에 대한 반감이 우익 심리의 도식을 수용하는 입구가 된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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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 엄만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는데, 이야기는커녕 내색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내가 직접본 것도 아닌데,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 다녔다는 여자애가 열일곱 살 먹은 언니가 어른인 줄 알고 그 소맷자락에,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고 그 팔에 매달려 걸었다는 열세 살 아이가.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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