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자 어디 갔을까?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2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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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보고 있는 것일까?

 

내 모자 어디 갔을까?

존 클라센의 그림책을 연거푸 보고 있다.

주인공들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눈길의 방향이 애매하다.

표지 그림에 곰이 바라보고 있는 시선의 방향이 정면도 아니고 앞도 뒤도 아니고 위로 향하는 듯한데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감을 잡기 어렵다.

곰이 자기 모자를 찾고 있다.

뻣뻣한 자세로 정말 모자를 찾고 있는지 뭔가를 찾고 있나?

혹시 내 모자 못 봤니? 라고 묻는데 서로 보지 않는다.

곰도 여우도 얼굴조차도 보고 있지 않다.

오른편에 대사가 있으니 둘의 대화라고 짐작해야겠지만 그림만 봐서는 그냥 곰 한 마리 서 있고 여우 한마디 앉아 있다.

곰이 덩치가 커서 눈의 높이가 위에 있고 여우는 아래에 있다.

그런데 그래도 여우는 시선이 아래로 향하면서 은근 나를 보고 있다는 감이 온다.

여우가 책을 보고 있는 내게 무슨 말을 하나?

다음으로 넘어가면 더하다. 곰과 개구리는 같은 화면 안에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대사는 같다.

. . . 고마워어쨌든과 고마워가 만나니 참 성의없는 고마워다.

이러나저러나 그냥 고맙다? 쉽게 말하는 영혼없는 멘트가 이거다.

그리고 토끼를 만났다. 빨간 모자를 쓴. 그리고 그 토끼의 대사는 빨간색으로 이렇다

 

. 왜 나한테 물어보니? 난 본적 없어. 어디서도 모자를 본 적 없어.

내가 모자를 훔쳤겠니? 나한테 더 이상 물어보지 마.”

 

질색팔색을 하면서 잡아뗀다. ..찔리는 구석이 있는 듯하다. 물론 여전히 애네들 눈 마주치지 않고 있다.

곰은 항상 그 자세로. 토끼는 뭔가 나한테 너 조용히 있어. 암말도 하지마라는 눈빛이다

은근 압박감을 잔뜩 넣은 눈빛이다. 밀린다

그리고 곰은 여전히 모자를 찾으러 다닌다. 눈은 맞추지 않는다.

바위를 오르려는 거북을 올려주면서.

그랬더니 거북이 말한다. ‘그래, 고마워.’ 이때는 어쨌든이라는 단어가 빠졌다.

진짜 고마워.

여기저기 모자를 찾으러 다니다가 지쳤을까? 곰은 누워 조용히 모자를 떠올린다.

그렇게 찾고 다니면서 모자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던 곰.

사슴이 다가와 모자의 모양새를 묻는다.

이때 그들은 특히 사슴은 곰과 바로 시선을 맞춘다.

그리고 곰은 깨닫는다. 아까 토끼가 쓰고 있던 게 자기 모자란걸.

한 걸음에 곰은 뛰어 간다. 육중해보이는 곰이 덩덩 뛰어 간다. 전진

뒤에서는 동물들이 줄지어 서서 곰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리고 너지! 네가 내 모자 훔쳤지?“

너가 가져갔지? 와 내 모자 훔쳤지의 차이점. 후자가 의도가 몽글몽글하다는.

뛰어가는 곰의 입모양새가 왠지 웃는다.

모자를 찾았다는 입인가?

토끼는 살짝 올려다 보고 곰은 슬쩍 내려다 본다.

그리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멍한 시선으로 빨간 모자를 쓰고 앉아있다.

사랑하는 내 모자.

토끼는 어디로 갔을까? 토끼가 있던 근처에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곰의 엉덩이에 깔려있다.

설마 곰이 깔고 앉았을까?

그렇게 엉덩이로 앉았는 곰에게 다람쥐가 묻는다.

등 돌리고 앉아 있는 곰에게 묻는다.

저기 혹시 모자 쓴 토끼 못 봤니?‘

응 왜 나한테 물어보니? 난 본 적 없어

어디서도 토끼를 본적 없어. 내가 토끼를 잡아먹었겠니? 나한테 더 이상 물어보지 마.“

 

그리고 표정이 여전히 읽혀지지 않는 무표정에 가까운 곰의 얼굴이 보인다.

 

서로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고 할수 있을까?

시선방향이 허공에 머물고 있을때가 많다. 곰이나 특히나 눈에 띈다. 체격이 커서 곰의 시선이 책을 보고 있는 내게 가장 높이가 맞아서인지 눈에 띈다. 이런거 보고 멍때린다고 하는데..

곰이 토끼를 잡아 먹었을거라고 추측한다. 토끼가 모자를 보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했을때와 곰이 토끼를 보지 못했다고 했을 때 대사가 같다.

물론 토끼가 머물던 곳에 나무들이 부러져 있고 같은 공간에 있던 토끼가 보이지 않기에..

곰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토끼를 잡아먹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모자를 훔쳐가서 잡아먹었을까? 어떤 행동에 대한 곰이 잡아먹었을까? 곰도 토끼처럼 거짓말을 했으니 도둑질에대한 행동일까? 그렇다면 곰이 자기 모자를 이리저리 찾아 다니는 것에 대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자신의 것이라 생각되는 물건에 대한 소유욕도 이야기할수 있겠다. 좀 식상하지만..

소통이 되지 않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인가? 시선이 마주치지 않고 이야기를 하고..

..복잡해. 처음 보았을 때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 부분

토끼가 있던 자리에 곰이 앉은 자세로 모자를 쓰고 있는 부분,..토끼는 어디로 갔지? 에 설마 라는 생각을 하면서 뒷장을 넘겼을 때 토끼와 똑 같은 대사로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그대로 말하고 있는 곰이라니..잡아먹었을까? 설마..그림책인데 곰이 토끼를 잡아먹기야 했겠어. 저 나무들은 밝혔지만 토끼는 재빠르게 다른 곳으로 도망갔을거야. 라는. 믿음?

이게 믿음일까? 무엇에 대한 믿음일까? 어린이책이니 섬뜩한 결말을 만들지 않았을거라는 결말을 배반하니까 즐거운가? 물론 그것이 즐겁다. 하지만 왜 즐겁지?

내가 배신당하고 금지된것들에 대해 한발작 전진하면서 그냥 쉽게 해버리니까..

그게 시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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