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래스팅 - 완결 이모탈 시리즈 6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항상 시리즈의 마지막 권을 대할 때는 과연 어떻게 결말을 맺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책 속 등장인물들을 다시는 만나지 못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게 된다. “앨리슨 노엘”의 이모탈(Immortal) 시리즈의 마지막 권인 <에버래스팅(원제 Everlasting/북폴리오/2011년 12월)>을 받아 들었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 두 주인공인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이 어떻게 결말을 맺을까 하는 궁금증에 빨리 책을 읽고 싶다가도 이제 이 책을 끝으로 그들을 만날 수 없겠구나 하는 아쉬움에 쉬이 책장을 열어 읽지 못하고 말았다. 책읽기를 미룬다고 그런 아쉬움이 없어지지 않는 법, 결국 책을 집어 들어 읽기 시작했고, 그 어느 시리즈보다 더 몰입되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눈 길 돌릴 새 없이 단숨에 읽고야 말았다.

 

지난 5권인 <나이트스타>에서 적으로 돌아선 헤이븐과의 갈등, 데이먼의 감춰진 비밀이 들어나면서 혼란스러움에 데이먼과 주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에버의 심리,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의문의 인물 등 전권 들 보다도 얇은 분량 임에도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는, 마치 결말을 위해 이야기들을 응축시켜 놓은 그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역시나 이번 6권인 <에버래스팅>에서 응축된 5권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펼쳐지면서 그동안의 모든 의문과 갈등이 풀리게 된다. 에버는 과거의 여행을 통하여 그동안 자신들과 관계한 모든 사람들, 즉 드리나. 주드, 로만, 헤이븐 등과의 인연이 아주 오래된 인연의 업(業)에서 비롯되었으며, 과거의 생(生)과 인연이 계속 반복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즉 자신의 전생이었던 “아델리나”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에 빠졌던 “알릭”이 데이먼으로 태어나면서 불사의 약인 “엘릭서”를 만들면서 모든 인연이 다시 시작되고야 만 것이다. 에버는 육체가 죽어도 영혼은 결코 죽지 않는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불사자들은 육체는 불멸일지라 하더라도 대신 영혼이 죽어버린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불사자들의 감옥인 “새도우 랜드”로 가서 모든 불사자들을 풀어주고 데이먼에게 저주를 걸었던 “로만”에게서 해독제 제조법을 듣게 된다. 그러나 에버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얽히고 설킨 모든 인연을 원점으로 돌려 놓기 위한 여행에 나선다. 그녀는 영혼이 함께 하는 유한한 삶을 위해 “생명의 나무” 열매를 “엘릭서”와 바꾸기 위해 여행길에 나선다. 어쩌면 불멸을 포기할 수 도 있는 그런 위험한 여행 말이다. 이 여행은 오직 에버 만이 할 수 있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바로 잡고, 자신들의 빚을 갚기 위해, 모든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한 여행이 그렇게 시작된다. 과연 에버의 마지막 여행은 어떻게 결말이 날까? 여러 생을 거듭한 불사자들의 여행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이로서 지난 2011년 8월 시리즈 1권인 <에버 모어>로 만난 이래 - 이 책의 출간이 2009년 12월인데 너무 늦게 만난 셈이다 - 불사자들의 모험과 사랑은 5개월 만에 그 끝을 만나게 되었다. <에버 모어> 감상에서 밝힌 것처럼 로맨스 판타지, 즐겨 읽지 않는 장르임에도 이 책은 매권마다 새로운 인물들과 비밀들이 등장하고 적들과 대적하고 비밀들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 전개가 흥미와 재미를 배가시켜 다음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지 궁금해서 다음권을 찾게 되는 참 재미있던 시리즈였다. 특히 기존 로맨스 판타지가 흡혈귀나 늑대인간처럼 서구 신화와 전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반해, 2권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각종 설정들인 “오라(Aura)"와 “차크라(Chaktra)", 서양 낙원과 지옥과는 사못 다른 개념의 “서머랜드”와 “섀도우 랜드”, 그리고 결말에서 중요한 설정인 “업(業, Karma)"과 인연(因緣)등의 설정이 인도 신화에 기원을 두고 있어서 다른 로맨스 판타지와는 차별화된 이색적인 신비로움과 함께 철학적인 깊이를 선보이고 있는 점을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그동안 주인공 에버가 불멸의 사랑인 데이먼이 곁에 있음에도 그 사랑을 의심하고 다른 상대에게 쉽게 흔들려 버리는 우유부단함을 보여 다소 짜증이 나기도 했는데, 마지막 6권을 다 읽고 나니 그런 장면들도 작가가 즉흥적으로 들려준 것이 아니라 전체 이야기 얼개와 결말을 치밀하게 설계해 놓고 한 권 한 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인물들의 성격과 삶을 그려낸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무한의 삶이 아닌 인간으로서 유한의 삶을 택한 에버와 데이먼의 선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생을 거듭하면서 갈수록 굵어져 가는 인연의 사슬에 얽매였던 둘은 모든 업과 인연의 질긴 고리를 끊어내 기 위해 모든 갈등과 분노를 놓아버리고 결국 “사랑”을 택하게 된다. 비록 그 때문에 불멸의 삶은 없어졌지만 오히려 더 홀가분해졌을, 어쩌면 둘은 “사랑”을 통해서 일종의 “해탈(解脫)”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라면 너무 과한 해석일까?

 

어쩌면 이렇게 철학적인 의미를 찾지 않아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서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6권에 이르는 “이모탈” 시리즈를 다 읽고 나니 어느새 로맨스 판타지 소설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옅어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앞으로 만나게 될 로맨스 판타지들은 “이모탈 시리즈”와 비교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 시리즈, 드라마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영상으로 만나게 될 에버와 데이먼은 어떤 모습일지, 또한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을 영상으로는 어떻게 풀어냈을지 절로 궁금해진다. 소설로는 아쉽게도 이번 6권으로 끝나지만 드라마로 이어질 “이모탈”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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