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버텨라 - 1년을 버티면 갈 길이 보인다
허병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이제 입사한지 6개월이 채 안 되는 생산팀 신입사원이 그만 두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생산 현장 근로자를 관리하는 일이다 보니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기능 사원들을 관리하는 데 애를 먹었고, 업무가 밤늦게까지 이어지다 보니 자신의 개인생활을 포기하다시피 한 것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즉 자신이 대학시절 꿈꿨던 여유롭고 편안한 직장생활에 대한 환상이 고된 업무와 인간관계로 여지없이 깨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라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다행히 그 친구에 대한 평판이 좋았던 지라 주위 동료, 선배 사원들이 나서서 만류를 했고, 나또한 타부서 사원이지만 OJT 교육 때 그 친구의 적극적인 태도가 마음이 들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직원이라 그의 동기를 통해서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좀 더 적응해보도록 노력하고 지금 당장 그만둘 것이 아니라 전직(轉職)할 직장을 알아보는 등 준비를 한 후에 그만 두라고 간접적으로 충고를 해주었다. 이런 주변 사람들의 충고가 주효했는지 다행히 그 사원은 흔들리던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출근을 하고 있는데, 경험상 한번 흔들린 마음은 언제든지 다시 흔들리게 되기 마련이어서 과연 그 친구가 얼마나 더 우리 회사에 다니게 될 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사원에게 충고했던 “성급함”, 즉 어느 정도 기간을 더 다녀야 성급함이 아닌 적절한 기간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될 만한 책을 최근에 읽게 되었다. 바로 제목 자체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는 <1년만 버텨라; 1년을 버티면 갈 길이 보인다(허병민 저/위즈덤 하우스/2010년 12월)>이 바로 그 책이다.   

 작가는 국내 유수의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었던 자신의 경험과 팀장이 자신에게 충고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1년”이라는 기간이 개인이 직장 생활 자체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이며,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한다면 회사 아닌 그 어디를 가더라도 얼마 버티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어떤 곳에서 일하더라도 그곳은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곳 일 테고, 사람이 움직이는 곳이라면 거기에서 요구하는 자격조건은 어느 곳이든 큰 차이가 없을 텐데 그것을 판단할 기준이 되는 기간이 바로 1년이기 때문이며, 1년을 버틴다는 것, 그것은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초적인 요건들을 갖추고 있는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간으로써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길게 본다면 능력 자산이 아닌 ‘인내심’, ‘성실성’, ‘인간성’ 등의 '신뢰자산’이 훨씬 큰 비중을 차치하고 있으며 이 신뢰자산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무엇으로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강점이기 때문에 남과의 싸움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그 본질인 이러한 신뢰자산을 키우도록 우리가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해보라고 충고한다.  

여기서 말하는 “1년”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내가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시절에 내가 모시던 팀장은 나에게 “3년”을 강조했었다. 6개월이 넘도록 업무에 잘 적응을 못해서 능력이 없나 하고 좌절에 빠졌던 나에게 팀장은 신입사원이 회사에서 완전히 적응하고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통상적으로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3년”은 회사에서 나에게 투자하는 기간으로 여기고 있으니 너무 성급하게 좌절하거나 시행착오를 겁내지 말고 자기계발에 집중하고 회사에 적응하는데 힘을 쓰라는 충고였고, 덕분에 나도 흔들리던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물론 입사시점이 IMF 이전이었고 경영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면서 인재 육성을 위한 장기간의 투자보다는 단 시간 육성을 강조하는 상황으로 변해 “3년”이라는 기간이 이제는 의미가 없어졌지만, 작가가 말하는 “1년”이라는 기간이 내 팀장이 충고했던 “3년”과 기간이 다를 뿐 회사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고 신뢰자산을 키우는 기간으로서는 같은 의미였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1년”에 대한 충고가 앞서 말한 신입사원이나 이제 갖 새로운 직장에 둥지를 튼 경력사원들에 해당되는 충고라면 “PART2"부터는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는 회사원들이 염두에 둘만한 그런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선 “잘나가고 싶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써라”라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작가는 회사에서 정말로 잘나가고 싶다면 자신을 보다 절실하게 만드는 실패 공식들을 만들어봐야 하며, 절실한 목표가 있다면 그에 맞는 절실한 방법들을 강구해야 하는데, 실패만큼 그 절실함을 잘 드러내는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 또한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우여곡절을 적지 않게 겪으면서 성공 시나리오보다는 실패 시나리오를 훨씬 더 많이 써내려왔지만 그런 실패 리스트를 통해서 그 안에 숨겨진 오류를 발견해내고, 그것을 조심스럽게 지워내고 바로잡는 작업을 병행해올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직장생활에서 가져야 하고, 가질 수 밖에 없는 절실함을 자연스럽게 내면에 간직하게 되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성공으로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이러한 절실함은 '이것이 아니면 절대로 안된다'는 자기와의 약속이며,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어 이판사판 가리지 않는 배수진의 상황,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리는 생에 대한 강한 집착과 더불어, 평상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긴장감과 위기의식으로 살아남기 위한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좀 더 절실한 마음으로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신중하고 냉정하게 찾아내기 위해서 실패리스트를 작성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기회비용을 수반하는 직접적인 경험보다는 대안으로써 유비무환의 마음으로 실패 리스트를 구체적이고 철저하게 작성해볼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패 리스트 작성은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전략 수립에도 종종 적용되는 방법인데,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가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몇 년전 담당 컨설턴트가 경영 전략에 성공 전략과 함께 “청산(淸算) 전략”도 반드시 담아야 한다고 했던 충고가 기억이 난다. 물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전략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중국 진출이 결코 만만치가 않아서 진출하는 회사 열에 아홉은 망해 나오기가 일수인지라 경영 여건상 부득이하게 청산하고 나올 경우도 미리 대비해두어야 한다는, 실패를 미리 대비해두면 그만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인것이다. 회사의 중국 진출은 여건이 변화하면서 그 진출 시점이 계속 연기되었지만 그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컨설턴트의 충고대로 실패 전략도 계속 염두에 두고 추진 중에 있다. 

작가는 또한 “2인자”가 되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CEO"는 목표이지 목적이 아니며, 우리의 목적은 바로 1인자여야 한다고 말하는 작가는 진짜 1인자는 우리 눈앞에 지금 떡하니 버티고 서있는 사람, 즉 사수, 팀장, 1년 위의 선배, 자기보다 더 잘 가는 입사 동기, 자기보다 더 인정받고 있는 후배 등 이들 모두가 1인자라고 잘라 말한다. 이렇게 1인자를 정의한다면 조금이라도 배울 게 있는 사람이라면 나에게 1인자이며, 일을 하는 스타일이나 방식에서 우리가 뭔가 느끼고 배울 수 있다면 누가 되었든 나에게 있어 1인자라는 것이다. 2인자는 최고가 아니기 때문에 최선을, 그것도 그냥 무작정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과감히 버린 채 최선을 다해야 하며, 허세를 부릴 여유가 있으면 그 시간에 자신의 현재 실력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는데 투자해야 한다고 따끔히 충고한다. 그리고 오로지 배우고 또 배워 좀 더 높은 경지에 오르고 싶다면 1인자들을 사랑해야 하며, 그들과 사랑에 빠지는 게 힘들다면 최소한 그들을 좋아하려고 노력이라도 하라고 충고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1인자가 되려면 2인자부터 되라'고 말하는데 작가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1인자가 되든 안되든 먼저 2인자가 될 것을 권한다. 1인자가 설사 되지 못한다 해도 2인자의 마음을 갖고 계속 걸어가고, 또한 설사 자신이 누구라도 의심할 수 없는 1인자라 하더라도 2인자의 자세로 살아간다면 1인자라는 위치에서 내려올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으니 이제 좀 쉬면서 '1인자가 진정한 1인자'라는 타이틀을 누려도 될 법한데 그들은 다시 '1인자는 2인자'라는, 새로워 보이지만 사실 그 기본은 똑같은 명제를 머릿속에 새겨 넣음으로써 흐트러질 수 있는 마음을 다 잡는다며, 진정한 1인자가 되고 싶다면 자세를 낮춰 1인자들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공부하는 등 2인자의 방식에 철저히 익숙해지고 길들여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 외에도 회사에 대해 불평불만만 많은 직장인 - 주로 술자리에서 하게 되는 “뒷담화”가 대표적이라 하겠다. 나 또한 술자리에서 열변에 가까운 “뒷담화”를 하고 있으니 바로 “나”에게 하는 충고일 수 있겠다 -에게는 남을 비판하고, 회사에 대해 투덜대고 불평할 수 있으려면 우선 나 자신부터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경험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라고 충고하고 상사에게 깨지는 것이 두려워 의기소침한 사람에게는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통해 깨질 확률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 그래서 거기에서 나오는 해답을 바탕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일을 한다'의 의미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작가 스스로도 직장인이라면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라고 인정하고 있는 이런 이야기들의 결론, 즉 작가가 말하는 직장 생활을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기본으로 돌아가라"이며 여기에다 한마디만 더 얹는다면 "깨진 유리창 법칙을 명심하라"고 말하고 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작고 사소한 것들을 무시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것이 하나둘 모여 자신에게 큰 화로 돌아올 수 도 있다는 말로 첫째도 기본, 둘째도 기본, 셋째도 기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결론 맺는다.  

현재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작가의 충고들 때문에 가슴이 뜨끔 뜨끔거리는 그런 느낌을 여러 번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나 또한 여러 번 직장을 전직했던 경험이 있었고, 이제 중견사원인 팀장의 위치에 오른 지 몇 해가 되다 보니 모든 것이 새롭고 의욕이 앞섰던 신입사원 시절과 비교해보면 이제는 “변화”가 아닌 “안주(安住)”하려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해왔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한번쯤 내 직장생활을 돌이켜 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던 나에게는 참 적절한 타이밍의 좋은 “조언”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래서 앞에서 이야기했던 생산팀 신입사원과 그와 동기인 우리팀 신입사원에게 일독(一讀)을 권해볼 생각이다. 물론 이런 “자기계발서적”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만한 구구절절이 옳은 말만 담고 있어 독자가 얼마나 그 책 내용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변화와 발전에 활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두 친구에게 이 책이 정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읽기 싫은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적에 지나지 않을지는 장담을 할 수 가 없을 것이다. 다만 내 느낀 바와 함께 십 수년 동안의 내 직장생활 경험을 같이 들려줄 생각이다. 그래서 흔들리기 쉬운 신입사원 시절, 자신들만의 중심을 바로 세울 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주길 바래본다. 

끝으로 책 내용 중에서 성급하게 직장을 옮기려는 사람들이나 입사한지 불과 몇 년도 안되었는데 벌써부터 전문가인양 우쭐해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충고인 글로벌 전략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의 국내 지사 김연희 대표 이야기를 옮겨 본다. 참고로 김연희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사 중 최초로 한국 출신 여성 파트너, 업계 최초의 여성 디렉터, 베인앤컴퍼니 역사상 최초로 여성으로서는 아시아 지역 대표가 되어 화제가 되기도 한 인물로 '자기 일을 사랑해야 한다, 인기 없는 사람이 되기를 두려워마라, 독해져야 한다, 책상머리보다는 현장을 늘 가까이 해야 한다'는 원칙들을 세워 스스로 지켜나가고 있는 “독한” 전문가라고 한다.  

"특정분야에서 전문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로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사 후 10년 동안은 자기가 지닌 지식과 경험을 소비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전문 지식과 경험이라는 자산을 축적해나가야 합니다. 경쟁사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다고 입사 2~3년 만에 직장을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10년은 자기를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으면 해요"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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