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광장에 모이다
송인혁.이유진 지음 / 아이앤유(inu)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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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온라인에서 만난다.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주고받는 게시글과 댓글들,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와 미니홈피 방문객들과의 인사, 하루에도 수십통 주고 받는 이메일, 메신저, 문자 메시지들,  때로는 온라인을 벗어나 “번개모임”의 형태로 오프라인 모임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업무에서도 이젠 직접 서류를 들고 상사에게 결재를 받거나, 회의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하는 오프라인 형식의 회의보다 전자결재, 사내 메신저, 그룹웨어, 화상회의 등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 업무 진행이 일상화되었다. 초창기 웹브라우저였던 “모자이크”로 인터넷을 접속했던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이제는 하루가 네트워크로 시작해서 네트워크로 끝나는,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와 정보를 나누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송인혁 등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공동 저술한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아이앤유, 2010년 1월)“는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인터넷 혁명에 관하여 놀랍고도 신기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책 머리글에서 인터넷은 소통과 개방, 참여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상호 연결의 시대(Inter-connected Age)을  열었고,  이제는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도 더 빠르게,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는 혁명의 시대(Revolutionary Times)를 맞이하였으며,  다행히 이런 혁명의 시대는 더욱 심화된 무한 경쟁의 시대가 아니라. 사랑과 자발성으로 무장한 무한 협력의 시대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이런 혁명과 변화를 가능케 했던 “웹”의 탄생과 발전과정, 과거에는 소수의 방송사나 언론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디어”가 유투브, 블로그, 미니홈피, 트위터 등 수많은 인터넷 및 온라인 프로그램들로 인해 모든 사람들의 것이 되어 버린 “소셜미디어(Social Media)", 델(Dell), 필립스, KT 올레 등 소셜 미디어를 실제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소셜 비즈니스(Social Business), 마지막으로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분야에서 소셜 미디어가 실제로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책에서 풍부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칠레 대지진에서 그 어떤 언론사보다도 발 빠르게 재앙의 현장 소식을 전해 소셜 미디어로서의 그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트위터(twitter)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을 할애하여 주요 트위터 클라이언트 프로그램들과 활용방법들, 실제 사용사례들을 아직 트위터를 활용해보지 못한 나에게 당장 컴퓨터를 켜서 트위터를 사용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웹과 소셜 미디어의 형성과 발전과정에 대한 쉽고 자세한 설명도 인상 깊지만 “소셜 미디어”,“소셜 비즈니스”의 수많은 사례들만 따로 모아 읽어봐도 될 정도로 참 재미있다. 참 재밌는 영상이구나 생각했던, 전 세계 명승지를 돌며 찍은 매트 히딩의 막춤 영상의 탄생배경, 트위터를 통해서 그 어떤 언론보다 먼저 알려진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 “굥만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두산 박용만 회장의 트위터 사용 이야기 - 인터넷 검색해보니 “박용만 아저씨”로 불리우기도 한단다 -, 트위터로 노점 위치를 알려줘 고개들을 찾아오게 하는, 트위터가 어떻게 마케팅으로 활용되는 지를 보여주는 미국 LA Kogi Korean BBQ Taco 트럭, 말도 안되 라면서 모두가 비웃었던 인도의 10달러 노트북 개발 시도에 왜 인도정부가 그렇게까지 집착하는지에 대한 이유, 2009년 6월 이란에서 발생한 시위 도중 민병대의 총에 맞아 숨진 열 일곱 살 소녀의 죽음이 이란 정부의 언론 통제로 자칫 감춰질 뻔 했지만 휴대폰으로 찰영되어 유투브, 페이스 북에 소개되면서 전세계의 이슈가 되면서 결국 부정선거임이 밝혀졌던 이야기 등등 그저 몇몇 사람들이 쓰는 온라인 서비스 중에 하나이겠거니 했던 트위터가 이렇게까지 파급력이 크고 널리 활용된다니 그저 놀랍고 신기하기까지 하다 - 실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겠지만 아직 트위터를 경험해보지 못한 나에게는 마치 신세계의 복음처럼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

 작가는 맺음말에서 인류의 진보를 TEDxSeoul의 오거나이저 류한석씨가 정의한 "간(間)"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IT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모든 각각의 간(차이, 간격)이 점점 좁혀져 마침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소통을 가속하고 있으며, 소통할수록 모두가 더 풍요롭고 여유로워질 수 있는 시대가 우리가 모두 모인 광장에서 펼쳐지고 있고, 이제 모두가 광장에 모인, 모두가 초대된 세상(Everyone's Invited)이 바로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끝 맺고 있다.

 그저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인터넷에 대한 소개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한 책이 이렇게까지 재미있고 인상적일 줄은 전혀 짐작을 하지 못해서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한편으로는 일 년전 구입한 핸드폰의 세부 기능도 아직 다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단문 서비스에 불과한 트위터에 왜 이렇게 열광하지 하고 이해를 하지 못했던 내가 이처럼 엄청난 혁명의 시대에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소외감이나 불안감도 들기도 하였다.  또한 전 세계를 선도하는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언론은 "국익"과 "사회이익" - 사실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 을 위해 통제해야만 하는 대상이며,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소통의 장인 “아고라”와 각종 커뮤니티들을 "법치"라는 명목 하에 법률의 잣대로 제한하려는, 시대를 거꾸로 가는 시도가 정치권력에 의해 공공연히 행해지는 작금의 현실이 서글프기까지도 했다.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혁명이 바로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지금의 현실을 아직도 시대의 조류를 거스르려 하는 그들이 어서 빨리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혁명은 사회가 기술을 채택할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새로운 행동을 채택할 때 일어나는 법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중은 이미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고 있다”(클레이 셔키 뉴욕대 교수,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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