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제린
크리스틴 맹건 지음, 이진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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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모로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여자의 심리스릴러라고 하는데,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했는지, 그토록 느끼고 싶었던 서스펜스 스릴을 느낄 수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모로코 항구도시 탕헤르의 이국적이고 낯선 분위기가 조금은 긴장감을 주기도 했지만, 초반에는 자주 책을 내려놓다가 중반부터 속도가 나기 시작하더니 결말에 ‘어? 이게 다인건가? 결국 이거야?‘ 라며 혼잣말을 했다.

내가 그동안 읽어왔던 스릴러 소설들과 다르게 서서히 조여오며 마지막에 터지는 그런 한 방이 없어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묘한 불길한 분위기는 계속되고, 두 여자, 루시와 앨리스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는 번갈아 진행되며 누구 말이 진실인지 의심하는 사이 미스터리한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는데, 나는 이 과정이 이상하게 지루했다.

이야기보다는 두 여자의 심리에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이 소설은 ‘가스라이팅‘ (심리학적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위키백과) 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1938년 공연된 연극 <가스등>에서 유래한 말로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가스라이팅은 부모와 자식, 연인, 친구 등 모든 인간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종의 학대로 이 소설은 가스라이팅이 어떻게 한 인간에게 작용하여 자기 자신조차 의심하게 만들고 파멸시키는지 그 과정을 두 여자의 은밀한 내면 묘사를 통해 보여준다.

조지 클루니 제작, 스칼렛 조핸슨 주연 영화로도 만들어 진다는데, 아마도 스칼렛이 루시를 연기하지 않을까 싶다. 루시든 앨리스든 이 평범하지 않은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지, 실제로 영화 배경도 모로코일지, 무엇보다 이 소설을 시종일관 지배하고 있는 그 기분 나쁜 분위기를 영화는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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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1-18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하던 책인데 이렇게 리뷰로 패스하게 되네요.

coolcat329 2021-01-18 13:06   좋아요 1 | URL
아 다른 분들은 다 후한 점수를 주셔서 제 글 읽고 패스하신다니 괜히 죄송하네요 😥
두 여자의 심리에 집중해서 읽어야할듯 합니다. 저는 다른쪽으로 기대를 많이 한거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