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대표작. 이자벨 위페르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깐느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비롯 남녀 주연상을 받았다.모든 인간 관계에서 사랑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일어날 수밖에 없는 폭력, 특히 남성의 전유물이다시피한 성의 폭력성을 작가 옐리네크만의 언어, 시선으로 가차없이, 무엇보다 여성이 주체가 되어 보여준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여성은 철저히 대상화되고 남자는 그 자체로 기준이 되는 세상에서 여자로서 나를 또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에 다시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에리카를 보며 인간이 자기자신을 극복해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남성의 권력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성의 영역을 여성이 다뤘을 때 세상이 보여주는 싸늘한 시선들에 맞서 일관되게 자신의 글쓰기를 해온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