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기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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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묻혀져 드러나지 않은 진실에 관한 이야기. 그 진실을 파헤쳐가면 갈수록 더 어그러지는 삶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인간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8편의 소설집이다.

 

8작품 모두 미스터리해서 다음 장이 너무 궁금해 중간에 멈출 수 없는데, 반면에 그에 대한 해답은 드러나지 않아 한 편 한 편이 끝나고 나서도 자꾸 앞 장을 뒤적이고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수 없게 만든다. 마치 독자에게 그 답을 미루듯이 얄밉게 뒤로 빠지는 작가.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김 박사는 누구인가>에서는 독자에게 김 박사가 누구인지 직접 써보라고 빈 칸을 마련해 주기까지 한다. 김 박사가 난 누군지 모르겠는데...

다른 작품도 이런식으로 모호하게 끝나 읽고 나서도 내가 제대로 이해는 한건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든다. 인간 삶의 진실한 모습은 누군가의 기록이나 말로는 결코 그 진실에 도달할 수 없음을 작가가 소설 그 자체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한다.

 

이기호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중장편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었고 희비(喜悲)가 공존하는 그의 작품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도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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