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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박근영 지음, 하덕현 사진 / 나무수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고작 11 명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누구나의 삶'이라 할 만큼 오늘날 젊은이들의 삶이 단조롭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개인의 삶의 빛깔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뚜렷하게 대별된다. 다양한 직업군에 속한 11명의 젊은이들의 인터뷰를 묶은 이 책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인 청춘들의 교집합을 탐색해 나간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의 직업은 포토그래퍼, 패션 디자이너, 연극배우, 화가, 영화감독, 인테리어 잡지 에디터, 만화가, 뮤지션, 여행작가, 건축가, 시인이다. 제각기 다른 성장 과정을 겪어왔고, 각자의 분야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아낌없는 열정을 쏟아붓는 모습은 한결같이 닮아 있다. 자유로움과 치열함, 방황과 정착의 사이를 맴도는 격랑의 시기를 보낸 그들은 모두 자신의 꿈을 향해 지금도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성공의 잣대에 들이댄다면, 이들 인터뷰이들은 각각의 분야에서는 비교적 성공한 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직업의 특성상 곤궁한 생활에 허덕이는 경우가 있지만, 이들은 무엇보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알고 그 길을 순조롭게 갈 수 있도록 갈고 닦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인다. 결코 청년 실업 시대 혹은 88만원 세대의 통열함을 몸소 깨치며 발버둥치는 변두리의 대다수 젊은이들과 같은 고민을 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다. 누구나 지나온 아픔이 있고, 감추어진 열정이 있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는 법이기 때문에.

이 책의 각 인터뷰의 말미에는 인터뷰이들에게 특별한 공간들을 소개해 놓고 있다. 그 공간 또한 특별한 곳이 아니다. 섬, 해수욕장 같은 조용한 여행지에서부터 좁은 골목, 방, 부엌까지 다양하다. 때로는 화장실, 옥상 등도 소중한 공간이 된다. 이들은 때로는 영감을 주기도 하고, 사색에 잠기게도 하고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생활 속에 스며있는 각자의 공간들이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공간임에도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특이하다. 아마도 내가 이들의 삶에 별수 없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같은 세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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