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망, 너무 사양해>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마망 너무 사양해 -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꼬마 파리지앵의 마법 같은 한마디
이화열이 쓰고 현비와 함께 그리다 / 궁리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배우는 대부분의 것은 일상 속에서 나온다. 복잡한 교과서나 두꺼운 책 속에서 배우는 것은 그보다 훨씬 사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유학길에 만난 파리지앵과 결혼하여 파리에 정착한 한국인 여성이 쓴 에세이 <마망 너무 사양해>는 한 가족의 일상 속에서 배우게 되는 숱한 깨달음을 짧은 에피소드 속에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어느 한 가족의 개인적인 일상을 그려낸 소품 같지만, 그 작은 이야기 하나하나에는 삶의 지혜와 깨달음이 녹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보여주는 삶의 지혜는 조금도 어렵지 않고 놀랄 만큼 명쾌하다.

자신이 낳은 두 꼬마 파리지앵과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는 자신의 삶의 지혜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도 하지만 대개 아이들의 삶의 방식을 그 자체로 인정한다. 때로는 인생을 제법 안다고 자부하는 어른보다 아이의 촌철살인과 같은 한 마디에 더 큰 깨우침을 얻기도 한다. 꼬마 파리지앵 단비와 현비는 자신의 삶에 대한 솔직하고 확실한 신념으로 엄마를 놀라게 한다. 사탕을 먹지 않고 그 즐거움을 간직하는 것이 어떻냐는 엄마의 말에 "엄마, 세상에는 말이지, 다른 즐거움도 아주 많아" 라고 응수한다던가, 어린시절 삼촌과 내기를 통해 용돈을 따낸 엄마의 자랑에 "엄마는 창피하지도 않았어?"라고 말한다. 이제 막 세상을 깨우친 편견 없는 아이의 시선에서 보는 현상은 더 없이 정직하다.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동등한 하나의 개체임을 인정하기란 수직적 관습에 익숙해 있는 어른들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른에 대한 권위를 버리고 어린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며 그들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내는 저자의 태도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같은 현상을 보는 시각은 제각기 다르다. 아이와 어른의 시각이 다르고, 자국인과 타국인의 시각이 다르다. <마망 너무 사양해>는 모든 현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해 준다. 동일한 것을 아이와 어른의 서로 다른 시각에서, 또 어떤 현상에 대해 프랑스와 한국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적인 관점에서. 이를 통해 교육관과 생활 양식 등 여러 면에서 우리와 다른 프랑스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재발견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화적 차이에 굳이 우선 순위를 두지 않고 합리적인 생활방식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저자의 삶의 철학 자체는 배울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