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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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의 타이틀을 가진 작가 유시민의 첫번째 책을 e북을 통해 만났다. 이후 그는 많은 책을 내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요즘은 JTBC '썰전'에서 그를 매주 만나 볼 수 있다. 책으로 만나는 그는 더 인간적이고 부드럽고 귀여운면도 가진 멋지신 분으로 느껴진다. 시대적 아픈 사건들과 함께 삶의 격정을 몸소 겪으며 지낸 지난날의 회상, 미래를 고민하며 자기다운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아보인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자기결정권'이란 스스로 설계한 삶을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의지이며 권리이다. 

누구나 인생은 한번 사는 것이다. 시대나 세상을 원망하여 닥치는대로 산다고 하여도 결국 내인생의 주인은 나고 당연히 그 책임 또한 내게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삶의존엄과 인생의 품격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는 작가의 말을 되새김질해본다.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을 더 많이하며 살고 있진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다.

그것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자녀를 사랑하는 방식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자녀들의 삶에 그릇된 부모 욕심을 투영함으로써, 아이가 태어날때 열 손가락, 열 발가락 있는  건강함으로 행복을 느꼈던 초심을 잃어 버리고, 자녀의 삶을 정형화하여 만들어 주려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삶이 스스로 설계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아이의 대한 사랑방식도 달라져야하지 않을까? 열정적으로 일하고, 즐겁게 놀고, 깊게 사랑하고, 뜨겁게 연대하는 모든 순간마다 조금씩 죽는다.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삶과 죽음의 순간을 맞게 될까···.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다만 그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살고 있을 뿐이다. 주변인들의 죽음이 귓전에 들려올때에야 비로소 죽음을 인지해 보게 되는 듯이, 존엄한 죽음에 대해서도 깊이있는 사유가 필요함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지금은 그럴 나이이기도 하다. 백세시대의 삶을 준비하라고 하지만 건강한 정신과 육체로 백세여야 의미있지 않을까? 의술로 연명하는 삶보다 건강한 자유의지가 살아있는 삶, 이것에 대한 태도도 분명히 서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인생의 중요한 일, 놀이, 사랑, 연대에 대한 그의 소신을 들어봄으로써 나 또한 그가 던져준 주제에 대해 사유의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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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 너에게 보내는 편지, 완글
하태완 지음 / 넥서스BOOKS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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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설렘, 열정, 그리움 들의 감정이 가장 충만할 때, 바로 그때가 사랑을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사랑의 시작과 열정, 이별 그리고 재회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격정을 따라 마음 가는 대로 오롯이 써 내려간 에세이다. 이 글들을 읽자니  풋풋한 젊음과 설렘이 기억 속에 스멀스멀 올라와 애틋한 감정의 그릇에 푹 담금질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지나가는 소나기처럼 아무 일 없던 것처럼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상처에 딱지가 앉아 깨끗이 치유될 때까지 시간은 걸리지만 아물긴 할 것이나 그 자국은 남을 것이다. 그 자욱이 희미해질 때까지 참아내고 시간이 흐르면 다른 인연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될 때에서야 비로소 담담히 서서 지난 사랑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인생이 끝날 것 같은 사랑의 아픔은 그만큼의 열정을 쏟아내었던 사랑이란 걸...

사랑의 시작은 봄처럼 따스하게 다가선다.

당신의 아픔은 어느 날 스치는 소나기
지금 당신의 고민은 지나가는 소나기 같아요.
그러니 너무 오래 아파하지 말아요.

그냥 너라서 좋고 그런 네가 내 곁에 있어 좋은 그런 알콩달콩한 사랑이 담긴 에세이인지 시인지 경계가 희미하다. 그래서 그런지 쪽수 표시도 없다. 어디를 펴서 읽어도 사랑의 마음이 흘러넘친다.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 듣고 싶었던 말이 오롯이 글로 전해지니 좋다. 요즘 유행했던 드라마의 대사처럼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좋았다."처럼 그냥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여서 좋아서 좋은 날들. 누구나 사랑을 하게 되면 공감하는 풋풋하고 이쁜 사랑의 감정,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런 설렘, 열정의 문이 조금 잊은 것인지 굳어져버린 것인지. 인생의 오후에 들어서면 또 다른 사춘기인 오춘기가 오듯 가슴속 휑한 바람이 인다. 그래서인지 이 글들 하나하나가 다시 가슴에 사뿐히 내려앉으려 하다. 그 아름다움을 그려보면서 ....

가슴속 설렘이 느껴져서, 사랑의 열정이 좋아서, 그리움과 이별의 아픔 마저 좋은 사랑의 열병. 길지 않은 인생의 예방주사처럼 남은 생의 큰 활력이 되어줄 사랑.  젊은이들이여 망설이지 말고 사랑을 맘껏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지난날의 문학 속 소녀가 되어 사랑의 줄을 타는 느낌이 전해오는 듯 이 책을 읽어보면 아마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질 수 있을 듯싶다.

틈나는 대로 시간에 구애 없이 어느 페이지를 열어 읽어도 진한 사랑의 감정이 묻어나는 글이라 좋다. 표지도 감성 충만한 빗방울이 어우러져 감성 자극의 불꽃을 피우기에 충분하며 손안에 들어오는 사이즈로 휴대하기도 좋아 보인다. 마음이 시끄러운 사람에게 이 글은 큰 위안이자 치유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믿는다.

사랑은 어느 한 도심 속의 어여쁜 야경과 닮아 있어서 시끄럽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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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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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님의 [책은 도끼다]의 후속작이 나왔네요.~ 광고 마케팅의 귀재시죠. '자전거가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란 카피글이 인상적인 광고를 만든 주인공이에요~

처음 이 책을 보고 '아하~'했었는데 후속작도 좋네요~ 전 개인적으로[여덟 단어]가 더 인상적이었지만요.~

많은 사람들이 꽃이라고 보지 않고 풀로 본 채 베어버리는 것들을 다시금 꽃이라고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14쪽

1강 "독서는 나만의 행복이다."에 저자가 이 책을 이렇네 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글이에요.~ 구성은 8강의를 담아낸 책인데 매 강의시 2~3권의 책을 선정해 저자가 그 책에서 얻은 인상적인 감상을 공유하면서 알려준답니다. 이 책을 읽는다면 그건 아마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되겠죠.

사실 독서토론모임이 있다면 이런 이야길 하지 않을까 싶어요~ 각자 한 권의 독서를 통해 감상 포인트의 차이를 느껴본다던가, 감동을 같이 나눌 수 있다면 즐거움이 두배가 되지 않을까 하고요. 책의 감동을 나누고 싶어

가슴이 터질 듯한 느낌이 왠지 먼저 느껴져요. 이렇듯 저자가 읽으며 가슴에 들어온 구절들을 메모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강연한 것을 옮겨온 내용이에요~ 추천도서가 좀 되네요~전부는 어렵겠지만 그 중 몇 권은 읽어보려구요~

"시가 왜 읽히지 않습니까? 책이 왜 재미가 없나요? 우리는 투입하지 않습니다. 그저 텍스트에 속도를 붙이지요. 그러니 읽지 못하는 겁니다. 사랑을 투입해야 합니다.(중략) 시를 일으켜 세워서 등신대(等身大)로 만나야 한다는 거예요."- 70쪽

시 읽을 때는 특히 사랑으로 더 사유의 시간이 필요한 거같아요- 감동이야 각자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이 달라 다가오는 방법도 각자 다르게 와 닿겠죠. 이렇게 문장을 일으켜 세워 만나는것, '음미한다'는 의미와 상통할거예요~

"짧은 길을 긴 시간을 들여 여행한 사람은 경험상 행복한 사람입니다."- 57쪽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꼭꼭 씹어 나의 것으로 소화해서 나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 더 필요함을 이 책을 통해 더욱 느끼게 되었네요.~

또, 내용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해요. 책이나 그림, 음악 등의 인문적인 요소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촉수를 만들어준다는 말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과 같을거에요~ 편독이 아닌 관심의 폭을 다양하게 하여 문어발 촉을 좀 세워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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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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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을 통해 알게 된 작가 정유정.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제1회 세계 청소년문학상 수상을 시작으로 탄탄한 줄거리, 인간 내면의 섬세한 심리, 그리고 역동적인 라인들이 살아 숨 쉬는 작품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런 그녀만의 굵직한 작품들에 매료되어 팬이 되어버린 내겐 즐겁기만 한 시간들이다. 작품 [28]을 출간할 때도 소재가 같은 영화[감기]와 견주어 감상하기도 하면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후 3년이 지났다. 드디어 그녀의 신작을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물이 차 있는 수영장 계단이 그려진 이번 책 [종의 기원]은 왠지 차가운 느낌을 준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아냈을까?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주인공 유진은 잠에서 깨어나 피로 물든 자신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방을 나와 계단을 지나 거실에 이르자 너무나 끔찍한 어머니의 주검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유진은 지난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순간순간 짤막한 기억의 잔상이 스치듯 지날 뿐, 전체적 맥락이나 기억이 없던 시간을 돌려 다시 복기하고 또 복기해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유진은 이번에도 약을 며칠 끊은 상태였기에 전날 밤 ‘개병’이 도져 외출했었다. 자리에 누워 곧 시작될 발작을 기다리던 그는 해진의 전화를 받게 된다. 어머니와 연락이 안 된다며 별일 없는지 묻는 것이다. 당황스러울수록 차분해지는 유진은 거짓말로 시간을 벌고 사건 현장을 지워나가기 시작한다. 정황상 살인자는 자신이기에,,,

우리의 본성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을 ‘어두운 숲’을 안으로부터 뒤집어 보여줄 수 있으려면. 내 안의 악이 어떤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가, 어떤 계기로 점화되고,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 가는지 그려 보이려면. - ‘작가의 말’에서 

그렇다. 이 작품에서 정유정은 인간 본성에 자리한 '악'을 깊이 있게 탐구해 그려냈다. 사이코패스의 가장 최고 레벨인 프로테터 인 포식자의 탄생을 그려낸 것이다.

감성이 부족하고 모든 것이 나 위주의 생각을 하는 최고로 영악한 인간. 태어나 자라면서 갖게 되는 사회문화적가치가 공유된 윤리적, 도덕적 감정과 동떨어진 사고를 하는 유진. 인간의 본성이라 할 수 있는 공격성, 폭력성에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게 되면서 교육으로 어느 정도까지 변화가 가능할지 엄마와 이모의 노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버겁다.

약을 끊을 때의 광기에 가까운 그의 섬뜩함이 일어날 일에 대한 긴장감을 더하고, 회상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가족에게 일어난 불행이,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 속도감 있게 그리고 있다.

이 책은 후속을 기대하게 하는 전편처럼 느껴진다. 후속이 나온다면 그 제목이 '종의 진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운명은 제 할 일을 잊는 법이 없다. 한쪽 눈을 감아줄 때도 있겠지만 그건 한 번 정도일 것이다. 올 것은 결국 오고, 벌어질 일은 끝내 벌어진다."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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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레터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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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책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미 비포 유]의 작가 조조 모예스. 그 유명세를 통해 후속작 [애프터 유]도 인기를 끌었다. 그녀의 작품들은 때론 달달하고 때론 가슴 아픈 상처로 인해 더 단단해지는 로맨스, 긴 서사적 구조로 인생을 관통하는 사랑을 그려냄으로써 섬세한 그녀의 마력에 빠져들게 한다. 감정이입에 아주 잘 되는 장편 드라마처럼...

이번 책도 "사랑"이 주제이지만, 구체적으로 말해서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 그런 사랑을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 표지의 반을 차지하는 제목의 글씨체가 돋보이는 특징을 가진 [더 라스트 레터]는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린 제니퍼가 자신의 사랑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로 그 감동을 이어나간다.

성공한 사업가의 아내인 제니퍼 스털링. 세상 여자들이 부러워하는 모든 것을 완벽히 가진 그녀. 어느 날 파티에서 만난 신문기자 앤서니 오헤어를 통해 강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남편의 꼭두각시 같은 지금 삶의 의문을 가지게 된다.

현대의 물질만능주의를 생각한다면 물질적 풍요가 행복이겠지만, 그 삶이 능동적이지 않고 타인을 위한 장식품 같다고 느껴진다면 금은보석으로 둘러싸인들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까? 남편이 좀 배려심 있는 대화로 제니퍼를 대했다면 제니퍼는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부생활에 능동적인 자신의 삶을 살아보고자 남편을 떠나기로 결심한 날, 뜻밖의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게 된 것이다. 퇴원 후 집에 돌아와 정리하다가 발견한 한 통의 편지는 마음을 흔들었고 기억의 저편 남자를 만나 자신의 기억을 찾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1960년대 제니퍼에게 열정적 사랑의 편지를 보낸 앤서니, 남편은 그가 그날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했다. 그렇게 알고 지낸 4, 신경안정제로 무기력한 삶의 자락에서 다시 만나게 된 앤서니는 그녀에게 삶의 활력을 갖게 한다. 남편 사업의 비밀을 쥐여준 비서의 도움으로 아이와 함께 집을 나올 결단을 내린다.

그리고 40년이 흐른 2003년이 되어 앤서니의 연애편지가 신문사 도서에서 발견되는데...

어떤 조건이나 사회적 제약 없는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건 철들지 않은 어린 시절 때엔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진다. 나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인의 상처를 헤아릴 줄 알기 때문이 아닐까?

두꺼운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고 서사적 구조를 갖추고 있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사실적 심리적 묘사로 설득력 있게 불륜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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