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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빅 피처]를 시작으로 한국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모조리 찾아 읽었다. 요즘은 어떤 작품에 꽂히게 되면 그의 작품을 두루 찾아 읽게 되는 것이 예전 독서와 조금 달라진 점이다. 그리고 문학 장르 중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자주 끌리는데 이 작가가 요즘 푹 빠져 있는 작가 중 하나다.
역사적 사회적 경계가 없는 듯한 그의 스케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 삶의 다양한 모습을 현실감 있고 생동감 있게 그려낸 캐릭터에 당연 몰입될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매혹적이고 지적 이미지 팍팍 풍기는 대사와 사회적 지위속의 감춰진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잘 파고든 작품들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내안에도 그런 일면이 있지는 않은지 같이 공감하고 아파하며 내 감성을 터치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또 다른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신작이 나와 반가웠다. 이번 작품은 한 여자의 일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서사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소설 1부는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 초반까지의 시대적 배경으로, 2부는 2003년을 배경으로 한다.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이 한창 거세게 전개되던 때 한나의 일대기가 시작된다.
예술가이지만 자기중심적인 엄마, 반전운동을 이끌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학교수아버지를 둔 한나. 미국 격변의 시대에 기성세대의 관습과 통념, 가치관을 부정하며 자유와 평화를 추구한 히피문화가 확산되던 때다. 대학생 한나는 항상 삐걱대는 부모를 보며 결혼에 대해 생각안하다 엄마가 반대하는 의대생 댄을 만나 아이를 갖고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기 위해 떠난다.
댄의 보건의 지원으로 펠헴이란 소도시로 가게 되면서 너무 이른 나이에 자신의 꿈을 접은 건 아닌지 불안해한다. FBI에 쫒기는 급진주의자인 저슨이 아버지의 도움으로 잠깐 머문 한나의 집에서 둘은 잠시 일탈을 시도하지만 그것에 대한 후회는 바로 이어진다. 저슨의 협박으로 아이와 함께 범법자를 숨기고 캐내다로 도주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30년이 흐른 한나의 딸 리지의 실종과 함께 저슨의 자서전 발간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고 한 가정이 깨지기에 이른다.
젊은 날의 부모와 가정의 고민은 30년이 지나 자녀와 나의 고민으로 이어진 그녀의 삶을 지켜보면서 순간의 선택이 나중 어떻게 내 인생의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가슴 졸이며 지켜보게 된다.
"누구나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지 않나요? 다만 종교는 너무 손쉬운 길을 제시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요. 신이 다 해결해준다거나 믿음이 깊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 쉬운 해법 아닌가요?" pp.152~
오래된 부부의 가장 좋은 점은 안정감과 편안함이다. 보통 때는 그 장점들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소중한지 모른다. 갑작스러운 위기가 밀어닥치고 모든 걸 빼앗기기 직전에야 그 장점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430p
타인의 삶을 ‘평범하다’고 폄훼하면 안 되는 이유, 아무리 평범한 삶이라도 가가의 인생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소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아무리 회피하고 싶어도 결국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혼돈의 삶, 그것은 바로 죽음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45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