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압축 조선사 - 500년 역사가 단숨에 읽히는 ㅣ 지식의 본질만을 압축하다, 초압축 시리즈
로빈의 역사 기록 지음, 유정호 옮김 / 믹스커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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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를 아카이빙한 “초압축 조선사” 도서제공 믹스커피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건국이후 외세의 공격이 끊이지 않던 나라는 책상놀음 정치질로 인해 피폐해진 민심을 다독이지 못하고 혼란을 거듭하다가, 서양문물의 유입이 시작되자 민중의 봉기를 시작으로 사회적변화가 일어나 결국 끝을 맺습니다. 한 권으로 압축된 책을 저는 세 줄로 압축해 보았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읽어 보고 있자니 지금의 나라꼴이 과거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과 명분에만 집중하고, 정작 세금내고 노동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거들떠보지 않는 것도 같고, 개개인의 능력으로 나라의 목숨을 이어가는 것도 그때와 같습니다. 만약에 조선에 이순신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때 세도 정치가 조금 더 앞서 무너졌더라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연습문제가 없는 책이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지는 책입니다. 전통이라고 주장하지만 조선에는 없었던 현재의 남녀차별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전통이요? 조선시대에는 그런 전통 없었는데요?

 

“조선 전기의 가족 제도는 고려 시대의 전통을 상당 부분 계승해 부계와 모계가 함께 중시되는 양계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남녀의 구별 없이 자녀에게 재산을 균분 상속했으며, 호적에는 아들과 딸 관계없이 태어난 순서대로 기재했습니다. 재산 상속이 균등하게 이뤄진 만큼 제사 역시 자녀들이 돌아가며 담당했고, 아들이 없는 경우 양자를 들이지 않고 딸이 제사를 지내거나 외손자가 제사를 모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추석등의 명절에 시댁에 먼저 가는 건 전통이 아닙니다. 며느리는 누군가의 딸이고 제사를 지내야 한다면 그게 먼저니까요. 재산 상속이나, 호적도 전통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과 다릅니다. 이 책 아니었으면 그냥 모르고 조선시대가 문제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누구? 조선시대에는 없었던 것을 만들어내며 남녀차별하시는 분들이 문제인거죠.

 

조선이 멸망으로 향해가는 흐름을 보고 있으면 지금과 겹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젊은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실용적인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고 조선은 끝이 납니다. 조선후기 서민 문화의 발달은 조선의 마침표 역할을 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한국역사의 마지막 문장이 쓰이지 않도록 위기의식을 좀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은 이런 책을 읽으라는 말인 것 같고요.

 

해석은 독자에게 맡기는 스타일의 책입니다. 그러니 읽고 직접 판단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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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에세이 - 고대철학에서 현대 심리학까지, 인간의 마음을 탐구한 2500년의 여정
문심춘 지음 / 그루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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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을 향한 여정 “심리학 에세이”/도서제공 그루칸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에세이가 제목에 들어있지만 일반인을 위한 심리학 입문서에 가깝습니다. 나 자신을 돌보는 방법으로 심리학 공부를 선택할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읽으시면 좋은 정도로 용어가 좀 사용되는 편이지만 내용은 가벼운 편이라고 적어둡니다.

 

“감정을 억누르면 사라지지 않는다. 압축되어 더 강하게 돌아온다. 충분히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지나간다.”

 

“융 심리학에서 꿈은 자아가 자기와 대화하는 통로다. 억압된 것이 아니라 아직 의식화되지 않은 것,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꿈을 통해 나타난다.”

 

“그가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전 세계 어디서든 같은 상황에서 같은 표정을 짓는다는 것, 슬픔, 기쁨, 공포, 분노, 혐오, 놀람. 아프리카의 어린아이도, 유럽의 어른도, 아마존의 원주민도 같은 감정을 같은 얼굴로 표현했다.”

 

“마지막 질문이다. 감정적으로 상처받은 것이 나을 수 있는가. 심리학의 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완전히는 아닐 수 있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철학에서 심리학까지의 심리학의 발전여정을 담은 책으로 제가 보는 핵심은 4부입니다. 책 속에서 발전의 여정을 통해 개인의 마음에 도달한 심리학은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열쇠인 “관계”를 발견합니다. 안전한 관계가 주는 옥시토신, 따뜻한 존재가 주는 신경계안정의 효과. 우리는 혼자서 행복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치유의 과정을 통해 발견하는 심리학의 여정이 흥미로운 책입니다.

 

살아있는 타인과의 만남이 뇌를 만들고 대체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문장을 읽으면서 AI시대 외로워도 화나도 AI와 해결하는 우리의 일상이 괜찮은지 고민하게 되었고요. 단절과 손절이 아닌 좋은 고독이 필요한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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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질문 - 선을 넘어야 비로소 열리는 것들
이동원 지음 / 에피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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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질문들이 만든 그의 생각/“나쁜 질문”도서제공 에피케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표지도, 내용도, 카테고리도 성공학이지만 에세이입니다. 그는 인간을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살면서 자신에게 기록된 것들을 꺼내 이 책을 썼습니다. 성공학 카테고리에 놓여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 책의 대부분이 그가 그 자신과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내용은 아주 철학적입니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이 정상적이지 않은 범죄자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겪고 현실이 망가진 사람들이 주로 나오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담당한 피디였습니다.

 

“실패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 젖어들다 보면 어느 순간 남들의 말에 흔들리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밤 <유레카>를 외치고, 다음 날 아침이면 곧바로 좌절하는 루틴에 갇혔다. 아까운 시간만 속절없이 흘려보내면서.”

 

“욕망을 읽어내지 못하면, 언제든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거나 이용당할 뿐이다. 때론 거창하고 그럴싸한 명분보다는, 더럽고 추잡한 욕망을 믿어보자. 이 험한 사회에선 적어도 그 편이 생존 확률을 높여줄지 모르니까.”

 

“피해자가 잘못을 했을지도 모른다니. 그럼 피해자가 살해당할 만한 일이라도 했을 거라는 건가. 어떤 방식으로든 범죄는 정당화 될 수 없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이런 방식으로 내게 말하고 있었다. 피해자가 나쁜 사람이었으니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고 말이다.”

 

이 책을 읽다가 똑바로 다시 앉아 읽기 시작한건 140쪽, 정말 불편한 질문인 “피해자는 대체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나요?”부터였습니다. 마을 주민모두가 전과자인 마을, 그리고 어느 날 사망한 피해자를 욕하는 마을 사람들. 이 영화 같은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CCTV도 증거도 피해자의 행적도 파악되지 않은 전과자가 수십 명사는 마을에서 그는 처참하게 실패합니다. 그리고 예상하고 시나리오를 짜는 일이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음을 배웁니다.

 

타인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살아온 피디답게. 그는 사람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합니다. 질문하고 다시 생각하면서요. 작가를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그의 호기심의 원천을 알게 된 것 같아 그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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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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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당신에게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도서제공 다산책방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크게는 이방인이 겪는 경계를 보여주는 디아스포라 문학이면서, 성장하고 독립하는 자녀와 부모의 관계를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우리는 부모에게서 독립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죠. 망설이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건 돌아갈 둥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모녀의 다정함은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언제나 우리의 힘이 되어주었던 가족이라는 존재를 말입니다.

 

성장서사와 디아스포라를 영리하게 결합시킨 이 작품은 모녀가 현대적인 방식인 스카이프로 원거리를 연결해 일상을 서로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둘의 삶은 이제 서로 단절되어 있습니다.

 

“엄마도 나도 이해할 수 있도록 포르투갈어로 쓰인 책을 찾아 방을 둘러보았지만, 한 권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주변에 있는 책이며 전단, 잡지, 브로슈어 전부 영어로 쓰여 있었다. 심지어 내 일기장까지도.”

 

“어머니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딸이 적당히 이 상황을 넘기도록 가만히 있었다. 두 사람의 현실이었다. 두 나라, 두 언어. 굳이 싸울 이유가 없었다.”

 

“어머니를 살뜰히 보살피고 안내하다가 때가 되면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은 딸의 몫이었다. 딸이 이렇게 해줄 것을 믿고 어머니는 자기 몸을 딸에게 맡긴 것이었다.”

 

딸의 보호자였던 어머니가 딸의 나라와 집에 찾아왔을 때, 딸의 생각에서 다 자란 딸의 마음을 읽으며 책을 덮었습니다. 한 세대가 낳고 길러 그 다음 세대가 자라 자신을 키운 세상을 보듬는 완벽한 소설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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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시티피케이션 - 똥이 되어버린 플랫폼의 해부학
코리 닥터로 지음, 박희원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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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콘텐츠, 우리가 선택한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고요? “엔시티피케이션”/도서제공 흐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현상들을 막장드라마 보듯 흥미진진하게 관전하고 싶으신 분께 추천하는 교양서입니다. 조작은 물론 협업을 가장한 물밑 협상, 독점, 기업이 할 수 있는 모든 탈법과 합법의 경계들을 알고 본다면 ‘돈’때문이라는 걸 이해하고 그들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죠.

 

AI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와 플랫폼이 가진 문제의 원인은 같습니다. 이제 플랫폼은 수많은 사람을 움직이는 권력이라는 것! 이 책은 사회문제가 되어버린 권력독점의 문제를 쉽게 설명하고 해법까지 제시하는 책입니다. 저는 자주 알고리즘에서 지워지지 않는 흉한 쇼츠들 때문에 고민인데요. 아무리 광고신고를 해도 지나치게 자극적인 영상광고가 계정을 바꿔가며 등장하는 걸 막을 수 없었던 이유. 이 책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틱톡이 자사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스포츠 브로가 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전략가는 유사한 브로를 아무나 골라 그 사람의 최신 영상을 수천만 이용자의 피드에 들이밀어 그 사람을 그날의 왕으로 만들어준다. 그 스포츠 브로는 이 사실을 모른다. 그냥 자신이 틱톡에서 바이럴을 탄 줄로만 알고, 관심을 돈으로 바꾸는 방법으로(보충제 사업, 협찬 등등) 막대한 수익을 낸다. 그 스포츠 브로는 틱톡 알고리즘의 비밀을 발견하기라도 했다는 듯 자기가 틱톡의 ‘루이 파스퇴르’라고 큰소리친다. 틱톡을 궁금해하는 다른 스포츠 브로들에게 자기 성공을 쩌렁쩌렁 알리며, 이 플랫폼에는 자신의 영상 형식을 틱톡에 최적화하는 대담한 스포츠 브로가 쟁취할 수 있는 무한한 부가 있다고 떠벌린다. 나는 이걸 ‘거대 곰 인형 술수’라고 부른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죠? 자기계발의 본산인 다단계 마켓의 방법과 같습니다. 특정인을 밀어 올려 성공신화를 조작하고 모두 이 성공신화에 뛰어들게 하는 거죠. 이 책에 의하면 많은 플랫폼이 이러한 술수 ‘히팅 도구’로 알고리즘에 의한 임금차별을 이용해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매체사가 손해를 본 만큼 광고주가 이득을 챙기는 것도 아니다. 광고주는 광고비에 돈은 더 지출하고도 예전만 못한 성과를 얻는다. 에드테크 부문이 과거의 선배들보다 돈을 훨씬 많이 벌어들이는 이유라면 훨씬 단순하고 논리적인 설명이 있다. 구글과 메타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것.”

 

지금 부는 플랫폼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죠. 우리에게는 자신들이 선별한 쓰레기만을 보여주면서 ‘컨텍스트’를 주장하는 플랫폼들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당장 틱톡부터 지워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흥미진진한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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