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픔의 모양
이석원 지음 / 김영사 / 2024년 11월
평점 :
가족의 모양은 어느날 드러난다. 공고했던 결속이 무너지고, 눈감았던 작은 결함들이 부풀어 오른다. “슬픔의 모양” 김영사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어떤 분이신지를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올해 연세가 여든셋이신데 대학에 다니고 계시거든요. (중략) 어떤 캐릭터인지 딱 아시겠죠?”
특별한 부분도 있고, 평범한 부분도 있다. 어머니 급의 어르신들, 그중에서 딸들은 고등학교도 보내주지 않아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을 오빠나 남동생의 등록금으로 빼앗기고 시집갈 자금도 부모님 집에 넣고 그런 일이 흔했다. 그리고 다음 세대를 혹독하게 길렀다.
“그 아들이 자라서 서른여덟이 되던 해 어느 날, 어릴 적 사연을 책으로 써서 세상에 발표했을 때 내가 너한테 정말 이랬냐면서, 당시의 일을 조금도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를 두고 나는 얼마나 많은 생각에 잠겼던가.”
그리고 그걸 이해하고 포용하고 용서하는 건 우리 세대의 일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작가도 응어리를 안고 싶지 않아서 용서했다고 적어두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드문드문 적어 놓는다. 엄마의 결핍이 활자에 대한 집념으로, 늦은 나이 공부로 푸는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그리고 우리는 누군가 죽음을 앞에 둔 순간에서야 삶을 돌아보게 된다. 장례식에 부를까 말까. 화환이 올까. 손님이 없으면 휑하지 않을까.
“원치 않는 사람까지 내 부모 장례 치르는 데 찾아와 내 마음이 불편해질 거라면, 차라리 아예 아무도 부르지 않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작가가 적어놓은 이 모든 과정이 현실이다. 우리는 외면하고 잊고 있다가 도둑처럼 찾아와 온 집안을 헤집어놓는 죽음이라는 존재로 인해 알게 된다. 많은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사람이 동일한 대상으로부터 동일한 행동이나 말에 의해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마치 살갗이 벗겨져 속살이 드러난 것과 같은 상태가 되는데 이럴 경우 먼지 하나만 그곳에 앉아도 통증에 가까운 쓰라림을 느끼게 된다.”
“부모에 대한 짜증과 아픔과 스트레스는 부모와 사는 거리에 비례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느끼는 죄책감을 나도 느꼈노라 말해준다. 그리고 나도 그 과정을 겪었노라 누구나 겪는다고 다르지 않다고 안심시켜 준다. 그것만으로 좋다.
#북스타그램
#산문집
#슬픔의모양
#이석원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