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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육체라는 한계에 갇힌 예술가와 신분이라는 감옥에 갇힌 귀족 소녀. 자유를 갈망하는 영혼이 닮았던 소년 소녀의 삶 “그녀를 지키다.”/도서제공 열린책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작가인 작가인 장 바티스트 앙드레아는 이 소설에서 20세기 초중반 무솔리니치하의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우리 앞에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목가적인 시골의 풍경과 점차 그들을 옥죄어오는 정치적인 배경이 숨 막힐 듯 질주하는 작품입니다. 영화 같습니다! 이야기 속에 개인의 자유와 정체성, 예술과 권력, 독재와 저항 등 묵직한 주제를 배경으로, 서로의 영혼을 알아본 소년 소녀의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줍니다.
“비올라와 처음 만난 지 11년이 지나서야, 나는 비올라와 함께 있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은밀했던 11년. 살을 저미듯 아렸고 뒤뚱거렸던 우리의 우정, 야행성의 우정이 마침내 햇볕에 의해 복권되고 그 위로 처음으로 햇살이 환히 부서졌다.”
이 소설은 격변기를 배경으로 어린 소년 소녀의 삶을 그립니다. 세상이 변해가는 시기, 아이들도 이전세대와는 다른 꿈을 갖고 자라나죠. 하늘을 날고 싶었던 귀족 소녀는 세상을 바꾸는 정치가에 도전하고, 석공의 하찮은 조수였던 소년은 예술가로 성장합니다. 쉽지 않으리라 예상되지요?
“잘 들어라, 조각한다는 건 아주 간단한 거야. 우리 모두, 너와 나 그리고 이 도시 그리고 나라 전체와 관련된 이야기, 훼손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축소할 수 없는 그 이야기에 가닿을 때까지 켜켜이 덮인 사소한 이야기나 일화들을,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 내는 거란다. 그 이야기에 가닿은 바로 그 순간 돌을 쪼는 일을 멈춰야만 해. 이해하겠니?”
영혼의 짝을 잃고 다음 세대의 자신이 될 어린 왜소증소년을 만난 소년, 그리고 피에타와 관련된 논쟁이 커지자 바티칸으로 옮겨가 숨겨지게 된 피에타석상을 따라간 소년은 수도사가 아니지만 수도원에서 40년을 살아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가 작품에 담은 메시지는 밝히지 못했죠.
“만약 그리스도가 고통이라면, 그렇다면 당신들에게는 아무리 고깝더라도 그리스도는 여자가 아니겠는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남기는 작품이었다고 적어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