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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ㅣ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2년 6월
평점 :
부모가 자식을 가장 잘 안다는 건 환상이죠. 거짓에 가깝습니다.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소설 /도서제공 모로에서 보내주셨습니다.
- 형사시리즈의 첫편.
- 남은 가족들의 고통과 지옥
직접적인 살인을 한 사람과 살인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 서로 다른 범죄는 과연 밝혀질 수 있을까요? 세대를 건너뛰어 혼돈으로 완성된 이야기는 동기를 수사의 기본으로 삼는 추리물에 의문을 던집니다. 이래도 맞출 수 있을까? 라고 질문하는 거죠.
이 소설은 끝나지 않는 지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살인사건의 피해자, 강간 사건의 피해자. 가해자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모두가 질문에 정신을 갉아 먹힌 채 사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시간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정확한 가해자마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들은 모두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될까요? 문제는 이런 상황은 정답이 없다는 겁니다.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은 해답을 찾지 못합니다. 그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살아있지 않기 때문이죠. 가족들의 사랑은 광기만 남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또 다른 피해자의 가족. 망상과 추리의 어느 지점쯤 아들이 실종된 할머니에게도 지옥이 시작됩니다. 며느리를 의심하고, 쓰레기통에선 살해 도구로 느껴지는 천조각이 발견되죠.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형사 중 하나는 또 다른 지옥의 주민입니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이유를 모릅니다. 모르기 때문에 알고 싶은 겁니다.”
어머니가 살해되고 알려진 범인을 인정할 수 없었던 그는 형사가 되어 끝없이 그 답을 찾아 헤매죠. 그가 순간 기억을 가진 능력자라는 것은 약간의 장치일 뿐입니다. 그는 그저 고통속에 살아가는 피해자의 가족이거든요.
“그가 죽어야 했던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모르는 가족에 의해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지고, 어떤 피해자는 “눈을 감고 어둠 속에서 지내는 것”을 선택합니다. 밝혀지지 않아서 좋은 것도 있죠.
추리물의 원칙을 따르면서도 정통적인 주인공은 피해자나 가해자를 빗겨나 그 가족들이 중심이어서 새로운 시도를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고 적어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