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다섯째 구렁에서 단테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탐관오리

들을 본다. 그들은 펄펄 끓어오르는 역청 속에 잠겨 벌 받고 있으면서

무시무시한 악마들의 감시를 받는다.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한 무리의 

막들과 함께 둔덕을 따라 여섯째 구렁으로 향한다.



 

 

그렇게 우리는 내 희극이 노래하지

않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다리에서

다리로 건넜으며, 다리 꼭대기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고 말레볼제의 다른

골짜기와 다른 헛된 눈물들을 보았는데

그곳은 놀라울 정도로 검은 색깔이었다.

 

마치 베네치아의 조선소에서 겨울철에

성하지 않은 자기 배들을 칠하려고

끈적끈적한 역청을 끓이는 것 같았다.

 

겨울에는 항해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어떤 사람은 새 배를 만들고 누구는

많이 항해한 배의 옆구리를 수선하고

누구는 이물을. 누구는 고물을 고치고

누구는 노를 만들고, 누구는 밧줄을 감고,

또 누구는 크고 작은 돛들을 깁는데

그렇게 불이 아닌 성스러운 힘에 의해,

저 아래에서는 빽빽한 역청이 끓어

사방 기슭에 끈적끈적 들러붙어 있었다.

 

나는 역청을 바라보았지만 거기에서는

끓어오르는 거품들이 부풀어 올랐다가

다시 사그라지는 것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가 아래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동안

나의 길잡이는 보아라! 보아라! 하시며

내가 있던 쪽으로 당신을 끌어 당겼다.

 

그래서 나는 마치 피해야 할 위험을

보려고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두려움에 사로잡혀 뒤돌아보면서도

서둘러 달아나는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그리고 우리 뒤에 시커먼 악마 하나가

돌다리 위로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 그 몰골을 얼마나 무시무시했던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렵하게 발을 내딛는

몸짓은 또 얼마나 잔인하게 보였던가!

그놈은 뾰족하고 높다란 머리 위로

한 죄인의 허리를 둘러 메고

그 발의 힘줄을 힘껏 움켜잡고 있었다.

그 놈은 다리에서 오 말리브랑케여,

성녀 치타를 다스리던 관리 하나를

잡아 왔으니 안에 처박아라! 나는 이런

놈들이 가득한 고을로 다시 가겠다. 그곳에는

본투로 이외에 모두가 탐관오리들이니

돈만 있으면 아니오가 예로 된단다.

그를 아래로 내동이치고 그놈은 험한

돌다리에서 돌아섰는데, 끈이 풀린 개라도

그토록 재빨리 도둑을 내쫓지 못하리라.

 

그는 풍덩 빠졌다가 위로 떠올랐으나

다리 밑에 있던 악마들이 소리쳤다.

 

여기에서는 산토볼토도 소용없고

세르키와 강과 다르게 헤엄쳐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들의 갈고리를 원하지

않는다면 역청 위로 떠오르지 마라.

 

그리고 수백 개의 갈고리로 그들을 찌르면서

말했다. 여기서 숨어서 춤추어야 하니

할 수 있거든 몰래 훔쳐보도록 해라

마치 요리사가 하인들을 시켜 고기가

떠오르지 않도록 갈고리로 가마솥

한가운데에 잠기는 것 같았다.

 

훌룽한 스승님은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 들키지 않도록 바위 뒤에

웅크리고 앉아 방패로 삼도록 해라.

 

그리고 내가 어떤 공격을 받더라도

두려워 마라. 저번에도 그렇게 나를

방해했으니 나는 그런 일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저쪽 다리 끝으로 가셨는데

여섯째 둔덕에 이르렀을 때에는

각오를 단단히 사신 표정이었다.

 

마치 멈춰 선 곳에서 구걸하듯이 가난한

거지를 향하여 개들이 갑작스럽게

공포하고도 포악하듯이 덤벼들 듯이,

다리 아래에 있던 악마들이 취어 나왔고

모두 그분에게 갈고리를 겨누었지만

그분이 외쳤다. 누구도 나쁜짓 마라.

너희들의 갈고리로 나를 찌르기 전에

너희 중 하나가 나와 내 말을 들어라.

 

그리고 나를 찌를 것에 대해 의논해라.

모두들 외쳤다. 말라코다야, 가라!

그러자 다른 놈들은 꼼짝 않고 한 놈이

나오면서 말했다. 무슨 소용 있을까?

나의 스승님이 말하셨다. 말라코다,

너희들의 방해가 분명한데

성스러운 뜻과 도움도 없이

내가 여기에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이자에게 이 거친 길을 보여주도록

하늘에서 원하셨으니 지나가게 해라.

그러자 그놈은 오만함이 꺾여 갈고리를

발치에 떨어떠리드니 다른 놈들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건드려선 안 되겠다.

스승인은 나에게 오, 다리의 바위들

사이에 몰래 웅크리고 있는 너는

이제 안심하고 나에게로 오너라!

 

 

나는 몸을 움직여 재빨리 그분에게로

갔는데, 악마들이 모두 앞으로 나섰기에

그놈들이 약속을 어길까 봐 두려웠다.

 

예전에 나는 카프로나에서 약속을 받고

나온 병사들이 수많은 적들에 둘러쌓여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온몸으로 나의 길잡이에게 바짝

들러붙었고, 겨코 좋지 않은 그들의

태도에서 눈길을 돌리지 못하였다.

놈들은 갈고리를 숙였고 한 놈이 말했다.

저놈의 어깨죽지를 한 번 찔러 볼까?

다른 놈이 그래, 한번 찔러 봐라1

그러나 나의 스승님과 이야기했던

악마가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말했다.

 

내려놔, 스카르밀리오네 내려놓아!

그리고 우리에게 이 돌다리 너머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다. 여섯째 다리가

바닥으로 완전히 부서졌기 때문이야.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이 아비 둔덕을 따라서 가라. 길이

될 만한 다른 돌다리가 가까이 있으니까

어제, 이 맘때 보다 다섯 시간 더 지났을

때가 이곳의 길이 무너진 지 12

하고도66년이 흐른 시각이었지.

 

내 부하들 중 몇몇을 저 곳으로 보내

누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게 할테니

그들과 함께 가라.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말했다. 알리키노, 칼카브리나,

그리고 너 카냐초, 앞으로 나오너라

바르바차는 이 열 명을 이끌어라.

 

립코코, 드나가냐초, 송곳니 치리아토,

그리피아카네, 파르파렐로, 그리고

미치광이 루비칸테, 앞으로 나와라

끓어오르는 역청 주위로 돌아서 가라.

이들이 다음 둔덕까지 무사히 건너

이곳 구릉들을 모두 지나가게 해라.

 

나는 아이고, 스승님, 제가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길을 아시니 안내 없이

우리끼리 갑시다. 저는 저들이 싫습니다.

스승님이 평소처럼 눈치가 바르시다면,

저놈들이 이빨을 갈면서 눈짓으로

우리에게 협박하는 게 안 보이십니까?

 

 

그분은 그렇게 나에게 놀라지 마라.

고통스럽게 삶아지는 자들에게 그런 것이다.

악마들은 왼쪽 둔덕으로 돌아갔는데,

그에 앞서 각자 자기들의 두목을 향해

이빨로 혓바닥을 몰면서 신호를 하였고

두목은 엉덩이로 나팔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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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8원의 넷째 구렁에는 예언자들이 벌 받고 있는데, 그들은 앞을

바라보지 못하도록 머리가 등 뒤쪽으로 돌아가 있다. 베르길리우스는 그들

중 몇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향 만토바의 이름이 그리스

의 예언자 만토에서 유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다른 형벌로 땅속의 자들에 대한

첫째 노래 편의 스무 번째 노래의

소재로 삼아 시구를 만들고자 하노라.

나는 고통스러운 눈물로 멱 감고 있는

저 아래 드러난 바닥을 바라보려고

벌써 완전히 준비하고 있었다.

 

둥그런 무리에서 한 무리가 보였는데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기도

행렬 같은 걸음걸이로 걸어오고 있었다.

시선을 좀 더 아래도 내려 바라보니

놀랍게도 그들은 각자 가슴 언저리와

턱 사이가 비틀린 것처럼 보였다.

 

얼굴이 등 쪽으로 돌아가 있어

앞을 바라볼 수 없으니

그들은 뒤로 걸어가야만 했다.

 

혹시라도 중풍 때문에 그렇게 완전히

비틀린 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걸 본 적도 없고 믿지도 않는다.

독자여, 그대가 이 글을 읽고 열매를

얻도록 하느님께 허락하신다면

생각해 보오, 우리의 형상이 비틀려서

눈물이 엉덩이의 골짜기로 흘러내리는

모습을 가까이 보고도 어찌 네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정말로 나는 단단한 돌다리 바위에

기대 울고 있었고 안내자가 말하셨다.

너는 아직도 다른 멍청이들 같구나!

죽어야 마땅할 자비가 살아 있다니.

 

하느님의 심판에 연민을 느끼는 자들보다

더 불경스러운 자가 어디 있겠느냐?

고개를 들고 저놈을 똑바로 보아라.

테바인들의 눈앞에서 발밑의 땅이

갈라졌고 모두 외쳤지. 암피아라오스,

어디로 떨어지냐? 왜 싸움터를 떠나느냐?

 

저놈은 계속 골짜기로 곤두박질하여

누구든지 붙잡는 미노스에게 떨어졌지.

그놈의 가슴이 등이 되어 버린 것을

보아라. 너무 앞을 보려 했기 때문에

이제는 뒤를 바라보며 뒤를 걸어간단다.

 

 

보아라, 테이레시아스를 그는

먼저 자기 사지를 완전히 바꾸어

남자에서 여자의 모습으로 바꾸었고

나중에는 뒤엉켜 있는 두 마리

뱀을 막대기로 때렸고, 그래서

다시 남자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그 뒤에 오는 놈은 아론타인데

루니의 산들 그 아래 카라라

사람들이 힘들게 경작하는 곳에서

새 한얀 대리석 동굴의 사이를

자기 거처로 삼았고, 거기에서

탁 트인 바다와 별들을 관찰했지.

 

그리고 저 여자, 풀어헤친 머리카락

때문에 네가 볼 수 없는 젖가슴과

털이 난 부분을 뒤덥고 있는 저 여자는

만토인데, 여러 땅을 방항 하다가

나중에는 내가 태어난 곳에 정착했어니

잠시 동안 내 말을 잘 들었어면 좋겠다.

 

자기 아버지가 죽은 후 박코스의

도시가 노예로 전략하자 그녀는

오랜 세월 동안 세상을 떠돌아 다녔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위쪽 티롤로의

게르만 지방을 둘러싸는 알프스 발치에

호수 하나가 있는데 베라코라 부르지.

아마 천 개 도 넘을 샘에서 솟아난 물이

그 호수에 모여들어 발 카모니카와

가르다, 아펜니노 사이를 적신다.

그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한 장소 에는

트렌토와 브레쉬아, 베로나의 주교들이

그곳을 지날때마다 축복을 내렸으리라.

아름다보 굳건한 요새 패스키에라는

브레쉬아와 베르가모 사람들을 막으려고

주위 기슭보다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지.

 

베나코의 품 안에 머물 수 업는 모든

물은 흐르기 시작하자마자 더 이상

베나코가 아니라 민치오라 불리고,

고베르놀로에서 포 강과 합류한다.

강은 얼마 흐르지 않아 평지와 만나고

거기에서 넓게 펼쳐져 늪을 이루는데

여름이면 물이 적어 해로울 때도 있지.

그곳을 지나가던 그 야만스러운 처녀는

늪 한가운데에서 주민도 전혀 없고

경작되지도 않은 땅을 발겨 하였다.

 

모든 인간 사회를 피해 그곳에 머물러

자기 종들과 함께 요술을 부리며 살았고

그곳에 자신의 텅 빈 육신을 남겼지

나중에 주변에 흩어져 살던 사람이

사방이 늪으로 둘러싸여 튼튼하게

방어되는 그 장소로 모여 들었으며

그녀의 죽은 유골 위에 도시를 세웠고

잔치도 없이 매 처음 그곳을 선택한

그녀의 이름을 따서 만투아라 불렀단다.

 

어리석은 카살로디가 피나몬테에게

속아 엄어가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그곳에는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잇ㅇㅆ

그래서 너에게 충고 하건데, 내 고향의

연유에 대해 혹시 다른 말을 듣거든,

어떤 거짓도 진리를 속이지 못하게 하라.

 

나는 스승님 당신 말씀은 너무나도

확실하고 저를 믿게 만드니

다른 말은 뿔 꺼진 숯과 같습니다.

그런데 저 걸어가는 무리 중에서

주목할 만한 자를 보면 말해주십시오.

 

제 마음은 저기에만 쏠려 있으니까요.

그러자 나에게 말했다. 저기 뺨의 수염이

 

그을린 어깨 위로 흘러내린 자는

그리스에 남자들이 텅 비어 요람마저

채우기 어려웠을 때 점쟁이었는데

칼가스와 함께 아울리스에서 처음

닻줄을 끊을 날짜를 결정하였단다.

 

그 이름은 에우리필로스 그 고귀한

비극 한 부분에서 그렇게 노래했으니

그것을 모두 아는 너는 잘 알 것이다.

저기 옆구리가 비쩍 마른 녀석은

마이클 스콧 그는 정말로

마술로 속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지.

보아라, 구이도 보나티, 아스덴테를

 

그자는 가죽과 실에 몰두했더라면

하고 바라고 있지만 때늦은 후회로다.

보아라, 바늘과 베틀과 물레를 내던지고

점쟁이가 되어 버린 사악한 여자들을

저들은 풀잎과 인형으로 요술을 부렸지.

하지만 이제 가자 카인과 가시가

양 반구의 경계선에 걸쳐 있고

세비야 물결에 닿아 있구나.

 

 

지난밤에 이미 둥근 보름달이었는데

한때 저 부름달이 저 어두운 숲속에서

너에게 도움이 되었으니 잘 기억해라.

그렇게 말하시는 동안 우리는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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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단테는 셋째구렁에서 돈을 받고 성직이나 신성한 물건을 거래한 죄인들을

본다. 그들은 구렁의 바위 바닥에 뚫린 구멍 속에 거꾸로 처박혀 있으면서,

발바닥에 불이 붙어 타는 형벌을 받고 있다. 여기에서 단테는 교황 스콜라우스

3세와 이야기를 나누고 성직자들의 부패와 단락에 대해 한탄한다.



 

, 마술사 시몬이여 불쌍한 추종자들이여

너무나도 탐욕스러운 너희들은 선의

신부가 되어야 되는 하느님의 물건들을

금과 은 때문에 더럽히고 있으니

이 셋째 구렁에 있어야 마땅하고

너희에게는 나팔이 울려야 마땅하리.

 

우리는 벌써 다음 구렁에 이르렀고

구렁 위로 걸쳐 있는 돌다리의

한가운데 지점에 올라와 있었다.

 

, 최고의 지혜여, 하늘과 땅과 악의

세계에 얼마나 당신 기술을 들어내고

얼마나 정당한 적성을 나누어 주시는지

나는 바닥과 기슭의 거무스레한 바위가

구멍들로 가득차 있는 것을 보았는데

구멍들은 모두가 크기가 똑같았다.

 

내 고향의 아름다운 성 세례당에

세례자들을 위한 장소로 만들어진

구멍보다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몇 해 전 나는 그 안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려고 하나를 부순일이 있는데

이 말로 사람들의 소문을 막고 싶다.

각 구멍의 밖으로는 죄인의

발과 다리가 넓적다리까지 솟아나와

있었고 나머지는 안에 들어 있었다.

 

 

그들 모두의 양쪽 발바닥에는 불이 붙어

얼마나 심하게 다리를 휘두르는지

밧줄이나 삼줄도 끊을 정도였다.

마치 기름칠이 된 물건들이 타면서

바깥 껍질에만 불꽃이 날름거리듯이

그곳의 발끝과 뒤꿈치까지 그러하였다.

 

내가 말했다. 스승님 저자는 누구인데,

다른 동료보다 세게 휘젓고 괴로워하며

또 더운 시커먼 불꽃을 핥고 있나요?

그분은 내가 너를 데리고 저 아래

낮은 둔덕으로 내려가면 그에게서

자신과 허물에 대해 알게 되리라.

 

 

나는 스승님이 좋다면 저도 좋습니다.

저는 주인이신 당신 뜻에서 벗어나지 않고

당신은 제가 침묵하는 것 까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넷째 둔덕 위에

도착했고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서

협소하고 구멍 뚫린 바닥에 이르렀다.

 

착한 스승님을 다리를 휘두르며 고통받고

있는 그자의 구멍에 도달할 때 까지

나를 당신의 허리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말을 꺼내어 곤두박질하여 말뚝처럼

틀어박혀 있는 영혼이여 사악한 그대가

누구이든, 할 수 있다면 말해 보시오

마치 구덩이에 처박힌 추악한 암살자가

조금이라도 죽음을 늦추려고 다시 부른

고백 사제처럼 나는 귀를 기울였다.

 

그가 외쳤다. 너 벌써 거기 왔느냐

보니파키우스야 벌써 거기 왔냐?

예언 기록이 몇 년을 나를 속였구나

렇게 발리 너의 탐욕을 다 채웠는가?

탐욕 때문에 너는 아름다운 신부를

속이고, 결국에는 무척 괴롭게 만들었지

그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고 나에게 마치

무슨 말인지 뜻도 모르고 당황하여

대답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그러자 베르길리우스는 말했다. 빨리 말해라.

나는 내가 생각하는 자가 아니다 라고

나는 그분이 시킨대로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 두 영혼은 두발을 뒤꼬며

한숨을 쉬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그대는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내가 누구인지 그토록 알고 싶어서

저 기슭을 달려 왔다면 알려 주지.

나는 커다란 망토를 입었던 사람이야.

나는 사실 암곰의 아들이었고, 새끼

곰들의 번영을 위해 세상에는 재물을,

여기서는 나 자신을 자루 속에 넣었다.

내 머리 밑 저 아래에는 나보다 앞서

고성죄를 지은 자들이 끌려가서

바위틈 속에 납작하게 처박혀 있노라.

 

조금 전에 내가 곧바로 질문 하면서

바로 그대라는 믿었던 놈이 올 때

나 역시 저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불타는 발을 거꾸로

처박혀 있는 시간은 그놈이 불타는 발로

처박혀 있을 시간보다 더 오래 되었다.

 

왜냐하면 그다음에 서쪽에서, 그놈과

나를 능가하는 법칙도 모르는

사악한 목자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바카베오에 나오는 야손처럼

될 것이니, 그에게 왕이 유약했듯이

프랑스를 통치하는 자도 그럴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지나치게 경솔했는지

모르겠어나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 이제 말해보오 우리 주님께서

성베드로에게 열쇠를 맡기기 전에

얼마나 많은 보물을 요구하셨소? 분명

나를 따르라 요구하지 않으으셨소

사악한 영혼이 잃은 자리에서 마티아가

추첨되었을 때도 베드로나 다른

 

제자들은 금이나 은을 빼앗끼지 않았소.

그러니 그대는 지금 마땅히 벌 받고 있는

그대로 있으면서 카를로에게 대항하여

사악하게 얻은 돈이나 잘 간직하시오.

행복한 삶에서 그대가 갖고 있던

최고의 열쇠들에 대한 존경심이

아직도 나에게 금지시키지 않는다면

나는 훨씬 더 심한 말을 하고 싶으니

그대들의 탐욕은 선인을 짓밟고 악인을

높여 세상을 슬프게 만들었기 때문이오.

 

그대들 목자에 대하여 복음 작가는

생각했으니 물위에 앉은 여인이

왕들과 간음하는 것을 보았을 때요.

일곱 머리를 갖고 태어난 그녀는 덕성이

자기 신랑의 마음에 들 때까지

열 개의 뿔에서 힘을 얻어 냈소.

 

그대들은 금과 은을 하느님으로 삼는데

우상 숭배자들과 뭐가 다르오? 그대들은

하나를 , 그대들은 백을 숭배하지 않소?



, 콘스탄티누스여, 그대의 개종보다

그대가 준 첫 부자 아버지에게 준 지참금이

얼마나 많은 악의 어머니가 되었던가!

내가 이러한 가락을 노래하는 동안

분노나 양심에 깨물렸는지

그는 두 발을 강하게 뒤흔들었다.

 

나의 스승님은 흡족하게 생각하셨는지

내가 진심으로 표현한 말에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그러고는 두 팔로 나를 껴안고

가슴 위로 완전히 들어 올리시더니

내려갔던 길을 다시 올라갔다.

 

나를 그렇게도 껴안고 피곤해 하지 않고

넷째 둔덕에서 다섯째 둔덕에 걸쳐 있는

활꼴 다리의 꼭대기까지 안고 가셨다.



거기에서 산양들도 통과하기 어렵게

험준하고도 가파른 돌다리 위에다

부드럽게 짐을 내려 놓으셨다.

거기에서 또 다른 구렁이 드러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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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8원에 들어선 단테는 그곳의 구조에 대하여 설명하다. 그곳은 열 개의

악의 구렁, 즉 말레볼제로 구분되어 있는데, 첫째 구렁에는 뚜쟁이의 유혹자

들이 악마들에게 채찍으로 맞고 있으며, 둘째 구렁에는 아첨꾼들이 더러운 똥물 속에 잠겨 있다.

 

그곳은 지옥에서 말레볼제라 부르는

곳이었는데, 그곳을 둘러싼 절벽처럼

온통 무쇠 빛의 바위로 되어 있었다.

그 사악한 벌판 한가운데에는 아주

넓고 깊은 웅덩이가 펼쳐져 있었는데

그 장소의 구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높다란 절벽과 웅덩이 사이에

둥그렇게 펼쳐진 바닥은

열개의 구렁으로 나뉘어 있었다.

 

마치 성벽을 방어하기 위해 많은

연못들이 성을 둘러싸고 있듯이,

내가 있던 장소의 형상은 바로

그러한 모습으로 되어 있었으며

또한 그런 요새의 성문에서 바깥의

기슭까지 작은 다리들이 놓여 있으니

절벽의 발치에서 뻗어 나간 돌다리가

둑과 구렁들을 가로질러 웅덩이에

이르러 모두 끊기고 한데 모여 있었다.

 

게리온의 등에서 내린 우리는 그런

곳에 있었는데, 시인께서 왼쪽으로

가셨고 나는 그 분의 뒤를 따랐다.

 

오른쪽으로 나는 새로운 고통과 형벌

새로운 형벌 집행자들을 보았는데

이쪽으로는 우리와 마주 보며 걸어왔고

저쪽에는 같은 방향이었지만 걸음이 빨랐다.

마치 희년에 수많은 군중 때문에

로마 시민들이 다리 위로 모여든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도록 배려하여

한쪽으로는 모두 성쪽을 바라보며

성 베드로 성당으로 가고 다른

한쪽으로는 언덕을 향하는 것 같았다.



이쪽저쪽 검은 바위에서는

뿔 난 악마들이 채찍으로 그들의

등을 잔인하게 후리치고 있었다.

, 첫 매질에 그들은 얼마나 발뒤꿈치를

들어 올렸는지! 두 번째나 세 번째 매를

기다리는자는 아무도 없었다.

 

걸어가는 동안 내눈은 어느 한명과

부딪쳤고 나는 곧바로 말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구나!

나는 자세히 보려고 걸음을 멈추었고

친절한 스승님도 함께 멈추어 내가

약간 뒤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셨다.

 

그 매 맞은 자는 얼굴을 숙여 자신을

감추려 했으나 소용없었고 내가,

약간 뒤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셨다.

그 매 맞은 자는 얼굴을 숙여 자신을

감추려 했으나 소용 없었고, 내가

말했다. , 땅바닥을 바라보는 그대여!

그대의 얼굴 모습이 거짓이 아니라면

그대는 베네디코 카차네미코구나.



무엇이 그대를 괴로운 형벌로 이끄는가?

그는 나에게 말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지만 그대의 명료한 말을 들으니

엤날 세상의 일이 생각나는구료

 

이 더러운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아름다운 기솔라를 데려가

후작의 욕망을 들어준 사람이오.

여기에서 우는 볼로나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고, 오히려 그들로 가득하여

사베나와 레노 사이에서 시파를 배우는

사람들도 여기보다 더 많지 않으리다.

 

이에 대한 믿음과 증거를 원한다면

우리의 탐욕스러운 마음을 생각해보오.

그렇게 말하는 동안 악마 하나가

그를 채칙을 때리며 말했다. 꺼져라

뚜쟁이야! 여기 돈벌이할 여자는 없다.

나는 나의 안내자로 돌아갔고

우리는 몇 걸음 옮긴 후 절벽에서

뻗어 나온 어느 돌다리에 이르렀다



우리는 아주 가볍게 그 위로 올라섰고

오른쪽으로 돌아 다리의 경사면을

따라 그 영원한 둘레에서 멀어졋다.

 

다리가 활꼴을 이루어 그 아래로 매 맞는

자들이 지나가는 곳에 이르렀을 때

안내자가 말했다. 이 사악하게

태어난 자들의 얼굴을 보도록 해라.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걸었기 때문에

너는 아직 그들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오래된 다리에서 우리는 다른 쪽으로

우리를 향해 오는 행렬을 보았는데

그들도 똑같이 채찍에 쫓기고 있었다.

어진 스승님은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말하셨다. 저기 오는 큰 녀석을 보아라.

고통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모양이다.

아직도 왕가의 위엄을 갖고 있다니!

 

 

용기와 지혜로 코르키스 사람들에게서

황금 양털을 빼앗은 이아손이란다.

 

그는 렘노스 섬을 거쳐서 갔는데

대담하고 잔인한 여인들이 자기들의

모든 남자들을 죽인 다음이었지.

거기에서 거짓 치장된 말과 몸짓으로

전에는 다른 모든 여자를 속였던

젊은 아가씨 힐시필레를 속였으며

임신한 그녀를 홀로 그곳에 내버렸으니

그 죄로 저렇게 형벌을 받고 있으며

메데이아의 복수도 함께 받고 있다

 


그렇게 속이는 자들이 함께 가고 있으니

이 첫째 구렁에 벌받고 있는 자들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충분할 것이다.

어느 듯 우리는 비좁은 길에 둘째

둔덕과 만나고 또 다른 활꼴 모양의

다리를 떠받치는 지점에 이르러 있었다.

거기에서 우리는 다른 구렁 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손바닥으로 제 몸을

 

때리는 무리의 흐느낌 소리를 들었다.

양쪽 기슭에는 곰팡이가 들러 붙어있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독기가 뒤섞여

눈과 과가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는 그곳에 이르렀고 구덩이 아래에

마치 사람들의 변소에서 가져 온 듯한

똥물 속에 잠겨 있는 무리들을 보았다.

아래를 둘러보던 나는 머리에 더러운

똥으 뒤집어쓴 한 녀석을 보았는데

속인인지 성직자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나에게 소리쳤다 왜? 너는 다른

더러운 놈들보다 나를 지켜보느냐?

나는 그에게 내 기억이 옳다면 전에

머리털이 마른 너를 보았기 때문이다.

너는 루카의 알레시오 인테르미넬리

그래서 누구보다 너를 더 주시하고 있다.

 

그러자 그는 제 머리통을 때리면서

혓바닥이 지칠 술 모르게 아첨했다.

때문에 나는 이 아래에 처박혀 있다.

 

그 말을 듣고 길잡이가 나에게 말했다.

얼굴을 조금 들고 저 앞을 보아라.

지저분하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똥 묻은 손톱으로 몸을 긁적이면서

웅크려 앉았다가 일어섰다가 하는

저 창녀의 얼굴을 눈으로 보아라.



그녀는 타이스 자기 기둥서방이

내가 그대 마음에 드는가? 말하자

엄청나게 좋아해요 했던 창녀란다.

이제 우리의 눈은 이것으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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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절벽 아래에서 괴물 게리온이 나타나고, 단테는 제8원으로 내려가기 전에

7원의 셋째 둘레에서 벌 받고 있는 고리대금업자들을 본다. 그들의 뜨거운

모래밭에서 각 가문의 문장을 상징하는 주머니를 목에 걸고 있다.

테와 베르길리우스는 게리온의 등을 타고 제 8원으로 내려간다.

 

보아라, 꼬리가 뾰족한 짐승을

산을 넘고, 성벽과 무기들을 부수며

온 세상에 악취를 풍기는 놈을 보아라!

나의 스승님은 나에게 그렇게 말하며

바위 절벽의 끄트머리 까지 가까이

올라온 그놈에게 손짓을 하였다.

 

그러자 그 더러운 기만의 형상은

다가왔고, 머리와 가슴은 둑 위로

올라왔으나 꼬리는 올라오지 않았다.

얼굴은 분명한 사람의 얼굴이었고

겉의 피부는 곱고 매끈했으나 나머지

몸통은 모두 뱀으로 되어 있었다.

두 앞발은 겨드랑이까지 털이 나 있었고

등과 가슴, 양 옆구리에는 매듭과 작은

동그라미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타타르인들인나 터키 사람들의 직물보다

훨씬 다채로운 색깔들로 겹쳐 있어

아라크네도 그런 천을 짜지 못했으리.

 

때로 강가에 있는 배들 일부는

물속에 있고 때로는 물위에 있듯이

또 먹성 좋은 게르만 사람들 사이에서

해리가 고기잡이를 준비하듯이

그 사악한 짐승도 모래밭을 둘러싼

바위 둑의 가장 자리에 멈추어 있었다.

 

그놈은 전갈의 꼬리 끝처럼 독 있는

갈고리로 무장한 꼬리를 위로 비틀면서

완전히 허공 속에서 휘두르고 있었다.

 

길잡이께서 말하셨다. 이제 우리 길의

방향을 약간 바꾸어 저 사악한 짐승이

웅크린 곳 까지 가는 것이 좋으리라

그래서 우리는 오른쪽으로 내려갔고

뜨거운 모래와 불꽃을 피하려고

가장자리 위로 몇 걸음 걸었다.

 

우리가 그 괴물에게 이르렀을 때,

조금 넘어 모래밭 위로 사람들이

절벽 가까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스승님은 네가 이 둘레에 대한

완전한 경험을 가져가고 싶다면,

가서 그들의 처지를 보도록 해라.

거기에서 네 이야기는 짧게 하여라.

네가 돌아올 동안 나는 이놈에게 말해

튼튼한 그의 어깨를 빌리도록 하겠다.

 

그리하여 나는 그 일곱 번째 원의

가장자리 위로 혼자 걸어갔고

고통의 무리가 앉아 있는 곳으로 갔다.

그들 눈에서는 고통의 눈물이 솟아났고

이쪽저쪽으로 손을 휘두르면서

뜨거운 모래와 수증기를 피하려고 했다.

 

마치 여름철에 개들이 벼룩이나 파리,

들에게 물릴 때 주둥이와 발로

그렇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나는 고통의 불꽃들을 맞고 있는

그들 중 몇몇 얼굴들을 살펴보았으나

아무도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각자의 목에 특정한 색깔과 표시가 있는

주머니가 매달려 있음을 깨달았는데

그들 눈은 그것에 흡족해 하는 듯 했다.

 

그들 사이를 둘러보면서 가는 나는

어느 노란색 주머니 위에 푸른 사자의

얼굴과 그려진 형상을 보았다.

그리고 계속 시선을 돌리다가

피처럼 빨간 다른 주머니를 보았는데

아주 새 한얀 거위가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살찐 푸른 암퇘지가 그려진

하얀 주머니를 매단 영혼이 말했다.

그대는 이 구덩이에서 무엇을 하는가?

어서 가시오! 아직 그대는 살아 있으니

내 고향 사람 비탈리아노가 여기에서

내 왼쪽 편에 앉으리라는 것을 아시오

이 피렌체 사람들 중 나 혼자만 파도바

사람인데 그들은 종종 귀가 먹먹할 정도로

세 부리가 새겨진 주머니를 달고 있을

위대한 기사여 오라! 소리친답니다.

여기에서 그는 마치 콧구멍을 핥는

황소처럼 비틀면서 입을 내밀었다.

 

나는 조그만 머물라고 경고하신

스승님께 근심을 끼칠까 두려워서

지친 영혼들로부터 되돌아왔다.

나는 길잡이께서 벌써 사나운 짐승의

등에 타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분은 이제 대담하고 강인해야 한다.

 

이제 이런 방법으로 내려 가야하니

앞에 타라, 꼬리가 너를 해치지

못하도록 내가 그 중간에 있겠다.

마치 학질의 오한에 걸려 벌써

손톱이 창백해진 사람이 그늘만

보아도 오들오들 떠는 것처럼

그분의 발에 나는 그렇게 되었지만

훌륭한 주인 앞에서 강해지듯

부끄러움이 나의 두려움을 억눌렸다.

 

나는 그 무서운 어깨위에 올라탔고

나를 껴안아주세요 말하고 싶었으나

내 생각대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때에도 나를 두려움에서

구해주신 그분은 내가 올라타자

팔로 감싸 안아 지탱해주면서

말하셨다. 게리온, 이제 움직여라.

넓게 원을 그리며 천천히 내려가라.

네가 진 특별한 짐을 생각하라

마치 배가 정박지에서 나오는 것처럼

게리온은 천천히 뒤로 물러났으며

이제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이게 되자

가슴이 있던 곳으로 꼬리를 향하더니

 

뱀장어처럼 꼬리를 쭉 펼치며 움직였고

앞다리도 대기를 몸 쪽으로 끌어당겼다.

지금도 그 흔적이 보이듯, 파에톤이

고삐를 놓쳐 하늘이 불탔을 때에도

불쌍한 이카로스가 녹은 밀랍 때문에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빠지는 것을 느끼고

아버지가 길을 잘못 들어섰다 외쳤을

때에도 이보다 두렵지는 않았을 것이니,

사방을 둘러보아도 허공만 보이고

그 짐승 외에 아무 것도 안보였을 때

내가 느꼈던 두려움은 그런 것이었다.

 

그놈은 천천히 헤엄치며 둥글게 돌면서

내려가고 있었지만, 나는 아래에서

얼굴로 스치는 바람밖에 느낄 수 없었다.

벌써 오른쪽에서 우리 아래의 늪으로

떨어지는 엄청난 물소리가 들렸기에

나는 얼굴을 내리고 밑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불꽃을 보고 고통 소리를 들은

나는 혹시 떨어질까 몹시 두려웠고

덜덜 떨면서 완전히 몸을 웅크렸다.

 

그리고 조금 전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사방에서 다가오는 고통들 위로

돌면서 내려가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마치 새나 횃대도 보지 못한 채

오랫동안 날고 있던 매가 저런

내리다니! 매잡이의 외침과 함께

날렵하게 백 바퀴도 넘게 돌던

곳에서 지친 몸으로 내려와 화난

매잡이에게서 멀리 떨어져 안듯이

그렇게 게리온은 깎아진 절벽의

발치 가까이 바닥에 내려앉았고

우리 몸의 짐을 내려놓자마자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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