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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원에 들어선 단테는 그곳의 구조에 대하여 설명하다. 그곳은 열 개의

악의 구렁, 즉 말레볼제로 구분되어 있는데, 첫째 구렁에는 뚜쟁이의 유혹자

들이 악마들에게 채찍으로 맞고 있으며, 둘째 구렁에는 아첨꾼들이 더러운 똥물 속에 잠겨 있다.

 

그곳은 지옥에서 말레볼제라 부르는

곳이었는데, 그곳을 둘러싼 절벽처럼

온통 무쇠 빛의 바위로 되어 있었다.

그 사악한 벌판 한가운데에는 아주

넓고 깊은 웅덩이가 펼쳐져 있었는데

그 장소의 구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높다란 절벽과 웅덩이 사이에

둥그렇게 펼쳐진 바닥은

열개의 구렁으로 나뉘어 있었다.

 

마치 성벽을 방어하기 위해 많은

연못들이 성을 둘러싸고 있듯이,

내가 있던 장소의 형상은 바로

그러한 모습으로 되어 있었으며

또한 그런 요새의 성문에서 바깥의

기슭까지 작은 다리들이 놓여 있으니

절벽의 발치에서 뻗어 나간 돌다리가

둑과 구렁들을 가로질러 웅덩이에

이르러 모두 끊기고 한데 모여 있었다.

 

게리온의 등에서 내린 우리는 그런

곳에 있었는데, 시인께서 왼쪽으로

가셨고 나는 그 분의 뒤를 따랐다.

 

오른쪽으로 나는 새로운 고통과 형벌

새로운 형벌 집행자들을 보았는데

이쪽으로는 우리와 마주 보며 걸어왔고

저쪽에는 같은 방향이었지만 걸음이 빨랐다.

마치 희년에 수많은 군중 때문에

로마 시민들이 다리 위로 모여든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도록 배려하여

한쪽으로는 모두 성쪽을 바라보며

성 베드로 성당으로 가고 다른

한쪽으로는 언덕을 향하는 것 같았다.



이쪽저쪽 검은 바위에서는

뿔 난 악마들이 채찍으로 그들의

등을 잔인하게 후리치고 있었다.

, 첫 매질에 그들은 얼마나 발뒤꿈치를

들어 올렸는지! 두 번째나 세 번째 매를

기다리는자는 아무도 없었다.

 

걸어가는 동안 내눈은 어느 한명과

부딪쳤고 나는 곧바로 말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구나!

나는 자세히 보려고 걸음을 멈추었고

친절한 스승님도 함께 멈추어 내가

약간 뒤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셨다.

 

그 매 맞은 자는 얼굴을 숙여 자신을

감추려 했으나 소용없었고 내가,

약간 뒤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셨다.

그 매 맞은 자는 얼굴을 숙여 자신을

감추려 했으나 소용 없었고, 내가

말했다. , 땅바닥을 바라보는 그대여!

그대의 얼굴 모습이 거짓이 아니라면

그대는 베네디코 카차네미코구나.



무엇이 그대를 괴로운 형벌로 이끄는가?

그는 나에게 말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지만 그대의 명료한 말을 들으니

엤날 세상의 일이 생각나는구료

 

이 더러운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아름다운 기솔라를 데려가

후작의 욕망을 들어준 사람이오.

여기에서 우는 볼로나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고, 오히려 그들로 가득하여

사베나와 레노 사이에서 시파를 배우는

사람들도 여기보다 더 많지 않으리다.

 

이에 대한 믿음과 증거를 원한다면

우리의 탐욕스러운 마음을 생각해보오.

그렇게 말하는 동안 악마 하나가

그를 채칙을 때리며 말했다. 꺼져라

뚜쟁이야! 여기 돈벌이할 여자는 없다.

나는 나의 안내자로 돌아갔고

우리는 몇 걸음 옮긴 후 절벽에서

뻗어 나온 어느 돌다리에 이르렀다



우리는 아주 가볍게 그 위로 올라섰고

오른쪽으로 돌아 다리의 경사면을

따라 그 영원한 둘레에서 멀어졋다.

 

다리가 활꼴을 이루어 그 아래로 매 맞는

자들이 지나가는 곳에 이르렀을 때

안내자가 말했다. 이 사악하게

태어난 자들의 얼굴을 보도록 해라.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걸었기 때문에

너는 아직 그들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오래된 다리에서 우리는 다른 쪽으로

우리를 향해 오는 행렬을 보았는데

그들도 똑같이 채찍에 쫓기고 있었다.

어진 스승님은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말하셨다. 저기 오는 큰 녀석을 보아라.

고통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모양이다.

아직도 왕가의 위엄을 갖고 있다니!

 

 

용기와 지혜로 코르키스 사람들에게서

황금 양털을 빼앗은 이아손이란다.

 

그는 렘노스 섬을 거쳐서 갔는데

대담하고 잔인한 여인들이 자기들의

모든 남자들을 죽인 다음이었지.

거기에서 거짓 치장된 말과 몸짓으로

전에는 다른 모든 여자를 속였던

젊은 아가씨 힐시필레를 속였으며

임신한 그녀를 홀로 그곳에 내버렸으니

그 죄로 저렇게 형벌을 받고 있으며

메데이아의 복수도 함께 받고 있다

 


그렇게 속이는 자들이 함께 가고 있으니

이 첫째 구렁에 벌받고 있는 자들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충분할 것이다.

어느 듯 우리는 비좁은 길에 둘째

둔덕과 만나고 또 다른 활꼴 모양의

다리를 떠받치는 지점에 이르러 있었다.

거기에서 우리는 다른 구렁 속에서

숨을 헐떡이며 손바닥으로 제 몸을

 

때리는 무리의 흐느낌 소리를 들었다.

양쪽 기슭에는 곰팡이가 들러 붙어있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독기가 뒤섞여

눈과 과가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는 그곳에 이르렀고 구덩이 아래에

마치 사람들의 변소에서 가져 온 듯한

똥물 속에 잠겨 있는 무리들을 보았다.

아래를 둘러보던 나는 머리에 더러운

똥으 뒤집어쓴 한 녀석을 보았는데

속인인지 성직자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나에게 소리쳤다 왜? 너는 다른

더러운 놈들보다 나를 지켜보느냐?

나는 그에게 내 기억이 옳다면 전에

머리털이 마른 너를 보았기 때문이다.

너는 루카의 알레시오 인테르미넬리

그래서 누구보다 너를 더 주시하고 있다.

 

그러자 그는 제 머리통을 때리면서

혓바닥이 지칠 술 모르게 아첨했다.

때문에 나는 이 아래에 처박혀 있다.

 

그 말을 듣고 길잡이가 나에게 말했다.

얼굴을 조금 들고 저 앞을 보아라.

지저분하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똥 묻은 손톱으로 몸을 긁적이면서

웅크려 앉았다가 일어섰다가 하는

저 창녀의 얼굴을 눈으로 보아라.



그녀는 타이스 자기 기둥서방이

내가 그대 마음에 드는가? 말하자

엄청나게 좋아해요 했던 창녀란다.

이제 우리의 눈은 이것으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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