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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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어떤 사람들일까? 대상 수상 작가와 인터뷰한 김유태 기자는 '명확하고 선명한 답이 없는 질문을 만들기 위해 자기 생의 일부를 기꺼이 세상에 내어주는 (p. 83)'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번에 수상한 작가들도 작품을 통해 자신들의 삶에 잇대어서 만든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강보라의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에서 주인공 재아는 처음 만난 사람들의 취향에 거리를 둔다. 재아 자신의 취향이 우월하다는 생각에서 취향에 계급을 부여한다. 김병운의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에서 '나'는 퀴어 삼촌을 둔 친구 장희와 부산을 방문해 죽은 줄 알았던 삼촌을 만난다. 알고 보니 사회의 시선을 피해 숨어있는 삼촌의 삶은 전해 들은 것과 다르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삶이었다.

김인숙의 <자작나무 숲>에서 작가인 주인공의 할머니는 '쓰레기 호더'다. 주인공은 할머니가 죽자 그동안 모아놓은 쓰레기와 함께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 애지중지 모은 할머니의 쓰레기는 세상 사람들이 보기엔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묻거나 태워버린다.

'이것은 내 이야기인가, 할머니의 이야기인가 아니면 소설 속이 야기인가. 참으로 오랜만에, 그러니까 거의 한 세기 만인 듯, 빨간 줄로 죽죽 그었던 문장이 떠오른다. 빨간 줄로 죽죽 그은 후 쓰레기가 되어버렸던 문장. 그건 살인마인 아빠에 대한 문장이 아니라 그토록 생생하다고 호평받았던 할머니의 쓰레기에 관한 문장들이었다. 그 문장을 지금은 외우지 못해 대화로만 기억한다. (p. 203)'

신주희의 <작은 방주들>은 직장 생활의 구조적 부조리 피해 대상인 여성을, 그리고 지혜의 <북명 너머에서>에서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 가족을 먹여살리는 주인공 성자가 젊은 시절 희망이었던 언니 조옥을 잃어버리고 기억을 잃은 남편에게서조차 잊히는 여성의 삶을 그린다.


대상 수상 작가 안보윤의 <애도의 방식>은 학생 간에 폭력을, 자선작 <너머의 세계>는 학생과 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동료 교사 한 사람에게 가하는 폭력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애도의 방식>에서 동주는 승규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해왔다. 동전을 던져 '앞'인지 '뒤'인지를 묻고 틀리면 때린다. 동전의 앞뒤를 결정하는 건 승규 마음이다. 동주가 이런 승규의 결정을 순순히 따르는 건 굴종이다. 이어지는 폭력은 신체에 고통을 준다. 평소와 같이 승규가 동전을 내밀자 동주는 승규가 임의로 바꿀 수 있는 '앞' '뒤'가 아닌 '호랑이'라고 대답한다. 바로 이때, 동주는 주먹을 피해 앉았고 승규는 공사 중이던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다.

이제 학교폭력을 당해왔다는 사실이 살해 동기가 된다. 동주가 혐의를 벗는 방법은 부정이다. 이제까지 시달렸던 굴욕과 고통은 없었던 일이 돼버린다.

뉴스로 학폭을 전해 듣지만 사건이 변질돼 우리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또 이슈가 되면 시끌벅적하게 떠들어댄다. 그리고 또 잊고...

'애도(mourning)란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서 오는 슬픔을 일컫는다. 정신분석학에서 '성공적인' 애도란 상실한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실감의 비애 속에 함몰되지 않고 남은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p. 76)'

피해자는 잊을 수 없어 굴욕과 고통은 해결되지 않는다. 모호한 상태로 남아 애도에 성공하지 못할뿐더러 승규의 죽음으로부터도 벗어나지 못한다. 삶의 일부분을 매듭짓지 못해 새로운 삶을 살기도 어렵다.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는 구조적인 힘과 논리에 개개인은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작가들은 명확하고 선명한 답을 낼 수 없는 질문을 한다. 답이 없으니 이제까지 살아온대로 관성을 유지하며 살 것인가? 그렇다면 작가들은 또 우리에게 질문할 것이다. 멈추고 가던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우리가 갈 때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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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한국문학 번역가 안톤 허의 내 갈 길 가는 에세이
안톤 허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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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는 한국문학 번역가인 안톤 허의 일과 삶을 담은 에세이다.
'그래서 말한다. 번역은 쉬울지 몰라도, 번역가는 힘들다고. 나는 한국문학 번역가다. (p. 25)'

해외 작품을 우리글로 옮기는 작가도 그리 흔치 않을텐데, 우리 문학을 영어로 번역하다니, 정말 드물겠다고 짐작했는데 역시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한영 문학번역가는 세 명 남짓이다. 게다가 영어권에 한국문학 작품이 일 년에 열 권만 출판돼도 많은 편이라고 한다.

저자 안톤 허의 대단함은 지금부터다. 다 알다시피 그는 지난해 자신이 번역한 <저주토끼>, <대도시의 사랑법> 두 작품이 부커상 롱리스트(1차 후보)에 올랐다. "TWICE! (두 권이나!)" 일 년에 열권 남짓 번역돼 출간되는 작품 중, 세 명 정도의 한영 문학번역가가 있다 치고... "TWICE! (두 권이나!)"말이다. 안톤 허는 부커상 역사상 더블 롱리스팅이 된 세 번째 작가다.

이런 대단한 작가의 삶을 읽는다는 것, 그가 하는 일은 안다는 것, 그가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부모님 말은 절대 들어서도, 믿어서도 안 된다. 그들은 자기 인생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다. 실수를 해도 자신의 실수를 하는 것이 낫다.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쳐야 한다. 이 진리를 십 대 때 알았더라면, 가장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한 번뿐인 소중한 이십 대 시절을 그처럼 무의미하게 낭비하진 않았을 텐데... (p. 63)'

이런 당당함은 또 뭔가. 내 아이들이 이런 자신감으로 세상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프린스턴대학교 강연 가운데 언어가 권력 도구로 쓰인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이제까지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접근이어서 흥미로웠다.

우선 왜 대기업 지원자가 TOEIC으로 영어 실력을 입증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다. 대기업의 모든 사원들이 반드시 영어 실력이 출중할 필요가 있을까? TOEIC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싼 과외나 유학을 보낼만한 여유가 있어야 한다. 지원자의 경제 계층을 파악하려는 의도가 아닐까라는 것이 저자가 품은 생각이다. 영국에 존재하는 귀족처럼 한국에는 영어 귀족층이 존재한다.

'전미번역상 수상자 테자스위니 니란자나 교수는 <번역의 위치화 Siting Translation>라는 저서에서 번역의 식민주의적 뿌리 및 식민지 현지 통번역가들이 '언어 하인'으로 간택되는 방식에 대해 논합니다. (p. 214)'

지주로부터 소작인들의 관리를 위임받은 마름이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보다 더 한국인을 괴롭힌 앞잡이들처럼 지배자의 언어를 중간에서 선점해,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편에겐 군림하지만 결국 힘 있는 자의 하인이 됨을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다. 즉 번역이 도착어의 시중드는 행위가 돼서는 안된다는 편에 저자는 서 있다. 번역가가 언어에 열등감을 가진다면? 옳지 않다.


한국문학 번역가로서 번역 일을 하며 겪은 저자의 경험담은 국수주의, 차별 등 여러 사회 문제들을 담론으로 이끌어 낸다. 관습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저자의 낯선 모습이 신선하다. (나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작가란 연락을 먼저 하기보다 받는 입장의 다소 수동적 태도를 가진 사람이 아닐까라는 고정관념이 깨지는듯해 안톤 허의 삶이 그의 글이 좋았다. 흔치않은 삶을 만나는 경험도 특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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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인간 - 인생을 단단하게 살아내는 25가지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강민지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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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불평불만이 많은 당나귀는 제우스 신 앞에 서서 왜 나만 불행한지 따져 물었다.
'오만한 사자가 승리합니다. 잔혹한 호랑이가 살아남습니다. 모두를 속이고 모두가 비웃는 여우가 이깁니다. 게걸스러운 늑대가 남습니다. 저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는데 모두가 저에게 피해를 줍니다. 저는 능력이 부족해서 일을 많이 합니다. 칭찬은커녕 꾸중만 듣습니다. (p. 222)'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제우스는 '행운'을 찾아 데려오라고 했다. '행운'을 찾아 나섰다. '명령'의 집은 혼란스러울 뿐 행운은 없었다. '부'의 집에 들어가 봤더니 잠시 머물렀다가 가시덤불과 송곳 몇 자루를 남기고 바로 떠났다고 했다. '미'의 집, '현명'의 집에도 없었다. '가난'의 집에 갔더니 말하기를 아직 '행운'이 오지 않았지만 항상 '행운'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책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 (쇼펜하우어 編, 두행숙 譯, 도서출판 둥지)>로 발타자르 그라시안을 만났다. 간결한 글에 실린 힘과 지혜에 매료되어 책 한 권을 더 사 사무실 책상에도 놓았다. 비록 몇 년 동안이었지만,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글로 하루를 시작하며 쇼펜하우어가 그의 글을 인생의 동반자로 삼았듯이 나도 그렇게 했다. 지금도 빛바랜 표지의 그 책을 가끔 펼쳐 읽곤 한다.

17세기 위대한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예수회 신부다. 그러나 그의 글에서 종교적인 냄새를 맡기란 쉽지 않다. 그가 생각한 삶의 목표는 명예나 부를 이룩한 성공이 아니다. 개인의 성숙이다. '인생을 단단하게 살아내는 25가지 지혜'라는 부제의 <완전한 인간>에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고 자신을 온전히 지키라는 것이다.

'삶의 절반은 대화를 하며 흘러갑니다. 풍부한 지식은 현명한 사람들을 위한 맛있는 식사입니다. (p. 58)'
'선택이 없는 곳엔 완벽이 없습니다. 선택할 줄 아는 능력과 선택을 잘하는 능력, 이 두 가지가 탁월한 능력입니다. 선택하지 않으면 우연이나 욕망에 따라 맹목적인 길을 가게 됩니다. (p. 104)'
'비판은 비난과는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비판은 감정을 배제한 것이고 비난은 성급한 의심입니다. (p. 191)'


우리 인간에게 완전함이란 게 존재할까?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도덕 철학이 우리를 신중한 인간으로 만들고, 자연은 현명한 인간으로, 역사는 준비된 인간으로, 시는 독창적인 인간으로, 수사학은 유창한 인간으로, 인문학은 신중한 인간으로, 우주학은 박식한 인간으로, 성서는 경건한 인간으로 만들어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 수단으로 나를 성숙한 인간을 만든다는 건 결국, 우리는 완전한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우리 삶은 내 삶을 완전한 삶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 이 책에서 말하는 25가지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완전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삶의 마지막은 죽음이란 생각을. 혹시 죽음에 이르러야 비로소 완전함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단 한 번 찾아오는 죽음을 잘 맞이하는 삶이 결국 완전한 인간의 삶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행운'을 찾았다.
마침내 '선'의 집에서 웃음 짓는 '행운'을 찾았다. 물론 모두를 기쁘게 하긴 어렵지만 그렇더라도 왜 매일 불만을 늘어놓는 자들이 나를 찾아오는지 제우스는 '행운'에게 물었고 '행운'은 대답했다.
'"위대하신 제우스여,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그 당나귀는 대체 누구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것입니까?" (p. 225)'

'행운'의 답을 듣고 제우스는 위로 대신 당나귀에게 이렇게 말했다.
'"불행한 짐승이여, 네가 더 많은 것을 깨달았다면 그토록 비참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부터 사자의 명석함, 코끼리의 신중함, 여우의 영리함, 늑대의 주의력을 배우도록 하라. 준비물을 잘 갖췄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필멸의 운명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p. 226)'

완전한 인간은 아니더라도 완전한 인간이 될 준비가 되어있다면 그 운명 자체가 '행운'인 셈이다. 죽음을 잘 맞이할 운명인 삶...

'다른 이에게서는 불행이 아닌 행복만 보고 자신에게서는 행복이 아닌 불행만 보는 건 자신을 학대하는 행동이다. (p.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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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세계 고전 40 - 수능 세대의 문해력을 높이는 세계 고전 읽기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신성권 지음 / 팬덤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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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무엇일까? 가장 인상 깊었던 고전의 정의는 김영하 작가가 산문 <읽다>에서 밝힌 정의다. "고전이란 처음 읽으면서도 '다시' 읽는다고 '변명'을 하게 되는 책이지만, 처음 읽는데도 어쩐지 '다시'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

이 책의 저자인 신성권 작가가 찾은 '고전'의 사전적 정의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다. 즉 읽을만한 가치가 있고 또 그러하니 많은 사람에게 읽기를 권하라는 그런 의미인듯하다. 몇 번을 읽어도, 다시 읽는 느낌이 들겠지만 그래도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 '고전'이다.

왜 읽고 또 읽어야 할까? 고전이 다룬 주제는 그 고전이 탄생할 당시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했던 고민이었다. 그러니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 주제는 그 시대뿐 아니라 모든 시대를 관통해 지금도 우리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그러니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읽고, 그래서 고전이 됐을 테고.

또 고전을 펼치는 건 그 시대에 가장 탁월한 사유를 만나는 일이어서 생각을 이어가기가 훨씬 수월하다. 풍부한 사고 체계를 바탕으로 생각을 쌓아 올리는 것이랄까?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것으로서 고전을 읽지 않은 사람보다 좀 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선정한 고전 리스트를 참고(입시를 준비하는 10대를 배려)해 40권을 추려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세계 고전 40>에서 다뤘다. 통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인류사적으로 중요한 시대에 탄생한 책, 한국을 이해하고 상식을 갖추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고전이 어려운 이유는 시대적 배경 차이 때문이다. 그 점을 모른 채 읽는다면 그 사고방식에 갸웃거리게 된다. 고전 안내서가 필요한 이유다. 고전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다면 도움을 받아서라도 읽어야 한다. 저자는 그 어려움을 감안해 적절한 수준의 깊이로 고전을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수능을 준비하는 10대에게도 고전에 입문하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도움이 된다.


고전을 읽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양이 방대하고 어려워 핵심만 다룬 책을 찾아 기웃거리며 꽂아 둔 책이 예닐곱 권이나 된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10대'란 말에 혹해 선뜻 읽기로 맘먹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아무리 10대를 겨냥해 핵심만을 다룬 책이라고 해도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고전을 이해하는 데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고전은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고전의 시대적 배경과 그 고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요약해 놓아 고전을 언급하는 무수히 많은 책과 강의 그리고 대화를 이해하는, 즉 문해력에 큰 도움이 된다.

필요를 느껴 좀 더 탐독할 만한 책을 고른 다음 이 고전을 한번 읽어볼까?라는 생각, 다시 말해 고전 가운데 하나를 골라 살지 말지를 고민한다면 간 보기에 활용할 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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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팅 :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케이트 리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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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리는 아트 컨설턴트로서 전문 변호사로서 미술 시장 전반과 초보 컬렉터들이 알아야 할 것들은 조언한다.

미술 시장에 새로운 고객으로 나타난 MZ 세대들 이야기, 작품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고, 어디에서 사야 하는지, 안목을 키우는 방법을 비롯해 투자 가치로써 미술품이 어떨지를 자세하고 쉽게 설명한다. 컬렉팅에 마음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아트 바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라고 평가받는 프리즈가 홍콩이나 상하이를 외면하고 서울을 택했다. 지난해부터 5년 동안 프리즈가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와 공동으로 아트 페어를 이어간다. 우리 미술 시장이 성장하는 데 발판을 마련한 호재임이 분명한다.

'수익 면에서도 지난 15년간 국내 전체 미술 시장 거래 규모가 4,000억 원선을 기록해 오다 2021년에야 7,560억 원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프리즈 서울 단 4일 동안의 거래액이 6,000억 원이라는 것은 엄청난 규모임을 알 수 있다. 2021년 키아프가 발표한 역대 최고 매출액인 650억 원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p. 52)'

저자는 프리즈가 우리나라를 선택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팬데믹 이후 다른 나라에 비해 회복력이 월등히 뛰어났고, 예술 작품에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초보 컬렉터들에게 판화 컬렉팅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 낮은 가격으로 작품을 살 수 있어서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나만의 예술품 컬렉션을 꾸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컬렉팅이 대체 투자로서 자산을 불리는 수단이라고도 말한다. 예술 작품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주식이나 암호화폐와 다르게 경기 상황에 크게 흔들림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 시티은행에 따르면 1995년부터 27년간 평균 수익률에서 S&P500보다 예술 시장이 3.6%p 더 좋았던 것으로 발표했다. 물론 자산으로서 유동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로 매력적이다.

게다가 소비 패턴과 문화 인식 등 생활 전체에 변화를 가져온 혁신의 아이콘 MZ 세대들이 컬렉팅 투자의 중심 세력으로 나타나면서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미술 시장 이끌고 있다고 한다. 고가의 미술 작품을 구입한 뒤 소유권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공동 소유하는 형태의 새로운 투자법이 출현했고, 아트 NFT 거래로 예술품 경매 시장을 새롭게 바꿔놓기까지 했다.


"그림을 좋아하세요?"
고가의 작품만 생각할 게 아니라 신인 작가나 저가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컬렉션을 꾸리기를 저자는 권한다. 그리고 자산의 포트폴리오로서 예술품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도 말한다. 생각해 보시길... 꼭 아트 컬렉팅에 입문하시길... 프리즈 같은 아트 페어도 가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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