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란 무엇일까? 가장 인상 깊었던 고전의 정의는 김영하 작가가 산문 <읽다>에서 밝힌 정의다. "고전이란 처음 읽으면서도 '다시' 읽는다고 '변명'을 하게 되는 책이지만, 처음 읽는데도 어쩐지 '다시'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 책의 저자인 신성권 작가가 찾은 '고전'의 사전적 정의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다. 즉 읽을만한 가치가 있고 또 그러하니 많은 사람에게 읽기를 권하라는 그런 의미인듯하다. 몇 번을 읽어도, 다시 읽는 느낌이 들겠지만 그래도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 '고전'이다.왜 읽고 또 읽어야 할까? 고전이 다룬 주제는 그 고전이 탄생할 당시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했던 고민이었다. 그러니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 주제는 그 시대뿐 아니라 모든 시대를 관통해 지금도 우리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그러니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읽고, 그래서 고전이 됐을 테고.또 고전을 펼치는 건 그 시대에 가장 탁월한 사유를 만나는 일이어서 생각을 이어가기가 훨씬 수월하다. 풍부한 사고 체계를 바탕으로 생각을 쌓아 올리는 것이랄까?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것으로서 고전을 읽지 않은 사람보다 좀 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과 마찬가지다.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선정한 고전 리스트를 참고(입시를 준비하는 10대를 배려)해 40권을 추려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세계 고전 40>에서 다뤘다. 통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인류사적으로 중요한 시대에 탄생한 책, 한국을 이해하고 상식을 갖추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고전이 어려운 이유는 시대적 배경 차이 때문이다. 그 점을 모른 채 읽는다면 그 사고방식에 갸웃거리게 된다. 고전 안내서가 필요한 이유다. 고전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다면 도움을 받아서라도 읽어야 한다. 저자는 그 어려움을 감안해 적절한 수준의 깊이로 고전을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수능을 준비하는 10대에게도 고전에 입문하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도움이 된다. 고전을 읽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양이 방대하고 어려워 핵심만 다룬 책을 찾아 기웃거리며 꽂아 둔 책이 예닐곱 권이나 된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10대'란 말에 혹해 선뜻 읽기로 맘먹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아무리 10대를 겨냥해 핵심만을 다룬 책이라고 해도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고전을 이해하는 데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고전은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고전의 시대적 배경과 그 고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요약해 놓아 고전을 언급하는 무수히 많은 책과 강의 그리고 대화를 이해하는, 즉 문해력에 큰 도움이 된다. 필요를 느껴 좀 더 탐독할 만한 책을 고른 다음 이 고전을 한번 읽어볼까?라는 생각, 다시 말해 고전 가운데 하나를 골라 살지 말지를 고민한다면 간 보기에 활용할 만한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