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광장 - 12.3 계엄부터 탄핵까지 광장을 지킨 사람들
꼴찌PD 지음 / KONG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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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날 달 말, 윤석열이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3일과 그 이후를 생생한 현장 기록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란 12.3>이 개봉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여러 작품을 만든 이명세 감독이 연출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것들을 모아 영상기록으로 남긴 것이 <란 12.>이라면, <어떤, 광장>은 25년 동안 다양한 영상 작업을 해온 1인 미디어 꼴찌PD가 '이름 모를 춤꾼의 발끝과, 길바닥에 주저앉아 시를 읽는 낯선 시인의 입술과, 캔버스 없이 아스팔트 위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손끝을 향해. 발로 뛰고, 눈으로 담고, 가슴으로 기록한 결실 (추천하는 글, 고경일 풍자화가)'이다. 사진과 글로 <어떤, 광장>을 채웠다.

영화 <란 12.>과 <어떤, 광장>은 닮았다. 평범한 시민들이 혁명적인 역사를 만든 사실을 증언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윤석열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만큼이나 황당한 일은 이듬해 3월 7일 오후 5시 무렵, '윤석열 구속 취소'라는 속보였다. 2024년 12월 14일 토요일 (그날 책 친구 모임이 있어 함께 투표 결과를 지켜봤기에 기억이 생생하다) '가 204표'로 힘겹게 탄핵 통과됐는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닌지 불안이 커졌다. 공포심마저 들었다. 윤석열이 구속된 지 51일이 지났지만 그 내란 세력은 여전히 죽지 않고 살아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광장에서 차가운 입김과 함께 울려 퍼진 노래, 각자 자기만의 언어와 해학을 담아 만들어 들고나온 깃발들, 남태령 강추위 속에서 밤샘하는 농민들과 청년들을 위해 등장한 난방 버스, 영하의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 은박지를 몸에 두르고 윤석열 체포 촉구 시위를 하던 키세스 군단... 광장을 지켜온 시민들의 노력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12.3 내란의 밤으로부터 1년 5개월이 지난 이 시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내란에 동조했던 자들이 선거 후보자로 등록하는 뻔뻔함을 드러냈다. 정권이 바뀌고 내란을 주도한 자들이 구속됐는데도 내란 세력을 여전히 그다음을 모색하고 있다.

윤석열 구속 취소 후 2025년 4월 4일 탄핵 결정 나기까지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뉴스 검색을 하며 얼마나 마음 졸이며 지냈었나. 하루하루 불안한 일상에서 벗어나, 시인과 촌장의 <풍경> 속 노랫말처럼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을 되찾기를 얼마나 소망했었나.


<어떤, 광장> 속 글과 사진을 읽으며 머릿속 깊숙이 저장돼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장면을 하나씩 꺼내보았다. 기억하고 또 기억해 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기억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록해야 한다. 영화로 책으로 모든 것을 동원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2026년 2월 중순, 12.3 계엄을 막아낸 대한민국 시민들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기록한 것은 단순한 영상과 메모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고귀한 시민들의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그 깨달음은 나에게 깊은 자부심으로 다가왔다. (에필로그)'

노벨평화상이 수상이 기록의 마무리가 되려나? 여기저기 기록으로 남겨놓아야만 기억하고 또 기억해 낼 수 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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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거래소 루프테일 소설선
나희정 지음 / 루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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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인간을 위협했다.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그 기술을 통제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야만 했다. 마차가 다니던 길에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도 위험했다. 신호등을 통제 방법으로 생각해 내 위험을 줄였다.

하루가 다르게 AI 기술이 발전한다. 몇 달 사이에 불가능했던 것이 가능해질 정도로 AI는 빠르게 진화한다. 전쟁에 AI가 등장하면서부터 인류는 AI에게 위협을 느꼈다. 이렇게 하라고 명령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면 하면 저렇게 하던 AI를 이젠 AI 스스로 뭘 할지 궁금해하며 쳐다보는 시대가 됐다.


'감정거래소 광고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하루 10분, 감정 추출 센터에서 당신의 감정을 자산으로 바꾸세요. 평온은 더 깊어지고, 기쁨은 더 단단해지며, 슬픔조차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 (p. 9)'

2026년 서울, 2035년에 개발된 인간 감정을 추출하는 'E-익스트랙션 E-extraction' 기술이 상용화되면서부터 사람들은 더 이상 가슴속에 감정을 담아두지 않고 거래했다. 천재 엔지니어 강혜린이 감정거래소를 만들 때 같이 탄생한 AI 노바가 감정 등급을 매기고 분류했다.

'A등급: 평온, 희망, 열정 - 보존 대상
B등급: 기쁨, 슬픔 - 거래 가능
C등급: 분노, 불안, 절망 - 폐기 대상 (p. 166)'

강혜린의 아들 도윤은 폐기 대상 감정인 분노만을 만든다. 값싼 분노를 되풀이해 팔면서 삶을 지탱했다. 한편 한이수는 평온을 만든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평온을 만든 적은 없다. 그 평온은 언제나 정해진 주인에게 팔렸다.


KAIST 출신 변호사 나희정은 소설을 통해 감정이 화폐가 된 미래 사회를 보여준다. 감정이 계급이 된 디스토피아다. 자신의 감정을 팔고 타인의 감정을 산다. 부정적인 감정은 폐기하고 긍정적인 감정만 남아있을 때 언뜻 다들 행복하게 평온해 보이지만 분노가 없는 건, 삶의 적이다.

'"체념하면 편해. 적응하고, 포기하고, 또 굴복하면 편하잖아. 그래, 나는 편했어."
그는 잠시 말을 삼켰다가, 다시 천천히 꺼내놓았다.
"분노라는 감정은,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서 생기는 감정이더라. 불편함을 느껴야 하고, 그래서 살겠다고 목소리를 내야 세상이 바뀌는 거였어. 분노를 잃어버리고 나니까 그걸 알았어. (p. 127)'

분노는 부당함에 대한 화다. 그뿐만 아니라 분노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관계의 문제다. 관계가 끊어지거나 어려운 처지로 내몰렸을 때 분노한다. '나 좀 살려주세요' '당신과 연결되고 싶어요'라는 격한 반응인 셈이다.

인간 감정의 가치를 판단하는 AI 노바를 보면서 강혜린은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그래서 아들 도윤의 감정 데이터를 조작한다. 분노를 생성하도록, 그 분노를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프로그래밍한다.

카를 융은 '어둠을 인식하지 못하는 자는 빛도 인식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감정의 세계도 같은 이치다.

불안과 기쁨, 분노와 평온... 모든 감정이 살아나 공명을 이뤄내 감정을 더 이상 분류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야, 사람들 각자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을 되찾았다. 무지개처럼 오색의 온갖 색깔의 감정이 살아있는 세상이다.


AI와 달리 인간과 맞먹는 아니 뛰어넘는 지능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하는 AGI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또 새로운 기술이 인간을 위협한다.

AGI를 통제하는 방법으로 엄마처럼 인간을 보살피는 존재로 AI를 학습하는 걸 시도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 왜 엄마일까? 엄마만 가진 다양한 감정 때문이 아닐까? 사랑하고, 때론 혼내고, 기뻐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엄마와 아이 사이에서만 생기는 여러 감정, 그 감정만이 해답이란 생각 때문이 아닐까?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저는 오래 감정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길들이려 했습니다. 정원의 잡초를 뽑아내듯, 불필요한 것들을 잘라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뽑아도 뽑아도 다시 돋아났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뽑아내려 한 것들은 모두, 각자의 정원에서 피어난 꽃들이었습니다.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모든 감정은 당신이고, 당신의 것입니다. 느끼세요. 온전히. 진실하게. 그것이 인간으로 산다는 것입니다. (p.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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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사회 - 손익계산이 되어버린 인간관계, 연결 불가능성의 시대에 관한 탐구
이승연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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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요새 소풍도 수학여행도 안 간다는데 안전사고 날까 하는 위험과 그 관리 책임을 묻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냐'라고 물으면서 '구더기 생길까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 수학여행은 평생 기억으로 남고 배운 것도 많았다'라고 말했다.

요즘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는 사법화돼있다. 뭐든 법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소풍이나 수학여행 중 사고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한 형사 책임을 교사에게 묻는 판결이 잇따르다 보니 각종 행사를 폐지하는 학교가 늘어난다고 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는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공간을 휴식과 사생활의 공간인 가정을 제1의 장소, 생산과 의무의 공간인 직장이나 학교를 제2의 장소, 그리고 사람들이 스스로 모여 즐겁게 교류하는 곳을 제3의 장소, 이렇게 셋으로 구분했다. 소풍, 수학여행, 체험학습 등도 제3의 장소에 넣을 수 있다.

제3의 장소가 없어지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레이 올든버그는 개인의 고독감이 심해진다고 주장한다.


98년생 사회학자 이승연 역시 <손절사회>에서 레이 올든버그처럼 개인의 외로움을 이야기한다. 현대사회는 외로움이라는 유행을 경험하는 중이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신자유주의가 바라보는 인간은 상품이다. 자기 계발과 모니터링을 통해 가치를 높여 값을 잘 쳐주는 곳을 찾아 끊임없이 헤맬 수밖에 없는 인간, 그런 인간이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은 사치이자 장애물이라고 신자유주의는 말한다.

일상의 문제를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치유적 세계관으로 해석하는 것이 현대 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런 치유문화 역시 자기만족을 위해, 좋은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관리하라고 강조한다. 최우선 과제가 자아의 건강을 방어하는 것이다 보니 타인마저 자신의 감정적 삶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린다.

더 심각한 것을 자아보다 관계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자존감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치유적 시각이다. 고통을 나누는 것마저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미련함으로 손가락질한다.

외롭다고 한다. 외로움을 인정하면 할수록 서로 의지해야 하지만 우리 스스로 깊이 있는 관계로부터 도망간다. 왜 그럴까?

''손절'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현상이 보여주듯 요즘은 인간관계를 단절하라는 조언이 흔한 시대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이토록 외로운 사람이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p. 14)'

각종 SNS나 미디어 매체에 전문가들이 등장해 인간관계를 손익계산서로 따져보라는 조언한다. 또한 유해한 사람과 관계를 끊어 더 이상 감정적 투자를 하지 말라고 끊임없이 설득한다. 자기 계발을 통해 노오력 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며 행복 서사를 들려준다. 불행하다고? 나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다. 내 책임이다.


저자는 타인이 진정으로 손절해야 할 대상인지 묻는다. 과연 다른 인간은 내 고통의 원인일 뿐일까? 더불어 살다 보니 힘들 수밖에 없다.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고통 앞에 손을 내밀고 연대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한다.

'인간을 진정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나는 특별하다"고 끊임없이 되뇌는 자아와의 대화가 아니라, 나를 고유하고 특별한 존재로 대하는 타인의 경청하는 눈빛이다. (p. 349)'

저자가 내민 결론은 경청이다. 인간은 상품이 아니다. 우리 모두 고유의 이야기를 가진 존재다. 그 이야기는 듣는 사람이 있을 때 세상으로 나와 완성된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결국 누군가, 혹은 무언가의 말 걸기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응답이기도 하다. (p. 350)'

타인은 손절 대상이 아니라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해주는 존재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경청하는 존재이기도 하고. 나이 어린 98년생 저자 이승연이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다.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능력은 고통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p.351)'


아이들이 결혼할 나이가 됐다. 걱정하는 마음에 배우자로 어울리지 않는 성격을 매체에 등장하는 심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에게 전해준다. 그런 사람은 만나지 말라고. 손절을 권하는 셈이다.

퇴직 후 불편하거나 내게 도움이 되는 않는 관계는 정리했다. 모임에서 돌아온 아내가 불만을 내놓으면 그 모임을 끊으라고 조언한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소모하기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말을 덧붙인다.

저자 이승연이 내게 말한다.
"그런 관계를 정신 건강을 해치는 유해한 관계로 너무 성급하게 판단해 손절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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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극우가 온다
정민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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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이와 정치 이야기로 크게 다툰 적이 있다. 한밤중에 집을 나가겠다고 한 아이에게 지금 나가면 들어올 생각을 하지 말라며 소리쳤다. 그때 아이는 군 제대 후였고, 제대하자마자 시작된 코로나19로 학교도 온라인 수업이라 집에만 머물러 있었다. 나는 나대로 회사 사정이 안 좋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아들아이와 나는 서로 들이받을 핑계만 찾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1990년대엔 386, 2010년대엔 586 지금은 60대 중반이니 686세대라 해야 되나? 아무튼 나는 1020세대가 꼰대의 대명사로 여기는 세대다. 1990년 대 후반에 태어난 연년생으로 아들과 딸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2001년생 정민철 세대 커뮤니케이터에 따르면 나와 다툴 당시 아들아이는 군대에서 선임들 그리고 주말마다 보는 스마트폰으로 박탈감과 억울함을 키웠을 것이다. 여성이 약자인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군대에 있는 자신에게 그 운동장은 오히려 역차별의 운동장이었다. 적은 더 이상 북한이 아니다. 페미니스트, 다문화 무임승차자, 그리고 이들을 옹호하는 민주당 586기득권이다. 이런 이유로 페미니스트에 가까운 여동생, 민주당을 감싸고도는 686세대인 아빠가 적이 된 셈이다.

'피해자 서사가 완성되는 순간, 그들의 혐오 발언은 '공격'이 아니라 '정당방위'가 된다. (p. 123)'

나는 나대로 아이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다. 아이 마음을 바꾸어보려고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았다. 공정을, 평등한 세상을,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라고 말이다. 생존 경쟁에서 살아갈 궁리를 이리저리 찾아보던 아이가 볼 때 나는 '설명충'이다. 그러니 말이 안 통하고 부딪칠 수밖에 없다.


'단 3일, 72시간 만에 순수하게 찬양을 듣고 싶었던 16세 소녀의 유튜브는 극우 노인들의 태극기 집회 현장과 똑같은 풍경으로 변해버렸다. (p. 167)'

크리스천 가정의 아버지로서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내 딸아이가 3일 만에 알고리즘에 따라 동성애 반대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신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면? 그리고 좌파 정치인 비판을 공산주의 사탄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라고 여긴다면? 설득할 방법이 없어 당황스럽다. 종교적 확신은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딸아이의 동성애 반대 입장은 단호하다.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20대의 긍정 평가는 50퍼센트대로 전 연령층과 비교할 때 제일 야박하다. 심지어 20대 남자의 긍정 평가는 43퍼센트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전쟁 책임을 두고도 전 연령에서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답했지만 20대만 세 나라가 비슷하게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20대의 극우 성향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한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소식은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때문인지 그동안 불문율처럼 침묵했던 유럽이 이스라엘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헝가리 총선에서는 16년 동안 집권했고 미국이 지원했던 극우 정당이 참패해 정권이 좌파 연합으로 넘어갔다.

물론 이 책이 정치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저자는 나 같은 기성세대에게 당신들이 방심한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내 아이들과 그 친구들이 원래부터 극우 성향을 가졌겠나. 당연히 아니다. 그들이 놓인 환경 때문이다. 산업화, 민주화를 이룬 부모 세대, 하지만 아이들에게 경쟁심을 심어줘 혐오의 세상으로 몰아간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니 '시민 농사'에 실패했음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아들, 딸아이 둘 다 이제 서른을 앞에 두고 있다. 저자는 이제라도 밥상머리에 앉아 아이들의 박탈감을 인정하고 안아주라고 조언한다.

'오해를 걷어내면 그 자리에 연민이 남는다. 가려져 있던 연민이 드러나면 혐오는 멈춘다. 나는 그 기적을 믿는다. (p. 254)'

큰 아이는 직장 따라 독립해서 일 년에 두세 번밖에 얼굴 보기도 힘들다. 딸아이도 직장 생활하랴 친구 만나랴 바쁘다 보니 같이 밥 먹는 일이란 하늘에 별 따기다. 밥상머리에 앉아 대화 나눌 시간이 없다. 아들아이와 다퉜을 때 왜 아이의 입장에서 서서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이 아쉬움마저 나눌 시간이 없어 더 아쉬움이 쌓인다.

두 아이 스스로 자신에 대한 그리고 타인에 대한 연민을 찾기를 바랄 뿐이다. 혐오와 억울함, 피해자 코스프레의 자리를 연민이 차지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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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룽 2026-05-07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이 진정 크리스천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시고 자녀분들을 자랑스럽게 여기십쇼.
 
하루 30분 DeFi 코인 투자 1 : 입문 - 스마트폰 가상화폐 앱 세팅 하루 30분 DeFi 코인 투자 1 1
방유성.지상범.안승일 지음 / 무블(무블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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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는 투기 이익을 환수하는 등의 부동산 정책을 흐지부지하다가 끝낼 것 같지 않다. 부동산이 더 이상 재테크 수단이 아니란 걸 뜻한다.

요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등 유가 불안이 커지는 악조건에도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버티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외국자본이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에 의해 버티는 것이라고 한다. 자금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청년들은 코인 투자에도 눈길을 돌리는 듯하다. 하지만 나 같은 퇴직자에게 코인은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다. 한몫 잡겠다고 주식에 투자했다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과 붕괴로 돈을 날린 경험이 있다면 그 불안감은 더 커진다.


DeFi 관련 투자를 하는 방유성, 블록체인 개발자로 일하는 지상범, 야핑, 에드작, DeFi 등을 공부하는 안승일, 세 명이 공저한 <하루 30분 DeFi 코인 투자 1: 입문>는 투자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권하는 책이다. 투자를 통해 자산과 자본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암호 화페가 제격이란 설명이다.

'미국 달러와 연동되어 환율 리스크를 해지하는 효과가 있고,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 속에 안정성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p. 6,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은 투자에 꼭 필요한 앱을 다운로드해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입문편으로 매뉴얼인 셈이다.

이 책에서는 DeFi 투자법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자세히 설명한다. 1장과 2장에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을 소개하고 3장에서 5장에 걸쳐 국내외 거래소에서 계좌를 만들고, 송금하고 투자하는 과정을 실제 실행되는 앱 이미지를 통해 설명한다. 그리고 퍼팽의 유튜브 숏츠 QR코드가 있어 영상을 보며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나처럼 코인 투자에 두려움이 앞서고, 용어들이 낯설어 DeFi 투자의 초기 진입장벽을 버거워하는 투자자들에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CeFi와 DeFi 중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버리자는 식이 아니라, 각각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비교하고, 본인에게 맞는 투자 상품을 찾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 42)'

투자를 할지 말지 그리고 어떻게 투자할지 그 방향을 잡는 것을 각자의 몫이다. 부동산을 대체할 새로운 투자 수단을 찾고 있다면, DeFi 코인 투자의 문턱을 넘기 전에 이 책을 활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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