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로켓 Marble Rocket Issue No.9 : 부산 - 도시 탐사 매거진
마블로켓 편집부 지음 / 마블로켓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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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탐사 매거진, <마블로켓>. 각 도시마다 그 도시가 지닌 테마를 선정한다.
'도시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통해 마블 로켓이 제안하는 관점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고 소통하자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부산 편의 테마는 '서점의 스펙트럼'이 되었습니다. (p. 4)'

내가 생각하는 부산의 테마는 야구다. 사직 노래방이라 불리는 야구장에서 목청껏 응원하는 부산 시민들의 야구 사랑은 진심이다. 이에 못 미치는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부산의 테마가 서점이라니 의외다. 부산 방문이 서너 번에 불과하니 내가 의외라 여기는 건 당연하다. 게다가 서면, 광안리, 해운대와 같이 부산을 대표하는 곳만 가봤을 뿐이니 말이다.


<마블로켓매거진>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부산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서점을 테마로 한 부산의 지도를 따라 로드 트립을 떠나보자.

'전쟁통에도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리바리 책을 좌판에 펼쳐 놓은 곳이 부산입니다. (p. 4)'

로컬 여행을 견인하는 유진목 시인과 화백인 손문상 부부가 운영하는 손목서가, 새로운 책을 홍보하기보다는 책을 '재발견'하도록 기획한 럭셔리 호텔 리조트인 아난티가 운영하는 대형 서점 이터널저니, 복합문화공간 F1963에 자리한 YES24 중고서점, 보수동 책방골목의 위기설에 아랑곳하지 않는 파도책방,

세계 3대 아트북 출판사로 불리는 프랑스의 애슐린(Assouline), 독일의 타셴(Taschen), 영국의 파이돈(Phaidon) 서적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예쁜책방 헤이즐, 자연과학 서점 동주책방, 청소년들에게 더 큰 세계를 제시하는 인디고 서원, 등록문화재이자 2012년에 부산 시가 근대건조물로 지정한 구 백제병원에 자리한 창비부산,

젠더 이슈를 다루고 있는 페미니즘 서가 등 인문학 서적들로 가득한 책방 한탸, 음악과 책 그리고 수제 맥주를 갖춘 스테레오 북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진 주책공사, 독립출판물을 소개하는 샵메이커즈.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던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 자리에 생긴 새로운 개념의 교육 체험시설 알로이시오기지1968.
'세상이라는 가파른 산을 오르기 위한 아이들의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다. (p. 105)'

부산의 대표 브랜드 3곳, 테이크아웃 매장에서 출발해 10년 만에 부산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된 모모스커피, 3대째 어묵을 만들고 있는 삼진어묵, 부산 원도심에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카페 겸 숙소 굿올데이즈 호텔.


굿올데이즈 호텔을 알게 된 건 뜻밖에 행운이었다. 인터넷 검색해 보니 칭찬이 자자하다. 부산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이곳에 머무르고 싶다. 굿올데이즈가 준비한 엽서를 골라 사연도 적어보고, 오래된 부산의 시간을 공유하며 현재를 기록하고 싶다.

많은 것을 가진 도시이지만, <마블로켓매거진>과 함께 여행해 보니 서점의 스펙트럼도 어마어마한 도시 부산이었다.

'이렇게 넓은 서점의 스펙트럼을 가진 도시가 얼마나 될까?
서점은 부산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프레임이었다. (p.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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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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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을 지그시 감고선 비껴간 시선으로 다른 것을 찾듯이 다른 시선으로 사소한 것을 바라보는 일은 새로움을 만들어낸다. (p. 21)'

쉽지 않을 일이다. 매번 다니던 길에서 벗어나기가 만만치 않다. 나이 탓을 할 수도 있겠다. 어릴 때는 엉뚱한 생각을 많이 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삼천포로 빠지기 일쑤였다.

언제부터인가 '난 좀 생각이 다른데?'라든지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말의 횟수가 줄어든다. 집중해서 생각을 이어나가려고 할 때마다 힘이 부친다. 직장에서 문제점을 제기하면 '관성에 빠진 사람이네'라는 곱지 않은 메시지를 담은 눈초리가 내게로 향한다.


1세대 자동차 디자이너인 박찬휘 디자이너의 아버지가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첫 미술 숙제는 태극기 그려오기였다. 아버지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의 그림과 다르게 그렸음을 알았고 선생님에게 혼이 날까 두려웠다.

'아버지는 친구들과 달리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입체로 그렸다. 태극기가 한껏 바람에 구겨지고 휘날리는 역동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 펄럭이는 태극기를 그렸던 그 소년은 훗날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었으며 지금도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많은 이들에게 다른 시선으로 의심하길 꾸준히 당부하고 있다. (p. 69, 71)'


유럽 생활 17년 차 디자이너 박찬휘의 <딴 생각>은 사소한 것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식을 의심하고, 세상을 다양하게 보는 그의 생각 모음집이다.

사물과 개념에 대해 그가 모은 생각들은...

지름길보다는 돌아가는 길을 걷고,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고집해 보기도 하고, 조금은 다른 취향으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사고의 경계도 무너뜨려보고, 즉흥적이기도 하고, 그의 머릿속에서 정해진 틀을 없애보고, 화면을 채우는 열정보다는 비움을 택한 절제의 아름다움을 앞에 놓기도 하고, 같은 색을 다채롭게 해석하고, 조금은 다른 곳에 의미를 놓아 보기도 하고, 오래된 물건이 간직한 각자의 시간과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고, 복잡함에서 벗어나 심플을 추구하기도 한다.


생각이 풍요로워지는 책 <딴 생각>을 읽고 잠시 '규칙적 덜컹거림과 커다란 차창의 풍경은 반복되지 않는 슬라이드 쇼 (p. 198)'를 보여주는 경춘선 기차를 떠올렸다. 기차 타고 여행 갈 때 필수품 기타와 카세트 레코드, 빛바랜 청바지, 패션 아이템 도끼빗을 바지 뒷주머니에 꽂고...

이런 갬성에 힘입어 내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을 강요하는 그 무언가 숨 막힘에 대항하며 잠시 멈췄다.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니 오늘의 편리가 내일의 강요로 애써 불편함이 되어야 한다. 나는 여전히 편한데, 새로이 등장한 편리 때문에 애써 불편하다고 말해야 한다. (...) 매분 매초 만에 기술이 '유레카'를 외치는 모습에 오히려 질식할 것만 같다. 과학과 기술의 태동을 몸소 매일 같이 체험한다. 오늘과 다를 내일은 더 편해질 거라고들 장담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고 너나없이 믿고 있다. (p. 204, 205)'

비껴간 시선, 딴 생각은 아이디어를 주기도 하지만, 바쁜 일상으로 전혀 예상치 않았던 뜻밖에 행복한 웃음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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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고수 - 신 변호사의 법조 인사이드 스토리
신주영 지음 / 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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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 변호사가 다양한 사건을 맡아 해결해 가는 이야기의 한 에피소드 원작이 담긴 신주영 변호사의 에세이 <법정의 고수>이다.

'이 책 <법정의 고수>는 그런 역사적인 판결이나 사건을 다루지는 않았다. 교통사고나 사기 등 사건 자체는 매우 평범하고, 주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p. 20, 21)'

흔히 이웃으로부터 들었을법한 사건들을 다룬다. 내가 피해자 또는 가해자일 수도 있고, 목격한 일일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그 사건 속에서 신주영 변호사는 관계자와 주변 인물들의 인격, 그들이 가진 가치관에 좀 더 주목한다.

'결국 승리는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관점이 승리한다. 어떤 경우는 선입견과 편견이 깨지고 가해자였던 사람이 피해자임이 드러나기도 한다. 또 어떤 사건에서는 판단하고 처벌하기보다는 이해하고 화해하는 방향으로 분쟁이 해결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 개인사에는 그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p. 21)'

사건의 본질을 어느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그 사건의 의뢰인을 변호하면서 변호사들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지, 사건을 유무죄를 판단하는 판사들을 무엇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하는지... 여러 가지를 탐색해 보게 하는 법정 에세이다.


요즘 '법과 원칙에 따라...'라는 말을 많이 하는 분이 계시다. '법대로 하자!'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 을 보면 뭔가 법의 잣대로 자신이 유리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다. 아니면 법을 잘 알아서 그 법을 이용(악용?) 할 줄 아는 사람들이거나.

'법과 원칙'보다 상처를 만져주는 일을 우선시하는 것이 법의 임무가 아닐까?
'누군가 자신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만으로도 당사자의 오랜 한은 한결 가벼워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범죄를 일으키는 근원에는 상처가 있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범죄의 유혹을 뿌리칠 힘을 갖기 위한 첫 단계다. (p. 57, 58)'

'법과 원칙'보다 당사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는, 그것이 법의 역할이지 않을까?
'재판은 아프다. 원래 판단判斷하는 것은 칼로 자르는 것이니까. 하지만 정의롭고 합리적인 판결은 당사자들을 속 시원하게 한다. 그것은 패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납득이 되는 판결이라면 패소하고도 만족할 수 있다. 분쟁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시원함은 승자 못지않게 누린다. (p. 2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7,8화 소덕동 이야기는 <법정의 고수> 4장, 5장, 6장 '높고 단단한 벽, 그리고 계란들'을 바탕으로 각색한 에피소드다. 각색할 수밖에...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니 말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며 내가 기대한 건 통쾌한 이야기였다. 법꾸라지 같은 악한 자들의 법 악용을 법을 이용해 물리치는 기적 같은 그런 결말. 우리 주변의 있을법한 이야기 <법정의 고수>는 현실이었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드라마였다.

현실에서 기적 같은 스토리는 역시 드문 일이다. 기적의 사전적 뜻대로...
현실에서 기적이 드문 것을 알기에 법을 악용하는 자들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그래도 가끔은 기적이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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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어리의 웅변
빌 프랑수아 지음, 이재형 옮김 / 레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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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생물들은 어떻게 소통할까? 세계를 어떤 감각으로 받아들일까? 우리의 삶, 우리의 감정과 비슷할까? 나는 이 수수께끼를 풀고 싶어서 과학자가 되었다. (p. 11, 12)'

어린 시절 빌 프랑수아는 바다가 들숨을 쉴 때, 파도 가장자리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한 줄기 빛이 눈길을 사로잡았고 궁금해서 그 물체에 다가갔다. 정어리를 만났다. 정어리와의 만남은 빌 프랑수아에게 바닷속 생물들의 삶에 얽힌 신비로움을 향한 열정은 물론 더 먼바다로 이끌었다. 그리고 지구의 70퍼센트나 차지하는 바다, 그곳에 사는 매력 넘치는 생명체들이 그에게 다가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프랑스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과학자 빌 프랑수아의
'<정어리의 웅변>은 바다와 역사, 과학과 전설의 세계 저 깊은 곳으로 우리를 데리고 내려갈 것이다. (p. 13)'


스펙터클한 바닷속 영상의 자막은 향기의 언어로 작성된다. 잠수하면서 코를 막아 바다 가득한 그 냄새를 우리가 맡지 못할 뿐이다. 해양생물들의 대화는 색깔, 전자기장, 물의 진동, 페로몬 등 다양한 파동과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바다가 침묵하는 줄 알지만, 많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높아 소리가 더 잘 전달되고 상상 이상으로 그 소리는 멀리 간다.

'비늘은 물고기의 역사다. (...) 물고기의 비늘에는 그가 살아온 삶이 요약되어 있다. 만일 비늘 하나가 뽑히면 제로 상태에서 새로운 비늘이 자라기 시작한다. 이 비늘은 물고기의 역사를 다시 시작한 다음, 자신의 과거를 베끼지 않은 속편을 써나갈 것이다. (p. 53)'


신비로운 삶을 간직한 물고기들

물고기들에게 서식하는 기생충과 죽은 피부, 식사 찌꺼기를 제거하는 청소놀래기는 새로운 고객과 단골을 구별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청소하러 온 물고기의 대기 줄이 길 때는 처음 온 고객과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은 고객을 먼저 청소해 줌으로써 단골을 만들어 간다.

지구에 사는 동물 가운데 가장 똑똑한 문어는 생존 방법을 교환하는 등 평생 지식을 축적하고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아쉽게도 이들은 공유한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없어 인류에 견줄만한 문명을 이루지 못했다. 알을 낳아 보호하던 암컷은 새끼가 부화하기 직전에 쇠약해져 죽음으로 새끼에게 자신의 지식을 전하지 못한다. 어린 문어는 모든 지식을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


'8세에서 12세 사이의 어린이 910명에게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는 심지어 그들 중 20퍼센트가 텔레비전에서 본 물고기라 불리는 동물과 접시에 담긴 생선가스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p. 136)'

투명한 팩에 담긴 생선 덩어리에만 관심이 있을 뿐, 그 생선이 바다 어느 곳에서 왔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생각해 본 지 오래다. 바다 생물과의 관계가 끊어져 간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아이들에게 물고기 이야기를 못하게 한다.


현대 과학과 리얼리즘은 실제로 존재했을지도 모를 전설적인 바다 생물들을 우리의 상상 속에서 낭만 속에서 쫓아낸다. 지식이 쌓일수록 말이다. 은빛 피부에 푸른색 반점 그리고 용의 돌기 같은 것이 삐죽삐죽 솟아난 산갈치. 11미터까지 자랄 수 있고 수직으로 헤엄치는 산갈치가 전설 속의 큰바다뱀이었을지도 모른다.


'혀의 법칙'을 동맹의 조건으로 한 인간과 범고래가 펼치는 고래사냥, 먹히지 않으려는 정어리 떼와 이를 먹으려는 참치들이 벌이는 바닷속 이야기는 한편의 대서사시다.

'바다의 거울이 되는 것. 정어리들은 그것만이 참치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을 알았다. 풍경 속에 녹아드는 것, 그저 주위의 반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 참치들은 방금 정밀하게 보정된 자외선 파장에서 강렬한 파란색 줄무늬를 비춰 정어리들의 시야를 흐리게 했다. 눈부신 섬광이 있었다. (p. 241)'


어쩌면 참치들의 공격을 피하려 사투를 벌이다 정어리 떼에서 떨어져 홀로됐을지도 모를 정어리, 파도가 그를 밀어내 어린 빌 프랑수아에게로 보낸 정어리...

'그리고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정어리가 바다의 자유와 위험을 향해 다시 떠나려는 순간, 정어리는 아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아이가 자신을 따라오게 이끌어야겠다고 결심했다. (p. 246, 247)'

보이지 않는 곳이어서, 쉽게 갈 수 없는 곳이어서 바닷속 생명체에 무관심했다. 그들의 신비롭고 아름다움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제 정어리에게 들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는 빌 프랑수아의 <정어리의 웅변>에서 바다와 역사, 과학과 전설의 세계 저 깊은 곳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보자.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지구에서 같이 살아가는 더 이상 남이 아닌, 쉽게 볼 수 없는 바닷속 생명체들 세계 이야기에...

'정어리는 있는 힘을 다해 헤엄치면서 자신의 비늘에 그대로 복제해둔 장면들을 회상했다. 돌고래들의 놀이, 대형 선박의 선체, 멀리 떨어진 섬의 바위들, 기이한 바다거북들… 정어리는 너무나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은밀한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p.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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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 스트레스 없이, 생산성 있게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매뉴얼
졸리 젠슨 지음, 임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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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사람들, 좀 더 구체적으로 학술적 글쓰기를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책이다. 대상이 그렇다 하더라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적용 가능하다.


'생산성 있는 글쓰기는 스트레스는 낮고 보상은 큰 상황에서 마음에 드는 연구 과제와 연관된 글을 자주 쓸 때 가능하다. (p. 221)'

생산적인 글쓰기를 위해 우선, 글쓰기에 뒤따르는 불안감을 길들이는 방법으로 '연구 과제 상자 만들기', '감정 환기 파일을 쓰기', '매일 최소 15분 동안 글쓰기' 세 가지를 제시한다. 다소 낯선 '감정 환기 파일'은 적대감, 원망, 글을 쓰려고 할 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적는 파일이다.

다음으로 시간 · 공간 · 에너지의 확보다. 시간 확보는 하루를 실제로 어떻게 보내는지를 기록함으로써 가능하다. 공간은 '기꺼이 닫아 놓을 수 있는 문'만 있으면 된다. 글쓰기를 마지못해 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원이라 여길 때 에너지는 확보된다.

글쓰기를 방해하는 미신들, 이를테면 글을 쓰면서 경험하는 모순, 두려움, 불안이라든지 필생의 대작을 써야 한다는 덫, 바쁘다는 핑계, 적대적 독자에 대한 두려움, 남과의 비교, 완벽한 첫 문장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 자료 준비라는 함정 따위들을 파악하고 깨부수는 것이 그다음 방법이다.

글 쓰는 기세를 유지하고, 글 쓸 때 혼자 쓰지 말고 도움 주고받을 것을 주문하며 그 방법도 제시한다.


한 권의 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책을 읽고 짧은 글을 남기는 것조차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글쓰기를 시작하기가 두렵고, 적은 분량이라도 끝내고 나면 자신의 글이 초라하고 자신이 없다. 이때 우리가 흔히 마주하곤 하는 장애물들 모두를 들춰냈고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이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에 담겼다.

개인적으로 완벽한 자료 수집에 집착하는 편이어서 '16장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자료가 필요한가'를 공들여 읽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자료 하나를 빠뜨려서가 아니라 자료를 잘못 해석하기 때문이다. 자료를 잘 선택하고, 인용하기로 한 관련 자료를 숙지하자. (p. 113)'

많은 자료를 수집하기보다는 자료의 오용을 더 경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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