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세계 고전 40 - 수능 세대의 문해력을 높이는 세계 고전 읽기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신성권 지음 / 팬덤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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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무엇일까? 가장 인상 깊었던 고전의 정의는 김영하 작가가 산문 <읽다>에서 밝힌 정의다. "고전이란 처음 읽으면서도 '다시' 읽는다고 '변명'을 하게 되는 책이지만, 처음 읽는데도 어쩐지 '다시'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

이 책의 저자인 신성권 작가가 찾은 '고전'의 사전적 정의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이다. 즉 읽을만한 가치가 있고 또 그러하니 많은 사람에게 읽기를 권하라는 그런 의미인듯하다. 몇 번을 읽어도, 다시 읽는 느낌이 들겠지만 그래도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 '고전'이다.

왜 읽고 또 읽어야 할까? 고전이 다룬 주제는 그 고전이 탄생할 당시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했던 고민이었다. 그러니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 주제는 그 시대뿐 아니라 모든 시대를 관통해 지금도 우리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그러니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읽고, 그래서 고전이 됐을 테고.

또 고전을 펼치는 건 그 시대에 가장 탁월한 사유를 만나는 일이어서 생각을 이어가기가 훨씬 수월하다. 풍부한 사고 체계를 바탕으로 생각을 쌓아 올리는 것이랄까?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것으로서 고전을 읽지 않은 사람보다 좀 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선정한 고전 리스트를 참고(입시를 준비하는 10대를 배려)해 40권을 추려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세계 고전 40>에서 다뤘다. 통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인류사적으로 중요한 시대에 탄생한 책, 한국을 이해하고 상식을 갖추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고전이 어려운 이유는 시대적 배경 차이 때문이다. 그 점을 모른 채 읽는다면 그 사고방식에 갸웃거리게 된다. 고전 안내서가 필요한 이유다. 고전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다면 도움을 받아서라도 읽어야 한다. 저자는 그 어려움을 감안해 적절한 수준의 깊이로 고전을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수능을 준비하는 10대에게도 고전에 입문하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도움이 된다.


고전을 읽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양이 방대하고 어려워 핵심만 다룬 책을 찾아 기웃거리며 꽂아 둔 책이 예닐곱 권이나 된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10대'란 말에 혹해 선뜻 읽기로 맘먹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아무리 10대를 겨냥해 핵심만을 다룬 책이라고 해도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고전을 이해하는 데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고전은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고전의 시대적 배경과 그 고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요약해 놓아 고전을 언급하는 무수히 많은 책과 강의 그리고 대화를 이해하는, 즉 문해력에 큰 도움이 된다.

필요를 느껴 좀 더 탐독할 만한 책을 고른 다음 이 고전을 한번 읽어볼까?라는 생각, 다시 말해 고전 가운데 하나를 골라 살지 말지를 고민한다면 간 보기에 활용할 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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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팅 :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케이트 리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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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리는 아트 컨설턴트로서 전문 변호사로서 미술 시장 전반과 초보 컬렉터들이 알아야 할 것들은 조언한다.

미술 시장에 새로운 고객으로 나타난 MZ 세대들 이야기, 작품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고, 어디에서 사야 하는지, 안목을 키우는 방법을 비롯해 투자 가치로써 미술품이 어떨지를 자세하고 쉽게 설명한다. 컬렉팅에 마음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아트 바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라고 평가받는 프리즈가 홍콩이나 상하이를 외면하고 서울을 택했다. 지난해부터 5년 동안 프리즈가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와 공동으로 아트 페어를 이어간다. 우리 미술 시장이 성장하는 데 발판을 마련한 호재임이 분명한다.

'수익 면에서도 지난 15년간 국내 전체 미술 시장 거래 규모가 4,000억 원선을 기록해 오다 2021년에야 7,560억 원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프리즈 서울 단 4일 동안의 거래액이 6,000억 원이라는 것은 엄청난 규모임을 알 수 있다. 2021년 키아프가 발표한 역대 최고 매출액인 650억 원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p. 52)'

저자는 프리즈가 우리나라를 선택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팬데믹 이후 다른 나라에 비해 회복력이 월등히 뛰어났고, 예술 작품에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초보 컬렉터들에게 판화 컬렉팅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 낮은 가격으로 작품을 살 수 있어서 비교적 적은 돈으로도 나만의 예술품 컬렉션을 꾸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컬렉팅이 대체 투자로서 자산을 불리는 수단이라고도 말한다. 예술 작품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주식이나 암호화폐와 다르게 경기 상황에 크게 흔들림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 시티은행에 따르면 1995년부터 27년간 평균 수익률에서 S&P500보다 예술 시장이 3.6%p 더 좋았던 것으로 발표했다. 물론 자산으로서 유동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로 매력적이다.

게다가 소비 패턴과 문화 인식 등 생활 전체에 변화를 가져온 혁신의 아이콘 MZ 세대들이 컬렉팅 투자의 중심 세력으로 나타나면서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미술 시장 이끌고 있다고 한다. 고가의 미술 작품을 구입한 뒤 소유권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공동 소유하는 형태의 새로운 투자법이 출현했고, 아트 NFT 거래로 예술품 경매 시장을 새롭게 바꿔놓기까지 했다.


"그림을 좋아하세요?"
고가의 작품만 생각할 게 아니라 신인 작가나 저가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컬렉션을 꾸리기를 저자는 권한다. 그리고 자산의 포트폴리오로서 예술품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도 말한다. 생각해 보시길... 꼭 아트 컬렉팅에 입문하시길... 프리즈 같은 아트 페어도 가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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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한 조각에 담긴 세상
김계숙 지음 / 아트레이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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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기자로 일하다 스위스 레더라 초콜릿을 수입 판매하는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초콜릿에 각별함을 갖는다. 대부분의 초콜릿 책이 전문적 지식이나 레시피를 알려 주는 것이었고, 그런 아쉬움에 초콜릿에 대한 정보와 상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는 나 같은 애호가가 초콜릿에 관해 알고 싶을 때 펼쳐 볼 수 있도록 관련 지식을 설명하고, 품질과 맛에서 세계 최고를 다투는 유럽의 초콜릿 브랜드, 초콜릿 토착화를 위해 애쓰는 우리나라의 전문점을 소개하고 있다. (p. 6)'


아는 만큼 보이듯, 초콜릿도 많이 안다면 그만큼 맛을 다채롭게 느끼지 않을까?

'카카오 품종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 크리오요(Grillo) 좋은 맛과 향이 뛰어난 고급 품종이나 수확량이 적어, 전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3% 내외를 차지한다. 포라스테로 (Fornsaero) 종은 쓴맛이 강하지만, 생산성이 좋아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트리니타 리오(Trinicario) 종은 크리오요와 포라스테로의 교배종으로, 맛과 향이 훌륭하며 생산량도 크리오요 종에 비해 많은 편이다. (p. 16)'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빈(cacao bean)도 커피처럼 로스팅 한다. 140도 정도 열을 가하는 이 과정으로 카카오 특유의 맛과 향이 깊어진다. 또 하나, 초콜릿에 열을 가했다가 식히는 결정화 작업을 템퍼링(tempering)이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작업 방법에 따라 적합한 온도가 있고, 유지를 잘 해야 하는데 이때 초콜릿의 윤기와 광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성분 중 플라바놀(Havanol)은 노화 방지 및 치매를 예방하고,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은 사고력과 기억력, 집중력을 올려 주고, 리그닌(lignin)은 체내 배설 기능을 촉진시켜 대장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하니 죄의식 없이 초콜릿을 즐길 구실이 생겼다. (딸아이에게 알려주면 무척이나 기뻐할 듯...)


오래전이긴 한데, 잠실에서 직장 생활할 때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식품관을 통해 퇴근하곤 했다. 어느 날 새로 입점한 초콜릿 매장에 대리석 모양의 판때기 초콜릿을 쌓아 놓은 모습을 보고 그동안 본 모양과 달라 충격받았다. 이 책을 읽고 스위스 초콜릿 브랜드 '레더라'임을 알았다.

저자가 발품 팔아 찾아가서 알아낸 초콜릿 본산지인 스위스 취리히,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의 유명 브랜드에 대한 달콤한 스토리도 흥미롭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토종 초콜릿 제조 매장도 소개한다.


초콜릿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답게 저자는 우리나라 초콜릿 시장의 한계에 대한 걱정과 함께 프리미엄 초콜릿이 토착화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보여준다.

'어려운 경제 사정에도 불구하고 디저트를 즐기는 '소확행'과 값비싼 옷은 사지 못해도 달고 쌉싸름한 초콜릿은 사는 '립스틱 효과'로 초콜릿 산업 종사자들의 시름이 기쁨으로 바뀌길 기대해 본다. (p. 227)'

프리미엄 초콜릿의 소비 패턴이 선물용이지 나를 위해 사는 경우가 아직은 흔치 않다. 초콜릿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뒷걸음질하는 이유 가운데 첫 번째로 이 점을 꼽는다. 다음으로는 빨리빨리 변하는 소비자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유행 맞춰 새로운 레시피의 초콜릿을 금방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시장에서 초콜릿 소비를 늘리기 위해 이 책에 담은 저자의 바람은 '더 이상 타인에게 줄 선물이 아닌 내가 먹고 싶을 때 나를 위해 기꺼이 사는 것'이다. 그러면 초콜릿을 만드는 사람들이 열정을 다해 더욱 품질이 좋은 초콜릿으로 보답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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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정리한 신들의 역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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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이해하고 머릿속에 간직하려 할까? 그리스 로마 신화가 서양 문화를 이루는 데 한 축을 담당한 헬레니즘의 토대이며, 이 신화를 빼놓고는 유럽의 철학과 예술 그 어떤 것도 논할 수 없고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유럽의 지명, 바다, 섬, 꽃, 나무, 별자리 이름 그리고 사상이나 현상의 유래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된 것들이 부지기수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암투와 패륜, 욕망과 폭력으로 얼룩진 제우스와 그 가족 및 후손들의 행위를 신화와 문학의 이름으로 미화한 우상화 작업의 결정체다. (p. 11, 들어가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쓴 주요 작가와 작품을 살펴보면, 주로 이오니아 지방에서 활동한 유랑 시인 호메로스의 두 작품을 우선 들 수 있다. 기원전 13세기경 10년 동안 벌어진 트로이 전쟁 중 51일간 일어난 사건을 서술한 서사시 <일리아스>, 트로이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가 전쟁 후 귀향하는 10년 동안의 모험담을 담은 서사시 <오디세이아>가 그것이다.

우주의 기원부터 그리스 신들의 탄생 과정과 가계를 다룬 <신들의 계보>는 <신통기>라고도 하는데 기원전 7세기경 활동한 그리스 작가 헤시오도스의 대표작이다. 그밖에 그리스 비극의 대가 아이스킬로스, 시인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를 꼽을 수 있다. 로마의 시성 베르길리우스는 그리스 신화를 로마 신화로 전환하는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들으면 아는 이야기인데 해보라고 못하는, 헷갈리고 뒤죽박죽 복잡하게 얽힌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 등장인물도 많고 가족관계는 또 얼마나 꼬여있나.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어렵게 여기는 이유다.

현재 다산학교를 설립해 대안 교육을 하는 저자 박영규는 역사, 문화, 철학, 종교 등 50여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다. '한 권으로 읽는 역사' 시리즈로 알려진 작가답게 복잡하고 어렵게 여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신선하고 박식하게' 정리했다.

우선 제우스와 그의 가족들이 신격화되는 과정을 서술했고, 제우스의 여인들, 제우스의 아들들. 제우스의 딸들로 구분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다음 제우스의 후손들이 이룬 왕가, 아르고호 원정대, 트로이 전쟁 이야기, 마지막으로 민간 전설에서 그리그 로마 신화로 흡수된 인물과 괴물을 다루었다.

이 책은 정리의 마법을 부리는듯하다. 여러 권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어도 정리가 잘되지 않았는데 이제 좀 그리스 로마 신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신들의 가계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제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로 수다 좀 떨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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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어휘 생활 - 잘못 쓰고, 오해하고, 혼동하는 생활 어휘 바로잡기
김점식 지음 / 틔움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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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때였나? 확실치 않지만 그때 상황이 너무 인상 깊게 남아 문제만큼은 확실히 기억한다. 한문 시험, 향香자의 음과 훈을 써넣는 문제였다. 나를 비롯해 많은 아이들이 '냄새 향'으로 답을 적었고 답으로 해주면 안 되는지 선생님께 사정했다. 선생님의 대답은 '똥 냄새도 향기냐? 안돼!'였다.

한자를 배운 세대여서 제법 안다. 게다가 입사하고 몇 년 동안 기안을 비롯한 문서를 작성할 때 한자를 섞어 손글씨로 썼다. 한자를 많이 제대로 알지 못한다든지 악필은 회사 생활에 애로가 있던 시절이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미국에서 공부한 사원이 우리 팀에 있었는데 협조전 몇 줄 읽는데 한자어 뜻을 몰라 수없이 질문을 해댔다.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문을 제법 배운 나도 한자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한자를 사용하는 환경이 아니 곳에서 자랐거나 한자를 배우는데 등한시한 세대라면 그 어려움은 훨씬 심했지 않았을까?


한자와 인문학을 강의하는 저자는 문해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동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어떤 말이나 글을 느낌대로 의미를 파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우리말에 한자어가 70퍼센트나 되는데 이를 한글로만 표기하는 하는 것도 문해력을 떨어뜨리는데 한몫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문해력을 높이는 마중물이 되도록, 흔히 쓰는 말인데 의미를 잘 모르겠거나 혼동하기 쉬운 사례 145개 뽑아 설명한다.


'개판開板이라고 쓰면 판으로 된 솥뚜껑을 열기 오 분 전이란 말이다. 한국 전쟁 당시 부산에서 피난민을 위해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개판오분전開板五分前"이라고 외치면 곧 뚜껑을 열어 배식을 시작한다는 말이다. (p. 16)'

개들이 멍멍 짖어대며 난리 난 상황을 이르는 말인 줄 알고 있었는데 개와는 아무 상관 없었다. 음식을 나누어 주기 전, 굶주린 피난민들이 마구 모여드는 데서 유래한 아픈 역사를 간직한 말이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구축'을 구조물을 쌓는다는 의미의 構築으로 알고 있었다. 영어로 살펴보면 뜻이 또렷해진다. " Bad money will drive good out of circulation." 몰아낸다는 뜻인 驅逐이다. 해군의 구축함도 같은 의미를 가진 한자 驅逐을 쓴다.

'기계체조器械體操란 결국 철봉이나 뜀틀 등의 기구를 사용하는 체조다. (p. 168)' 당연히 동력 장치가 있는, 우리 흔히 쓰는 단어인 機械인 줄 알았다.

이렇듯 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한자어인 경우 한자를 같이 써넣으면 의미가 명확해진다. 하지만 한자를 모르면 그것도 소용없긴 하다.

'미망인未亡人은 말 그대로 아직 죽지 않은(未亡) 사람이라는 뜻이다. 죽은 남편을 따라 죽었어야 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도 이 말이 과부寡婦보다 더 품격 있는 말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p. 244)'


우리글은 표음문자이다. 그렇다 보니 한자와 같은 표의문자에 비해 의미를 전달하는 데 단점이 있다. 한자문화권에 있으니 한글만 쓰는 것도 불편하다. 그러니 한자와 한글을 같이 쓰면 서로 장점을 누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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