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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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던 시절은 많은 것을 지키기 위해 분주하다. 인맥 관리를 위해 온갖 모임에도 꾸준히 참석하며 회식도 빠지지 않는다. 어디 그 뿐이랴. 운동은 기본이고 자격증 및 외국어 공부 등 자기 계발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항상 최선을 다해야만 살아남는다는 사실 앞에 꾸준히 자신을 채찍질한다. 나 역시 그랬다. 매번 외국어, 컴퓨터 학원을 다니고 친구 또는 아는 지인들을 가리지 않고 만나곤 했다. 하지만 꽉 찬 생활은 나를 지치게 했다. 특히 의미없는 만남들 속에 감정적인 소모는 더 깊은 회의감으로 나를 내몰았다. 우리의 만남에도 집중과 최소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이미 수많은 회의감이 쌓인 후였다.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은 수많은 인맥 관계 속에서 치이고 감정을 소모해 온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제 좋은 관계에만 집중하자고 말하는 에세이다. 관계를 주제로 글을 쓰고 있지만 자신의 지난 경험들을 펼쳐가며 더 이상 의미 없는 인맥에 지치지 말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들로 채워갈 것을 다정스레 권하는 에세이다.

혐오가 혐오를 양산했다.

좀 무서워졌다.

했던 욕을 되풀이하는 자리에 같이 하기가 괴로웠다.

가만히 살펴보니 욕하는 사람은 늘 정해져 있었다.

어려운 회사 생활에서 험담이라는 일에

나를 소신시키지 않는 방법은

맞장구치지 않는 것이다.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p.32~33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주변 분위기에 휘말려 뒷담화를 하게 되는 경우.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말하는 이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뒷담화에 맞장구 치지만 그 대화 뒤에 몰려오는 공허함. 그 공허함 속에 내가 왜 그랬을까를 자책해보지만 또 다음 만남이 이어질 때 또다시 맞장구를 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곤 한다.

나와는 괜찮은 관계였는데 험담을 하고 나면 왠지 그 사람이 정말로 문제가 있는 듯하고 그 전에 몰랐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건 나 만의 감정은 아닐 것이다. 사실 혐오란 처음부터 생겨나는 감정이 아니다. 우리가 그 행동에 동조할 때 혐오는 거품처럼 급격하게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우리가 정신을 차려 주변을 되돌아보면 그 혐오를 조장하거나 뒷담화를 하는 사람은 항상 똑같은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 매번 반복되는 공허함. 피할 수 있는 길은 멈추는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며 관계에 신경쓰느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내 감정을 지키는 것이다.


친한 사이일수록 상대방은 어떤 잘못을 하건 이해해 주리라 생각한다. 사소한 행동 쯤은 오랜 인연이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막역한 사이일수록 상대방의 행동에 화를 내기가 어렵고 민망해지며 그 경험이 쌓여 사이가 멀어진다.

저자 또한 과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자신의 동의 없이 종교시설로 데려간 것처럼 나 또한 사전 동의 없이 친구가 아는 보험 설계사에게 내 직장을 알려 주어 보험을 권유 받은 씁쓸한 경험이 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전화로 물었을 때 "어. 내가 아는 언닌데 누구 소개시켜 달라고 해서 네 연락처를 줬어." 라고 말하는 그 때의 일은 친구와 멀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는 관계는 오랜 세월의 힘을 무력화시키는 강한 힘이 있음을 우리는 종종 잊고 있다.

적당한 긴장은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데 더 유용하다.

다른 말로 '존중'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p.64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느낀 건 바로 우리의 최선이 꼭 좋은 결과만을 낳지 않는다는 것이다.

밤을 세워가며 노력해도 시험에 떨어질 때가 있다. 열심히 해도 승진이 좌절되거나 나보다 덜 노력한 동기가 더 앞설 때가 있다. 그 때마다 속상해하며 분통을 터뜨리며 몸에 힘을 주며 다음을 기약하곤 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최선=성공의 공식이 아님을 인정하면서 알게 되는 건 바로 일상의 힘빼기가 아닐까. 먼 미래도 좋지만 우선 오늘 하루 잘 살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기가 결국 나 자신을 지키는 길임을 알게 된다.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은 결국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그것에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권하는 에세이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에 집중하기보다 함께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에 집중하고 그 관계를 키워나가도록 권한다. 먼 미래의 성공을 위해 안달하기 보다 지금 바로 내 손 안에 잡히는 오늘, 하루의 일상을 즐기면서 살아가자고 말한다. 결국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니 나의 마음과 감정을 지키는 길이야말로 소확행임을 말해준다.

오늘 하루도 지인 또는 상사들이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받기보다 나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기 위해서 저자는 칠 건 치며 자신의 테두리를 지켜간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손을 내민다. 행복해지자고. 두려워하지 말자고. 한 번 뿐인 인생, 남들 눈치 보는데 낭비하지 말자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 칠 건 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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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전쟁 -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뉴딜 시장을 선점하라
한정훈 지음 / 페가수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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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영화인의 기대작이였던 <사냥의 시간>이 코로나로 개봉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넷플릭스에 판권을 팔아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있던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에 개시한 작품이였고 처음이였던 만큼 해외 판권을 가지고 있던 에이전트와 잡음이 있는 등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영화계 변화를 가져온 결정적인 사건이었고 이제 이 흐름을 막을 수 없음을 확인한 사건이기도 했다. 이 추세에 맞추어 출간된 《스트리밍 전쟁》은 바로 치열해져가는 스트리밍 전쟁의 흐름과 전망을 본격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스트리밍 전쟁》의 저자 한정훈씨는 JTBC 기자로 미디어 산업과 콘텐트 분야만을 맡아 취재해 온 미디어산업 베테랑 기자이다. 저자는 미국 '레이놀즈 스쿨(Reynolds School)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집중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스트리밍 전쟁》을 출간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한국 기자인 저자와 표지의 그림이 TVING, Wavve, NETFLIX, tv+등 익숙한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이 많아 한국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분석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원조인 미국의 Netflix, 디즈니+, HBO MAX, 애플TV등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해부한다.

제 1부는 코로나로 바뀐 미디어 생태계에 대해 설명한다.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극장계가 직접적인 결정타를 맞은 영화계가 고군분투하는 현실과 실험성을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 개봉을 택한 <트롤 2>의 예를 들며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설명해간다. 코로나는 사람들의 많은 현실을 바꿔놓았다. 모이는 문화를 해체시켰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경제에 직격탄이 된 코로나로 국민들의 주머니가 얇아지며 많은 돈을 지불하는 케이블 유료 tv 대신 저렴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갔다. 이는 광고 수익으로 유지하는 케이블 tv에 악영향을 가져왔고 가입자 모델로 유지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호재가 되었다. 특히 스포츠,하계 올림픽 연기등은 결정적인 치명타가 되었다.

갈수록 감소하는 가입자, 장기화되는 코로나 현상으로 무기한으로 영화 개봉만을 미룰 수 없던 사업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택하면서 벌어지는 극장 체인과 콘텐츠 사업자들간의 갈등 또한 저자는 쉽게 풀어나간다. 처음은 실험 모델겸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봉했지만 이제 이 흐름은 피할 수 없을 것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2부는 날로 치열해져가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현실과 각 스트리밍 서비스의 강점과 약점을 철저히 해부한다. 우선 모두가 알고 있는 제 1인자인 넷플릭스와 1인자의 자리를 빼앗기 위한 2인자인 디즈니+, HBO MAX, 피콕, 퀴비 등의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 <프렌즈>, <오피스>, <빅뱅이론>등 재미와 감동을 이미 입증 받은 클래식 콘텐츠와 자체적으로 새롭게 제작하는 콘텐츠들의 제작 현실을 알 수 있다. 특히 클래식 콘텐츠 방영권을 둘러싼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뺏고 뺏기는 장면은 매우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코로나가 가져온 미디어 수익 모델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의 지상파 방송국과 케이블tv, 극장의 수익 모델은 광고임을 잘 알고 있다.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의 경우 광고들이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 대기하지만 인기가 없는 경우 광고주 하나 잡기가 힘들다. 하지만 날로 감소해 가는 시청자들의 수는 광고 수익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신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광고 수익 모델이 아닌 구독 모델로 가입자 수에 비례해 수익을 낸다. 이는 코로나로 가입자수가 대폭 증가한 스트리밍 서비스들에게 굉장한 호재이며 이 시장 선두를 유지하기 위한 싸움은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이 추세에 맞추어 언론사들 또한 광고 수익 모델에서 구독 모델로 바뀌어 가고 페이스북, 애플 tv등 거라성 같은 IT 기업등의 변화 또한 설명해 간다.

현재 나의 경우 '넷플릭스', '왓챠',;wavve'의 구독자이다. 하지만 나 또한 소비자로서 경제 상황에 맞추어 구독하는 세 개의 스트리밍 서비스 중 한 서비스를 구독을 멈출 계획을 하고 있다. 물론 구독 정지의 기본은 '콘텐츠'이다. 내가 좋아하는 내 취향에 알맞는 프로그램을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가 많이 제공하는가가 나의 선택 기준이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물밑에서 벌어지는 콘텐츠 쟁탈전은 더 없이 치열해진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만을 집중적으로 해부했지만 한국 또한 다르지 않다. '넷플릭스'의 경우 tvN과 JTBC와 연계해 방영을 하고 '왓챠'는 SBS와 연계하여 인기 프로그램등을 방송할 수 있도록 한다. 지상파 방송 및 케이블 드라마 방송 말미에도 자체 연계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을 잊지 않을만큼 한국의 시장도 치열해가고 있다.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대한 설명도 매우 치밀했지만 한국의 상황 설명 또한 곁들였으면 더욱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왓챠'와 수입영화 배급사간의 갈등 또한 소비자의 이해를 위한 설명이 포함되었으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소비자는 과연 어느 서비스를 선택하고 버릴 준비가 언제든지 되어 있다. 이 전쟁에서 중요한 건 뭐니해도 '콘텐츠'이다. 누가 인기 있는 '콘텐츠'를 많이 방영하느냐의 전쟁이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져온 구독 수익 모델이 미디어 전산업으로 확산되어 가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해 준다.

평소 스트리밍 서비스를 많이 보는 소비자라면 이 책이 분명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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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녀의 거짓말 - 구드 학교 살인 사건
J.T. 엘리슨 지음, 민지현 옮김 / 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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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영화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은 한 때 많은 매니아를 열광케 했던 <여고괴담> 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질투, 우정, 경쟁 속에 묻힌 여고의 비밀을 호러로 풀어낸 영화는 영화꾼 사이에 화자되곤 했고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냈다. 《착한 소녀의 거짓말》은 명문여고 구드 학교의 기숙사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착한 소녀의 거짓말》의 저자 J.T. 엘리슨의 이력은 독특하다. 정치,외교학과로 유명한 조지워싱턴대학교 석사학을 취득한 저자는 백악관과 상무부에서 근무하다가 저자의 오랜 소망인 스릴러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테일러 잭슨>시리즈로 명성을 얻고 이제 자신이 백악관에서 경험한 상류층들의 특징을 대거 반영하여 명문 구드 학교 여학생들에 반영한 《착한 소녀의 거짓말》을 출간하였다.

소설의 첫부분은 가장 안전하고 명문 아이비리그의 지름길로 불리우는 명문 여학교 구드 학교 교정 입구 철문에 여학생의 시신이 매달린 강렬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죽은 소녀를 확인한 학생들은 소녀의 이름을 중얼거린다.

애쉬. 애쉬.애쉬. ​

애쉬의 죽음으로 강렬한 도입을 알린 후 소설은 애쉬가 처음 구드학교로 왔던 때로 다시 시작한다. 영국에서 부모님을 잃고 전액장학금으로 미국 구드학교로 전학 온 애쉬는 절대 자신의 입장을 남들에게 발설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비밀유지를 약속받는다.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받았지만 굳건히 여학교를 고집하며 여성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포드는 자신의 소설가로서의 꿈을 유보한 채 집안의 가업인 구드 학교의 학장을 맡고 있다. 포드 학장은 이 독특한 이력의 학생 애쉬 칼라일을 유심히 지켜본다.

애쉬는 터키 주재 대사를 아버지로 둔 카밀 섀넌과 룸메이트로 배정받게 되고 첫날부터 졸업반 선배인 베카의 주목을 받게 된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기 위해 친구 또는 선생님에게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하지만 오히려 더욱 관심대상이 되는 애쉬는 점점 불안해진다.

어느 기숙학교든 그런 전설 몇 개쯤은 있지 않아?

필수 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지.

학교는 모름지기 어두운 과거가 좀 있어야 하고,

귀신도 나오고, 끔찍한 비극도 몇 개 있어야 해.

너도 책에서 읽었을 거 아니야.



애쉬의 동급생 파이퍼가 애쉬에게 학교에서 조심할 곳을 당부하는 파이퍼의 조언은 바로 이 구드 학교가 어떤 곳인지, 그리고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예측하게 한다. 구드 학교의 어두운 과거, 귀신 그리고 끔찍한 비극이 이 소설에 펼쳐질 것을 독자에게 예고하고 기대하게 한다.

소설은 각 소챕터마다 인물의 시점이 바뀌며 전개된다. 상류층을 많이 만나 본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각 인물들의 위선과 비리를 이 구드학교의 학장을 비롯해 학생들에게 투영시킨다. 주인공 애쉬를 포함하여 모든 등장인물들의 비밀이 양파껍질을 벗기듯 펼쳐진다. 소설을 읽다 보면 "카밀, 너마저.." "너까지!" 라며 각각의 비밀이 드러날수록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그 점이 바로 이 소설의 묘미이며 누가 범인인지를 종잡을 수 없게 한다.

각 챕터마다 인물들의 비밀이 드러나고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독자를 휘어잡는 이 소설은 이제 범인이 밝혀졌다고, 끝났다고 생각할 때 또 다른 반전을 선사하는 마지막까지 가장 강렬한 반전을 선사해준다.

책 소개부분에서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학원 스릴러"라는 부분은 마지막까지 읽었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다.

《착한 소녀의 거짓말》에서 소설가가 되기를 원했던 포드 학장의 모습은 스릴러 작가를 꿈꿨던 작가의 모습을 투영시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착한 소녀의 거짓말》은 여학생들의 시기, 질투, 경쟁등의 심리를 적극 반영하여 더욱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55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이지만 사건을 끌지 않고 긴박감 있게 펼쳐져 가독성이 좋은 소설이다. 한 번 읽으면 절대 끝을 봐야만 하는 강렬한 소설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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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환자
재스퍼 드윗 지음, 서은원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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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스릴러의 계절이다. 여름에 맞춰 다양한 추리 소설들이 출간된다. 하지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소설들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심리 스릴러가 대부분이다. 수십권씩 쏟아지는 이 같은 형태의 소설들과 달리 독특한 소재의 미스테리 소설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던 어떤 분의 소개로 《그 환자》를 읽게 되었다.

소설 《그 환자》의 저자 재스퍼 드윗은 필명으로 자신의 본명과 신원은 알려져 있지 않다. 베일에 감싸인 저자의 배경, 출발부터 이 책이 심상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그 환자》의 첫 페이지는 이 소설이 어떻게 소개될 수 있었는지 소개해 준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퍼지던 괴담과 달리 전문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 MDconfessions.com에 '나는 어쩌다 의학을 포기할 뻔했는가'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 이야기의 시작은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소설의 주인공 파커는 정신과 의사이다. 다른 좋은 병원을 지원할 수 있었지만 사랑하는 연인 조슬린과 함께 있고 싶어 코네티컷 근처의 열악한 주립 정신 병원에 지원한다. 대부분의 사회 새내기들이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처럼 주인공 파커 또한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곳이야말로 자신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

소설은 배경을 그리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병원에 근무를 시작하자마자 알게 된 '그 환자'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많은 의료진을 미치게 하거나 혹은 죽음으로 몰고 간 그 환자, 최장수 입원환자이지만 한 두 명의 의료진을 제외하고 절대 출입할 수 없는 특별관리 대상 '그 환자' 이름마저 실명이 아닌 '조'라는 이름으로 관리되는 그 환자는 사명감에 불타는 나의 관심대상이 된다. 나라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나라면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주인공은 호기심을 느끼고 몰래 그 환자 '조'의 진료 기록부와 처방전을 조사해간다.



병원에서 유일하게 그 환자의 병실을 드나드는 간호사 네시는 이 병원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간호사이다. 베테랑답게 병원 대부분의 일을 해내는 든든한 존재이다. 파커는 간호사 네시에게 '조'를 치료하고 싶다고 운을 떼지만 매몰차게 반대하며 엄포를 놓는 그녀 앞에 파커는 그 환자에게 다가가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직감한다.

기회를 틈타고 있던 중 갑작스레 목숨을 끊은 네시로 인해 병원은 다시 한 번 혼란에 휩싸이며 파커는 본격적으로 그 환자 '조'의 담당의가 될 것을 지원한다. 자신의 결정에 호통을 치는 상사와 달리 병원장 로즈의 허락 하에 직접 조를 대면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소설의 출처가 전문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였던 만큼 소설의 초반부는 정신의학과 측면에서 접근해나간다. 우울증, 야경증, 또는 다른 전문적인 지식들로 그 환자 '조'의 상태를 설명해간다. 또한 파커가 '조'를 치료하기보다 끌려간다는 느낌을 받게 하며 일종의 의아함을 자아내게 한다. 의사가 이 심각한 장기입원환자의 말에 쉽게 믿을 수 있는 걸까라는 의아함과 더불어 파커가 '조'의 말을 믿고 진행하는 일들이 최고조에 달할 때쯤 사건은 반전되며 일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어간다.

그래도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

모든 게 공포 소설 같은 얘기가 분명하지만,

적어도 진짜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지는 않았으니까.

언제나 그렇듯, 괴물보다 무서운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과학과 의학은 증명할 수 있는 것만 진실로 인정한다. 소설 《그 환자》의 의사 파커 또한 어머니를 도와줄 수 없었던 과거를 후회하며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되었고 환자 '조'를 치료해 가는 방법 또한 의학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절대 의학으로는 풀 수 없는 '조'의 상태가 의학적 지식을 모두 깨뜨리며 증명할 수 없는 것임을 드러냄으로 읽는 독자 즉 초기의 독자인 전문 의료진과 나와 같은 일반 독자의 예상을 깨뜨린다.

바로 이 부분에서 필명의 저자가 원제목이 "나는 어쩌다 의학을 포기할 뻔했는가"였을까로 웹 포럼에 기재하였음을 짐작케한다.

소설은 두껍지 않은 분량이지만 이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인물들간의 긴장의 밀도가 굉장히 높다.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이 사건은 독자에게 과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여운을 남긴다. 최근 출간되는 많은 심리스릴러들이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데 그치지만 이 소설은 사건이 더욱 역동적이며 암울한 분위기가 가미되어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려준다. 책의 표지 또한 이 분위기에 맞추어 결말까지 독자들에게 땀을 쥐게 한다.

이제 여름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좀 더 색다른 장르소설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그 환자》는 신선한 공포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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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
김비.박조건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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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상대방의 멋진 부분을 보거나 또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상대를 찾는다. 이 사람만 있으면 완벽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사랑을 시작한다. 그 기대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약함이 드러날 때 우리는 혼란을 겪는다. 강함을 보고 선택한 사랑은 그렇게 혼돈을 경험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상대방의 약함을 인정하고 그 연약함으로부터 시작된 관계는 어떨까? 연약함으로부터 시작된 관계, 그 위태함과 연약함을 끌어안음으로 시작되는 관계 《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의 공동저자이자 부부인 김비씨와 박조건형 부부의 이야기이다.

《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 성소수자 김씨와 우울증을 겪는 박조건형씨는 온라인상에서 알아오던 관계이다. 용인과 양산, 사는 지역도 다른 남과 여가 "영화나 같이 보실래요?"라는 박조건형씨의 용기를 낸 문자 하나로 시작된 첫만남부터 부부의 인연으로 10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겪는 순간순간의 기록이다.

이 부부의 키워드는 '연약함'이다. 성소수자로서 겪어야만 했던 과정들,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기까지의 시간들. 그리고 앞으로도 호르몬제 복용과 함께 살아가는 김비씨와 때때로 찾아오는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박조건형씨의 연약함. 처음부터 이 부부는 서로의 약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이들에게 약함은 남들의 눈에 고쳐야 하는 문제가 아닌 상대방의 일부였고 포옹해야할 존재였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서로의 마음을 알기에 박조건형씨는 김비씨의 본명을 장난삼아 불러도 개의치 않고 박조건형씨도 우울증으로 힘겨워해도 아내 김비씨는 남편의 곁에 함께 해 준다.


그는 오늘도 자신의 방에서 일찍 잠을 청한다.

지난번 다친 머리는 괜찮은지,

석회화되었다는 종양은 그를 괴롭히지 않는지·····

나는 그의 방 쪽으로 돌아눕는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조용히 그의 몸부림 소리를 듣는다.

그의 몸부림이 새근새근 잠에 빠진 숨소리로 바뀔 때까지

귀를 기울인다.

그는 그의 방에서, 나는 나의 방에서,

우린 그렇게 각자의 위태로움을 있는 힘을 다해 끌어안는다.


서로의 약함을 끌어안은 관계는 외부로 확장되어간다. 수술 후 호적을 정정하기까지 이 사회에 등록되지 않았던 아픔을 알고 있는 김비씨는 또 다른 소외된 자의 아픔을 나누고 우울증의 고통으로 힘겨워하는 박조건형씨는 또 다른 이들의 호소에 귀기울인다. 그들이 서로 환대하고 이웃으로부터 환대받으며 자신들도 남을 환대하며 나눔으로 그들의 삶이 더욱 풍성해져간다. . 끌어안다가도 붙잡아주는 김비씨로 인해 부부는 공동 저자로 책을 함께 하는 추억을 나누고 김비씨의 작품을 무조건적으로 응원해주는 박조건형씨로 인해 김비씨는 작품활동을 한다. 그리고 그들 관계를 인정해주는 지인들과 공동체로 이 부부의 삶이 더욱 빛을 발한다. 김비씨와 박조건형의 만남으로 시작된 관계가 친구와 지인 그리고 공동체로 커져가며 서로의 삶을 나눈다

나를 완벽하게 해 주기보다 그저 곁에 있어줌으로 서로의 존재가 빛이 난다. 이 부부는 함께 한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다. 10년 후를 기약할 수 없기에 지금을 더욱 사랑하고 우울증을 앓는 우기의 고통을 알기에 평상시에 짝지 김비씨를 향한 사랑을 감추지 않는다. 어느 것을 기대하기보다 상대방의 현재를 묵묵히 받아주며 사랑한다.

사랑.. 이젠 흔한 말이지만 이 부부에게는 사랑이 곧 삶이다. 사랑하는 삶을 매일 살아가는 부부이다. 사소한 일상이지만 결코 사소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저자들의 순간 순간이 담긴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사랑이 하고 싶어졌다. 내 옆에 남편이 있지만 이 부부의 사랑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 연약한 두 사람이 만나 완전함을 이루는 관계를 이 두 저자는 그들의 기록을 통해 보여준다. 함께이기에 빛날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부는 앞으로도 빛날 것이다. 혼자 있으면 위태롭지만 그 위태로움을 끌어안음으로 잠시 지나가는 소낙비처럼 그들은 통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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