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 문아람이 사랑한 모든 순간 그저 좋아서 시리즈
문아람 지음 / 별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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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아람 피아니스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건 단순히 책 제목 때문이었다.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라니... 어린 시절에는 뭐든지 다 이룰 것처럼 여러가지 꿈을 꾸지만 커가면서 꿈을 포기하는 이 시대,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하물며 음대생들에게는 단 1%만이 연주자로 성공하고 95%는 평범한 일반인의 길을 걷는다. 좋아하지만 접어야 하는 이 현실 속에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는 제목 그대로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피아노를 쳐나가는 피아니스트 문아람씨의 음악에세이다. 시골에서 우연히 피아노를 알게 되고 피아노의 소리에 반해 피아노와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안다. 눈에 콩깍지가 씌우고 그 사랑의 상대만 눈에 들어온다. 그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랑은 어떤 역경도 헤쳐나갈 수 있게 한다. 문아람씨 또한 그랬다. 피아노가 좋아서 피아노를 치고 음대 전공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말씀하시는 부모님 앞에서도 자신의 소망을 말한다.

"피아노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이 에세이가 단지 꿈을 포기하지 않아서 결국 성공했다는 이야기라면 지극히 평범한 에세이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사로잡는 건 현실을 인정하되 현실 안에서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꿈을 찾아나가는 문아람씨의 열정이다.


예고로 가기 힘든 상황 속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라는 먼 길을 돌아가도, 갑자기 고3에 전학갈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도 , 음악의 길을 가고 싶지만 막막한 음대 졸업 후의 진로 속에서도 문아람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생각한다. 그 최선은 피아노 연주를 들어주는 단 한 명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 그래서 문아람씨는 거리의 피아니스트가 되고 그 연주를 듣는 관람객의 SNS로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생각해본다. 만약 문아람씨가 많은 음대생이 꿈꾸듯 클래식 연주자의 길만을 고집했다면, 또는 자신의 현실에 낙담해서 포기했다면 결코 지금의 문아람씨는 없었을 것이다. '오늘'할 수 있는 최선을 찾기에 문아람씨는 '오늘'도 피아노를 치는 연주자와 작곡가로 갈 수 있었다.

슬럼프에 빠져있던 이 시기에 이 책을 만나서일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배워간다. 나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 낙담하는 대신 오늘의 꿈을 꾸며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원대한 꿈도 좋지만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바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는 걸 문아람씨를 통해 배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기쁨이 물씬 풍겨나오는 책이여서 좋았다. 그저 피아노가 좋아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저자를 통해 다시 한 번 배워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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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이환희.이지은 지음 / 후마니타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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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의 글을 페이스북에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두 분의 사랑이 저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책으로 다시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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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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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개인주의자가 함께를 배워나가는 한 여성의 성장 스토리가 매우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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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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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에게 쉽게 원한을 품지 않는다.

사람들은 평범함 속에 있을 때 쉽게 원한을 품지 않는다. 자신이 계획했던 대로 돌아갈 때, 자신이 꿈꾸던 일을 계획할 때 평안함이 마음을 지배한다. 하지만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때 원망이 생긴다. 화가 난다. 문제 앞에서 몸둘 바를 모른다. 소설 『캑터스』의 여주인공 수잔 또한 그렇다.

45세 여성, 런던에서 자신 소유의 집이 있고 안정적인 공무원, 10년 넘게 가벼운 관계로 만나는 남자 친구 리처드. 수잔의 일상은 평온하다. 법대를 나왔지만 시끄럽고 힘든 변호사 일보다 스트레스 덜 받는 공무원 일도 좋고 자신의 싱글 라이프도 즐기며 런던에 집까지 있으니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다.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는 수잔은 남에게 원한을 품을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지만 이 평화는 동생 에드워드가 엄마의 부고를 알리는 전화를 받으며 평화가 깨진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엄마가 집에 대한 소유권을 자신과 동생 반반이 아닌 동생 앞으로 남긴 유언장을 보며 수잔은 뭔가 음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젓하고 책임감 있는 자신보다 자기 앞가림 하나 제대로 못해 엄마에게 붙어 사는 동생에게 이 집의 소유권을 넘기겠다고? 이건 뭔가 틀림없이 잘못된 것이다.

소설은 철저하게 개인주의자인 수잔의 일상이 엄마의 유언장의 진실을 찾는 일과 수잔이 생각지도 못한 임신을 하게 되며 생기며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며 변화되는 수잔의 모습이 그려진다.

사무실에서 동료들이 특별한 용무 없이 커피 마시며 다니는 것도 못 봐주던 수잔, 옆집에 사는 이웃 케이트와 말 한 마디 못 나눠보던 수잔이 케이트를 대신해 아이를 돌봐주는 모습 등 수잔의 계획과 다르게 벌어지는 일상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소설을 읽어나가며 생각한다. 왜 작가는 굳이 계획녀 수잔을 임산부로 설정했을까? 그건 아이를 품는 순간부터 개인주의적 생활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임신한 순간부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해지는 순간이 온다. 폐 끼치기 싫어하고 선인장처럼 남에게 가까이 하지 않는 수잔이 타인과 가까워지기에 한 생명의 잉태보다 더 적절한 설정은 없었을 것이다.

문제아 동생 에드워드의 절친한 친구 롭이 자신의 인생에 끼어드는 것도, 이웃집 케이트와 함께 도움을 주고 받게 되는 것도 모두 수잔의 계획에 없던 일이었지만 어느새 성큼 그들은 수잔의 삶에 깊이 개입되어 있다. 단지 수잔만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그리고 수잔의 앞날을 열심히 응원해준다.



소설에서 엄마 유언장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주기도 하지만 이미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수잔은 충격을 극복할 수 있었다. 남에게 도움받는 건 약함의 표시라고만 생각했던 수잔이 도움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함께 나아가는 모습이 매우 사랑스럽다. 인생의 전환점에서도 당당하며 자신을 잃지 않고 함께 하는 법을 알아가는 수잔은 아마 아이를 키우며 한층 더 성장해 있겠지! 결코 쉽지 않은 육아이지만 그녀는 괜찮을 것이다. 왜? 수잔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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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라스트 인터뷰’
김지수 지음, 이어령 / 열림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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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님과 품격 있는 인터뷰이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의 김지수 기자가 만났다.

마지막 인터뷰를 하겠다면 김지수 기자와 하겠다던 이어령 선생님의 약속이 이루어져 제목 그대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마치 한국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의 이 책에서 생의 마지막을 앞둔 거장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글을 쓰고 말을 한다는 게 나의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야.

그게 작가라네. 지난번에도 얘기했네만, 보통 사람은 죽음이 끝이지만 글 쓰는 사람은 다음이 있어. 죽음에 대해 쓰는 거지. 벼랑 끝에서 한 발짝 더 갈 수 있다네.


죽음을 생각할 때 우리는 자기연민에 빠지기 쉽다. 이제 끝이라는 생각이 자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어령 선생님은 자신의 삶과 고통의 관찰자가 된다. 그리고 그 관찰의 여정을 글로 기록한다. 고통에 대해새 쓰고 죽음에 대해 쓴다. 자신의 고통을 글로 써 내려간다는 것. 죽음을 쓴다는 건 자기 위로가 아니다. 고통 또한선생님에게 다가온 삶이니 받아들이고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끝까지 살아가겠다는 삶의 태도이다.

시대의 지성이라는 칭호답게 문명론자이며 운명 개척론자같지만 선생님은 의외로 운명론자임을 말한다.

태어난 것 자체가 운을 가지고 태어났다며 인간의 행운과 불운은 예정되어있음을 말한다.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같은 현자들이 정해진 운명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지혜가 출발했다는 말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으니 이대로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 건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그렇다고 타고난 팔자에 인생을 맡기고

자기 삶의 운전대를 놓겠나?

아니 될 말일세.

그리스에서 말하는 운명론이란,

있는 힘껏 노력하고 지혜를 끌어모아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받아들이라는 거야.

선생님의 글을 보며 나는 나를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여러 가지를 시도해도 결국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열심히 노력하다가도 갑작스런 집안의 대소사가 일어나 이루고자 하고 싶은 성과를 못 미췄을 때 억울함과 분통함이 내 삶을 지배할 때 나는 내 힘으로 안 되는게 있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내가 노력하면 잘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안 되는 게있다는 걸 받아들일 때 비로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어쩌면 아이들 문제도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쌍둥이지만 아이들의 성향도 다르고 능력도 다르다. 사회성이 부족해 심리상담을 받는 선생님께 이야기할 때마다 선생님은 말한다. 그게 아이의 성향이라고. 성격이라고. 그건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아이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힘들어진다. 아이에게도 노력만으로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것. 그걸 받아들이는 게 양육의 시작이 아닐까.


메이비maybe를 허용해야 하네.

메이비maybe가 가장 아름답다고 포크너가 그랬잖아.

'메이비maybe' 덕분에 우리는 오늘을 살고 내일을 기다리는 거야.

평생을 모험하고 방황하는 거지. 길 위에서 계속 새 인생이 일어나는 거야.


메이비 (Maybe). 우리말로 하면 '어쩌면'이라는 뜻이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지만 가능성을 내포하는 이 단어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알 수 없기에 일단 저질러 볼 수 있게 하는 것. '어쩌면 잘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마 안 될 수도 있어.' '어쩌면 반전이 있을지도 몰라'라는 이 메이비가 주는 가능성에 사람들은 모험하고 방황할 수 있다. 팔자는 못 바꾼다며 또는 신념이 대나무처럼 굳은 사람에게 새로운 인생은 일어나지 않는다. 끝없이 방황하고 모험하라며 그래서 인생 말기에도 여전히 글을 쓰고 모험한다는 선생님의 글은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로 들려온다.

시대의 한 어른이 이렇게 읽는 이를 위로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보다 너무 너무 좋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대한 아쉬움에도 공감이 되고 자신의 한계를 겸허히 인정하는 부분 또한 매우 좋다. 이제 2021년도 달력 한 페이지만 남은 이 시기라서 그럴까. 문장 하나하나 놓치기 아까운 글들이 많아 필사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책이다. 연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이 책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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