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
김지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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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면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느덧 1년이 가까워져가고 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가을을 지나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을 모조리 바꿔 놓은 이 코로나 환자가 다행히 내 주위에 없었지만 확진자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했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의 저자 김지호씨는 코로나에 걸린 친구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유일하게 확진 판정을 받은 불운한 케이스였다.

저자는 이 글 초기에 본인이 면역력이 약함을 알기에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고 개인 위생을 확실하게 행하여 왔음을 강조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맞는 가족 식사에서까지 최대한 말을 줄이고 말을 하지 않을 때에는 마스크를 쓰면서 식사하였음을 말하며 이는 결코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말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그의 확진 소식을 접한 후 들려오는 말은 모두 비슷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됐어?"

"그러게 더 조심하지 그랬어."

모두 그를 탓하는 듯한 주변의 반응에 그는 상처받아야 했고 직장에서도 죄인이 되어야했다. 자신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친구에게 한 마디라도 쏘아주고 싶지만 친구가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받았다는 말에 원망도 할 수 없었다. 무료한 일상, 언제 나갈지 모르는 병상에서의 일상이 지속되며 저자는 지루함과 두려움 속에서 버텨나가야했고 결국 50일이 지난 후에야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나는 그저 죄인이 되어가고 이었다.

아직 명확한 건 내가 피해자라는 사실 하나인데,

주변인들은 자신을 잠정적 피해자로 여기며 나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병원 내가 아닌 이 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저자는 깨닫는다. 자신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회사, 자신을 피하는 퍼스널 트레이너 등 자신을 바이러스 취급하는 듯한 사회의 모습 속에 저자는 또 한 번 좌절해야했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전문 작가가 아닌 치료를 받으면서 써 왔던 기록이기에 거친 표현들도 다소 보인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아마 저자의 심정을 표현해주기 위해 그 표현을 고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나라에서 코로나 확진자에게 제공해주는 혜택을 확진자가 아닌 이상 우리는 이 혜택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지 못하는 부분들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실수혜자로서 설명해준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병상에서의 생활 또한 자세히 기록해주어 많은 궁금중을 해소해준다.

저자 주위의 지인 중 갓난아기와 병으로 투병 중인 남편을 둔 지인의 이야기는 전염병 위험 속에서 아이와 남편을 지켜야 한다는 그 절박함이 느껴져 안타까웠다. 24개월 이하의 아이들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절대 문을 열지 않겠다는 그 지인의 마음은 같은 엄마로서 충분히 알고도 남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생이 해 준 말이 떠올랐다. 조카가 다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확진자로 판정되며 조카도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했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동생이 들려주는 주변의 반응은 매우 씁쓸했다. 근처 학원의 웹사이트에서 "우리 학원은 XXX 학교 학생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어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 잘못도 아니고 확진자 선생님의 잘못도 아니건만 마치 몹쓸 존재로 표현하는 그 학원 홍보 문구는 바로 이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다행히 강한 항의를 받고 홍보글을 삭제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나는 코로나에 걸렸고, 이를 이겨내면서 항체가 생겼다. 하지만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두려움이라는 바이러스에 걸려 코로나에 걸린 이들이나 자신의 둘움을 자극하는 이들에게 돌을 던지고 칼을 휘두른다.

두렵다는 이유로...

전혀 새롭지 않은 사실은 부지불식간에 퍼지는 이 두려움이라는 바이러스에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는 것이다.


혐오 바이러스가 들끓고 있다. 저자는 이 혐오 바이러스가 두려움이라고 말한다. 근거 없는 기사들이 두려움을 양산하고 무조건적인 두려움에 확진자들을 비난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장기화와 함께 혐오 바이러스 또한 장기화되고 있다. 이 사회를, 두려움을 이겨낼 백신은 무엇일까 저자는 곰곰히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연대만이, 함께 견뎌내가는 것 이외에는 다른 수가 없음을 저자는 고백한다. 비록 저자 또한 직장에서 결국 나와야 했고 사람들이 그를 피했지만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와 함께 해 준 사람들이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연대와 함께라는 마음이 없다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나와도 이 사회는 결코 회복되지 못함을 이야기한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우리에게 코로나와 함께 혐오 바이러스도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 백신은 우리가 만들 수 없지만 혐오 바이러스 백신은 가능하다. 우리가 마음만 더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코로나 확진자였던 경험이 과감하게 드러나서 이 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이 사회가 함께 나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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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 새로운 소비 권력의 취향과 열광을 읽다
최명화.김보라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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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근 거래처 현황 파악을 하던 중, 예전에 잘 나가던 업체는 매출량이 급락한 반면 신생업체의 매출량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던 업체는 젊은 세대의 구매를 끌어들이지 못한 반면 신생업체는 젊은 부부의 다양한 소통 채널로 젊은 세대에게 친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잘 변하지 않은 이 업종 (장애인용품)마저도 세대는 변하고 있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현황을 보며 궁금했습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잘 팔릴 수 있을까? 그 비밀에 뭐가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 속에 만난 책이 바로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이였습니다.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의 저자 최명화 마케터와 김보라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이 책에서 잘 팔리기 위해서는 구매층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물건을 구매하는 층에 대한 지식 없이는 그들의 지갑을 절대 알지 못합니다. 과연 새로운 소비권력이란 누구를 말하는 걸까요? 바로 떠오르는 세대,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잡아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먼저 우리는 새로운 소비 권력의 취향을 알아야 합니다. 일방적이었던 미디어와의 이끌림과 소통 없는 채널 속에 미디어와 소비자, 브랜드와 회사는 수직적인 관계였습니다. '최초,', 최고'의 말들이 남발되며 그들이 광고 속에 하는 말들만을 믿고 구매하는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1인 미디어 시대가 되며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는 수직적 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일방적인 관계가 체험 관계로 바뀌었습니다. 생산 단계부터 고객을 참여시키며 그 후기를 남김으로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이 커지며 의미를 부여하는 소비에 그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제품이 아닌 제품만의 스토리텔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전략, 화장품을 깨뜨림으로 색조의 질을 확인시켜 주는 차별화된 시선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소비는 과거 돈을 주고 물건을 교환하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선다.

검색을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 공유하고 공감을 받아

만족을 느끼는 모든 과정이 소비의 과정이 됐다.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71p


SNS 중 가장 떠오르는 수단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입니다.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이 두 수단은 모든 마케터들의 홍보전략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을 받고 대답하며 함께 참여하는 이 마케팅은 , 자신의 제품이 MZ세대에게 '인스타그래머블'한지의 여부가 마케팅의 성공을 좌우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이며 SNS로 소통하는 MZ세대이지만 오프라인을 결코 무시할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댓글과 사용자 후기등 체험에 중짐을 두는 MZ세대들에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필수입니다. 물건을 파는 매장이 아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오프라인 플래그십을 소개해 줍니다.


어차피 온라인으로 살 걸 왜 오프라인에 투자하느냐고?

MZ세대에게 소비는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단순히 심리적 만족을 채우는 그 이상이다.

판매보다 '경험'에 방점을 둔 공간들이 MZ세대에게 먹힌다.

MZ세대의 인스타그램에 저장될 만한 한 곳을

제대로 선보이는 일에 열을 올려야 한다.

이곳이 우리 브랜드의 감성이고, 철학이라는 것을

공간으로 보여주며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97p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에서는 이 소비 권력의 특징에 맞춰 그들이 열광하는 도구들을 설명해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진정성'임을 말합니다. 홍보성 글과 체험 후기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과 만족과 의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권력들에게 '진정성'있는 소통만이 팔릴 수 있는 비결임을 강조합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소통하는 것을 넘어 진정 소비자의 취향을 존중하며 의견을 듣고 개선해 나가지 않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합니다.

이 책에는 제목 그대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화자가 되고 있는 여러 브랜드 또는 프로그램을 소개해줍니다. 왜 이 제품들이 온라인에서 화자가 되고 있는지, 어떤 점이 MZ세대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었는지 설명해주어 제품 뒤에 숨겨져 있는 마케팅의 비밀을 알기 쉽게 해 줍니다. 가령 일제 불매 운동이 한참일 때 유니클로의 광고가 막을 내린 이유와 미국 흑인 인종 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이 제품을 사지 말라는 친환경 기업 '파타고니아', 부캐 캐릭터로 떠오르는 '놀면 뭐하니' 등의 풍부한 예시는 읽는 독자들의 이해를 도와줍니다.

저자들이 설명해주는 이 비밀들을 읽어나가 보면 이 전략이 물건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쓰일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으로 자신을 홍보해야 하는 이 때, 어떻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이 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가령 SNS 글쓰기 또는 스토리텔링, 차별화된 시선은 물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잘 팔리기 위해서는 살 사람을 잘 알아야 합니다. 새로운 소비층에 대한 분석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또한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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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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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두 세번 읽어야 했음을 먼저 밝힌다. 아르테 출판사의 '작은책'시리즈로 작고 얇은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의 무게감에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과연 내가 맞게 읽는지에 대한 의문에 책을 계속 읽어나가야 했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또 읽는다. 이게 강화길 작가의 마력일까?

《다정한 유전》은 여성 서사, 여성 스릴러로 잘 알려진 강화길 작가의 신작이다. 최근 <화이트 호스> 소설집을 출간한 후 작은책 시리즈인 《다정한 유전》으로 돌아왔다. 이 소설은 매우 특이한 형식의 소설이다. 짧은 한 편의 소설이지만 이 소설의 형식은 각각의 단편이 만들어져 한 권의 소설이 완성된다. 각각 다른 이야기이지만 결국 전체의 이야기로 연결되어지고 다른 인물이지만 서로의 삶이 연결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한 번만 읽어서는 안 된다. 두 번, 세 번 읽어야한다.

소설은 해인 마을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해인 마을에서 사람들은 커서도 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세대를 거듭해서 계속하여 이 마을에 살아간다. 여고생인 나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문병을 온 친구들로부터 백일장 출전 소식 이야기를 듣는다. 대학에 입학해 해인 마을을 떠나고 싶어한 민영이 백일장 출전 기회를 진영에게 빼앗기고 이 기회를 양보할 것을 요청할 기회를 기다린다. 하지만 진영은 민영에게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우리, 애들에게 글을 보여주고 더 좋은 걸 선택하게 하는 게 어때?"

민영과 진영 단 둘로 시작되었던 이 글쓰기는 이들과 같이 해인 마을을 떠나고 싶었던 다른 아이들이 참여하게 된다.

소설은 각자가 쓴 별개의 이야기지만 그리고 다른 인물들이다. 「황녀」, 「다락」, 그리고 친구들의 작품을 읽은 감상문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지만 읽다보면 그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황녀」에 나오는 옹주는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는 말을 배우며 살아야했고 끝까지 "저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로 자신의 삶을 마무리지어야했다. 엘리너 스펜서의 「빈 집의 목소리」를 통해 이선아와 엄마를 통해 보여지는 여성의 고통, 남들에게 이야기거리가 되고 마는 여성의 불행, 데이트폭력에 고통당하는 김지우, 강간, 폭력으로 괴롭힘 당하는 여성들이 머무는 비밀의 공간 등 각자의 소설들이 전체의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홀로 고통스러워하며 그 고통을 글로 써내려가는 여성들의 모습과 여성의 불행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남성들의 세계가 이 책에서 두드러진다. 좋아하는 스터디 선배에게 이선아의 소설에 나오는 에피소드에 얽힌 끔찍한 일, '고통스러운 일'에 대한 의심을 털어놓았을 때 그의 반응은 모두가 있는 앞에서 터져나온다.


야, 지금 그 이야기 빨리 말해봐.

강간당했잖아.

왜 가만히 있어?


데이트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여자가 헤어진 이후에도 계속되는 통증으로 힘들어 할 때 의사들은 그녀에게 말한다.



여자의 고통에 지극히 냉정한 반응으로 조언하는 그들에게 여자는 호소한다. 왜 딴 소리를 하냐고. 노력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호소하는 그녀의 울음을 의사들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외로움이 고통이 차가운 분수에 들어가도록 부추긴다.

고통을 참기 위해 글을 써내려가며 버텨야 했던 각 단편 속의 인물들, 엘리너 스펜서도 그랬고 이선아도 글을 써내려가며 견뎌냈다.각자의 이야기지만 그들이 겪는 고통이 함께 연결되며 그 고통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지우와 선아가 연결되고 옹주와 소녀가 연결되며 서로가 연결되어 이 힘든 시간을 버텨나가는 이 소설이 매우 묵직해서 자꾸 곱씹게 되며 다시 읽어나가게 된다. 그리고 나는 이 글을 쓰고 난 이후도 이 책을 또 읽게 될 것 같다.

서로를 돌보는 것은 우리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고통은 함께 경험한다.

공교롭게도 우리는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우리의 삶이다.


《다정한 유전》에 나오는 글 중 친구들의 글을 읽어나가며 쓴 감상문 중 '나'는 이렇게 읽어도 되는 걸까 라는 혼란스러움을 나타낸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두 세번씩 읽어나가면서 내가 이렇게 읽어도 되는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서로의 고통이 별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그 고통을 함께 경험하고 나눌 때 꿈꿀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저자가 말한 다정한 유전으로 말이다.








-서평단으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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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코.입.귀.촉 - 삶이 바뀌는 다섯 가지 비밀
박지숙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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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서는 영성을 중시한다. 영성이 충만해야 신앙이 훌륭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예전에는 영성 충만만 강조되었다면 요즘에는 이에 붙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건강한 체력"이 있어야 영성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때론 불치병 속에서 신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신앙 생활을 잘 할기란 어렵다. 체력과 영성이 건강해야 신도 잘 믿을 수 있다. 《눈·코·입·귀·촉》의 저자 박지숙 마인드힐링 전문가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을 강조한다. 우리의 몸을 치료할 때 마음 또한 자연스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눈·코·입·귀·촉》은 저자 박지숙 힐링 전문가가 병원과 기업체 컨설팅 코칭을 해 오며 다년간 경험한 치료와 입증된 효과를 기준으로 몸과 마음의 치료법을 설명해나가는 실용서이다. 바쁘게 변화하는 시대, 스트레스가 만연하고 정신과가 들끊는 이 시대,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은 대동소이하다. 마음을 잘 다스리라고 하지만 이 말이 얼마나 어려운지 저자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제안한다. 몸과 마음의 치료는 각자 있는게 아닌 함께 따라오는 결과물이다고 말한다. 마음도 중요하지만 먼저 몸을 치료하자고. 그 치료법의 기본인 우리의 오감, 눈, 코, 입, 귀, 촉을 먼저 치료하자고 제안한다.


마음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몸을 먼저 다스리는 일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오감은 의학적인 건강은 차차하고 무엇을 보고 (눈) 냄새를 맡고 (코) 말하거나 먹고 (입) 듣고 (귀) 만지는 (촉) 것을 말한다. 우리가 무의식중으로 오감으로 행하는 행동들이 누적되어 몸에 독소를 만들어 건강을 해치는 근본 원인이 된다.

치료하기에 앞서 감정을 '알아차리는' 훈련이 중요하다. 우리가 먼저 몸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야 치료를 받을 수 있듯 우리의 감정과 반응을 알아야 오감을 다스릴 수 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 생각, 감정을 제대로 알고 그 부정적인 반응을 전환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귀는 끊임 없는 이미지와 소음에 노출되어 있다. 뉴스에서 들리는 부정적인 소식과 자극적인 이미지는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우리가 모르는 새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의도적인 선택이 중요하다. 소음이 많은 곳을 떠나 자연의 소리를 듣거나 각 색상에 맡는 치료법에 따라 컬러 테라피를 제안한다.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다. 훈련이 되어야 한다. 습관이 될 때까지 오감을 훈련해야만 한다.

많은 내용 중 장의 건강을 강조한 부분이 흥미롭다. 인간의 면역세포가 소장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또한 행복과 안정의 호르몬이라고 알려진 세로토닌이 대장, 소화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단지 건강,다이어트가 아닌 감정과 마음을 위해서도 장의 건강을 위해 식사 생활과 운동에 주의를 기울여야했다.


장이 건강하고 상쾌해야

우리의 기분이나 감정 그리고 면역력까지 건강하고 편안해집니다.

편안하고 건강한 배 속은 평화롭고 안정된 심리와 직결됩니다.


오감을 바꾸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다른 누군가는 겨우 이걸로 우리의 인생이 바뀔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10년 넘게 병원에서 또는 여러 기업체에서 강연을 하며 만난 데이터들이 사실임을 입증해준다. 특히 병원에 가기를 극도로 두려워한 아이를 후각을 변화시킴으로 치료한 이야기들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오감은 결국 삶의 태도와 연결되어 있음을 이 책은 말한다. 보고 듣는 것에 무방비로 노출되기보다 어떻게 보고 들을 것인가를 의도적으로 훈련하며 바꿔나갈 때 몸과 마음이 치료될 수 있음을 저자는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코로나블루를 호소하는 이 때 저자의 치료법은 누구나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도록 쓰여져 있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다. 건강한 체력이 건강한 마음을 낳는다. 마음을 다스리기가 힘들다고 막연히 말하기보다 먼저 우리 몸을 치료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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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양품계획 지음, 민경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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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제품을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무인양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상표 없는 (無印) 양품(良品) 즉, 좋은 제품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무인양품은 하얀 색 바탕의 깔끔한 디자인을 연상하게 한다. 1980년 세이유 자체브랜드에서 시작하여 독립 후 확고한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은 한 기업의 말을 통해 '무인양품'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그들의 사상과 본질을 알 수 있는 책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이 출간되었다.

먼저 무인양품을 지탱하게 하는 기둥, 즉 사상이 무엇일까? 그들은 이 사상을 '대전략'이라고도 부르며 모든 회사의 운영 방침은 이 대전략에 기초하여 이루어진다. '무인양품'을 운영하게 하는 그들의 대전략은 바로 '도움이 되자'이다.

'도움이 되자'를 대전략으로 정한 것은,

결과여야 할 판매와 이익이

도리어 목적이 되어버린 회사가

너무나 많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27p


무인양품은 먼저 직원과 회사, 회사와 직원이 도움이 되어야 하며 회사와 사회, 더 나아가 회사와 세계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함을 사상, 즉 대전략으로 경영한다. 판매와 이익은 이 도움이 되는 관계에서 파생하는 결과물이다. 목적과 결과가 전도되지 않도록 그들은 항상 '도움이 되자'라는 대전략 아래 수단과 방법을 펼쳐나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그 중 하나는 고급화로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노출시킨다. 신제품을 출시하지만 더 목마르도록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한다. '무인양품'은 이 자본주의의 논리에 그들의 논리로 맞받아친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더 많은 제품을 사도록 욕구를 자극하는 게 아닌 한 가지 제품에 만족감을 주어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제품. 바로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심플함. 간결함이다. 과한 디자인이 아닌 제품 자체의 기능에 최우선하며 더 이상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는 무인양품의 전략은 바로 '도움이 되자'라는 그들의 대전략 아래 운영되어진 제작 방침이었다. 사회와 지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무인양품의 사상은 포장의 간략화, 재생지 사용 등의 제작방법을 고집하게 했다.

한 회사의 사상이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 적자가 계속되면 오래 존립할 수 없다. '무인양품' 역시 회사의 사상이 훌륭하다해도 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자본주의의 논리에 고전을 면치 못할 때가 있었다. 38억 엔의 적자를 기록하며 많은 직원들이 떠나기도 했던 그 때 '무인양품'은 시 기본으로 돌아간다. 작은 물고기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려는 본능 속에 움직이듯이 회사 또한 '사상'을 제시하며 직원들간의 의사소통에 앞장서며 역경을 헤쳐나간다.

"생활이 아름다워지면 사회는 좋아집니다."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257p


'기분 좋은 생활'과 '기분 좋은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되풀이되는 원점, 되풀이되는 미래'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260p


도움이 되기 위해 무인양품은 끊임없이 원점으로 돌아오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생활을 아름답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데 최선을 다한다. 불필요한 물건은 만들지 않으며 그 자체로 충분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 무인양품. 한 회사의 사상이 큰 그림이 되어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어나가고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간다.

이 책을 읽으며 한 공동체의 사상이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지 되돌아보게 한다. 개개인이 퍼스널브랜딩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때 나의 사상은 무엇인지, 어떤 모토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해 준다. 올바른 사상이 올바른 제품을 만들어내듯, 올바른 모토가 올바른 삶을 만들어준다. 지금 우리 사회에, 이 공동체에 먼저 올바른 사상이 재정립되어야 함을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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