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서 - 자칭 리얼 엠씨 부캐 죽이기 고블 씬 북 시리즈
류연웅 지음 / 고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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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님, 제가 만약 힙합을 버리려고 한다면 …

가차 없이 저를 뒤지게 해주세요.


어른들은 말한다. 예술하다가는 밥 굶는다고. 100명 중에 한 명, 아니 1000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한다고. 그냥 평범하게 공부해서 취직하는 게 제일 편한 팔자라고. 사실 맞는 말이다. 김연아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인재이고 반 클레이번 콩쿨에서 우승한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경우 또한 극히 드문 케이스이다.

그럼에도 많은 젊은이들은 제2의 김연아를 꿈꾸고 제2의 임윤찬 혹은 제2의 소녀시대를 꿈꾸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고블씬북 시리즈 『한국에서 태어나서』는 바로 이런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하는 한국 소설이다.

소설 첫부분에서 주인공 릴뚝배기의 기도는 힙합의 신에 대한 기도는 비장하다.

힙합을 포기하면 뒤지게 해달라며 기도하는 열일곱 릴뚝배기. 그 때는 포기하지만 않으면 뭐든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힙합을 위해 부모님의 반대도 무릎쓰고 고등학교 자퇴까지 하며 음악의 길을 가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시간이 흘러 10년의 시간이 흘러 스물일곱이 되고 앨범을 발매하지만 앨범의 반응은 고작 두 개의 댓글 뿐 악플도 없는 '냉무'상태이다.

아... 이게 끝이란 말인가? 나는 안 되는구나 포기하려고 하는데 그 순간 반전이 일어난다.



비장한 각오로 죽여 주라고 했지만 진짜 신이 나타나서 데려가겠다니. 성공 못한 것도 억울한데 데려가겠다니 서럽기까지 하다. 신도 릴뚝배기의 처지가 안타까웠던 걸까? 그에게 제안을 한다.

[신의 제안: 마지막 하루를 살아갈 기회를 주겠다.]

자 이제 신이 허락한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원없이 하루를 보내자고 마음먹는다.

『한국에서 태어나서』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소설 『한국에서 태어나서』는 이야기는 릴뚝배기와 다른 평행 세계에서 살아가는 조헤드가 등장하며 읽는 이에게 잠시 혼란을 준다. 무명 힙합 뮤지션 릴뚝배기, 힙합 오디션에서 1등을 하며 정식 음반을 발매하는 조헤드가 잘못 올린 SNS 게시물로 인해 벌어지는 일상을 그려나간다. 무명과 오디션 1등. 두 사람의 위치가 정반대이다보니 연예계, 특히 가요계를 꿈꾸는 이들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SNS에서 올린 게시물 하나에 관종 근성이 강한 사람들의 끈질긴 악플.

상황을 어떻게든 무마하고자 급조하여 만든 뮤직비디오.

연습생들에게 관심도 없이 단지 대관료에만 집중하는 공연장 아저씨.

환호하는 거짓 팬들.

소설을 읽다보면 너무 거침 없는 작가의 표현에 혹시 작가의 경험담이 들어간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좋아하는 걸 일로 삼으면 안 되거든.

왜요?

결국 안 좋아하게 된단다.


좋아서 시작한 힙합 뮤지션의 길.

하지만 성공은 너무 멀고 현실은 너무 가깝다.

가까이 있는 현실에 허덕이다 보면 결국 안 좋아하게 되는 음악의 길.

그걸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음악을 꿈꾸며 연습생의 길을 걷는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는 이 슬픈 현실을 풍자하는 웃픈 소설이다. 읽다 보면 어느덧 공감하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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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미스터리 -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하는가
에르난도 데 소토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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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3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진실을 바로잡아주며 빈곤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을 제시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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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미스터리 -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하는가
에르난도 데 소토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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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자본주의는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것처럼

마치 종 모양의 단지 속에 갇힌 채 오직 서구에서만 번영하고 있는 것일까?



『자본의 미스터리』의 질문은 간단하다.

서구에서는 성공한 자본주의가 왜 서구에서만 번영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실패하는 것일까?

왜 다른 나라에서는 자본주의가 통하지 않고 빈곤이 계속되는가를 파헤쳐간다.

저자 에르난도 데소토의 이력 또한 흥미롭다. 우선 저자 에르난도 데소토의 전공은 비공식 경제와 재산권이다.

그래서일까? 『자본의 미스터리』에서는 그 원인 역시 '비공식 경제'와 '재산권'에 연결된다. 또한 그의 국적이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서구 국적이 아닌 자본주의가 성공하지 못한 나라 중 하나인 페루 출신이다. 저자는 자국의 현실을 보면서 이 '자본의 미스터리'에 몰두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에서는 거두절미하지 않고 먼저 이 미스터리의 원인을 말해준다.

왜 서구에서는 통하는 자본이 제3국에서는 통하지 않는가? 그것은 바로 자본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전환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저자가 말하는 제3국의 팩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된 사실을 정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보통 우리는 인도, 또는 멕시코 등 가난한 나라들의 국민들이 자본이 없어서 빈곤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알고 있다.

저자는 그들이 '자본'이 없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집이 있고 땅이 있다. 하지만 그 자본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과정이 없다. 그래서 그들의 자본은 인정받지 못한다. 즉 '죽은 자본'이다.

한국의 경우만 해도 집문서가 있다. 법적 보장을 받으며 집 한 채는 엄연한 자산으로 인정받는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누구나 건물주가 되기를 희망한다. 자본주의에 성공한 나라들은 이러한 명시화 과정이 있다. 하지만 제3국은 각국의 복잡한 절차, 부패에 따라 적법한 과정을 받기에 몇십년이 소요되는 법적 절차 시간이 걸린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법의 망을 피해간다. 명시화 과정이 없기에 그들의 재산은 인정받지 못하고 죽은 채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의 주요 분야인 '비공식 경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3국의 현실에서 '재산권'이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가 없기 떄문에 그들의 소유는 '죽은 자본'일 수 밖에 없다.


자본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면 자산이 지닌 경제적 잠재력을 이끌어내어

부가적인 생산을 일으킬 수 있는 형태로 고정시킬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유를 알았으면 답을 찾아야 한다. 『자본의 미스터리』에서는 그 답을 또 의외의 곳에서 찾는다.

바로 '미국의 역사'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아메리카 역시 재산권이 제대로 성립하기 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초창기 아메리카 시절 무단 점거자들로부터 사회계약을 세우고 선매권법을 제정하고 충돌하며 현재의 재산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제3세게 무단점거자 집단의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미국의 경제사 속에서 법 체계는 영국의 관습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정해나갔다. 그리고 그들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나갔다. 현실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국민들의 생활 방식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법 체제를 바로잡아갔다. 이는 정부와 국민 그리고 법조계의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자본의 미스터리』는 실패한 법 체계 속에서 '죽은 자본'을 어떻게 '살아있는 자본'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래서 단순한 돈 뿐만 아니라 비트 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 등도 어떻게 자본으로 변화시켜야 하는지 정부와 법조계에서 확실한 방법이 필요함을 주문한다.

이 책은 2003년에 출간되어 다소 현실과의 괴리가 있지만 출간된 때와 2022년도의 현실이 그다지 차이가 많이 나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가상 화폐와 같이 대체 수단이 생겨나고 있는 이 때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만 부와 자산이 일부에게 쏠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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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 3
이시우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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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옆에서 나를 노리는 공포와 대면한 느낌을 주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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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 3
이시우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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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할 때마다 우스개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

이기심 때문에, 또는 잘못된 욕망 때문에 폭력과 살인 등을 서슴지 않는 인간의 만행은 어느새 귀신의 공포를 넘어섰다. 추리소설 단편집 『도시, 청년, 호러』는 바로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호러물일 수 있음을 알려주는 소설집이다.

이시우, 김동식, 허정, 전건우, 조예은, 남유하 등 쟁쟁한 여섯 명의 추리소설 전문 작가들의 앤솔로지인 『도시, 청년, 호러』에는 도시 속에 담긴 공포를 이야기한다.

여섯 명의 작가가 쓴 각기 다른 소설이지만 각각의 이야기에는 제목에도 나와 있듯, 첫주로 청년들의 삶에 담긴 공포를 소재로 한다. 첫번째 단편인 <아래쪽> 에서는 인력사무소에서 목숨을 담보로 하는 맨홀 뚜껑 아래쪽에서 봉인지를 붙이는 일을 하는 직업을, <복층 집>에서는 사회 초년생 여성을 상대로 집을 염탐하는 만행을 그리는 등 고달픈 청년들의 삶이 그려진다. 팍팍한 도시의 삶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호러임을 소설은 말한다.

특히 사회 초년생 홍혜화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며 얻은 월세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독신 여성들에게는 삶 자체가 공포가 될 수 있음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삶이 호러일 수 있다는 건 남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허정 작가의 소설 <분실>에서의 주인공 석진의 삶 또한 호러물로 변모한다. 공무원 시험 합격을 위해 외부 생활과 단절하며 고시원에서 힘들게 수험공부하는 그의 삶을 세상은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의 돈을 탐내는 스팸 사기, 방안의 얼룩을 지우기 위해 집착하는 석진의 고된 삶은 결국 그의 정체성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가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다 어느 새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내가 누군지도 잊고 살아가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도시 속에서 풍요 속의 빈곤, 외로움, 집을 향한 욕망... 여섯 편의 소설들이 모두 호러는 따로 존재하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이야기한다. 팍팍한 삶 속에서 호러는 존재한다고. 공포란 따로 만들어내는 게 아닌 우리의 삶 속에서 항상 노리고 있는 존재임을. 그리고 그 공포를 없앨 수 있는 방법 또한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야함을 말한다.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옆에서 나를 노리는 공포와 대면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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