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없는 장미 - 루쉰의 산문 마리 아카데미 3
루쉰 지음, 조관희 옮김 / 마리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중국의 마오쩌둥이 만리장성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하였던 루쉰은 소설 <아큐정전>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사실 나는 <아큐정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 작가가 '루쉰'이라는 것도 그리고 루쉰이 필명이라는 것도 잘 알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루쉰에 대해 많이 듣게 된 것은 많은 작가들이 책에서 루쉰을 거론하면서부터 나는 그가 왜 많은 작가들로부터 거론되고 아직까지 영향을 주는 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가 말년에 쓴 <아큐정전>보다는 그의 수 많은 잡문을 모아 엮은 에세이 『 꽃이 없는 장미』를 읽게 되었다. 

루쉰은 필명으로 본명은 '저우수런'이다. 루쉰은 이 외에도 수 많은 필명으로 글을 써 왔다고 한다. 
『꽃이 없는 장미』는 어린 시절, 질풍 노도, 암중 모색, 새로운 세상 그러나, 그리고 절망에 대한 반항, 투창과 비수가 되어 등 제 6부로 나뉘어져 있다.
루쉰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과 일본에서의 유학 시절, 중국에서의 피비린내 나는 현실에 대한 그의 고뇌 등이 나타나 있다. 

수 많은 에세이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산문은 바로 표제작이기도 한 <꽃이 없는 장미>이다. 루쉰이 만국 이래 가장 어두운 날이라고 표현한 날은 베이징의 시민들이 일본의 중국 주권 침략 행위에 반대해 3월 18일 텐안먼에서 항의 집회를 하여 47명이 죽고 150여 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피로 뒤 덮인 이 날, 루쉰은 분노와 애통함을 글로 표현한다. 



자신이 글을 쓰고 있는 이 때 수많은 청년들이 죽임을 당하는 사실에 루쉰은 애통해 하는 그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피로서 받은 것을 같은 것으로 갚아 주어야 한다는 루쉰의  글은 그가 단지 앉아서 글만 쓰는 글쟁이가 아닌 혁명가로서의 루쉰이었음을 알 수 있다. 

루쉰은 또한  '물에 빠진 개'는 때리지 말고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린위탕 선생의 주장에 일격을 가한다. 그 물에 빠진 개가 사람을 문다면 어느 곳에 있든 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힘있는 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페어플레이는 기득권 세력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으므로 이에 저항해야 한다는 그의 글 속에서 혁명가적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또한 묻는다. 왜 수많은 좌익 성향의 작가들이 쉽게 우익으로 돌아서는가? 나 또한 궁금했었다. 박정희 독재 시대에 그토록 독재 타도를 외치던 문인들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지지를 선언하던 모습을 보며 어떻게 자신들이 반대하던 독재자의 딸과 보수정권을 지지할 수 있을까 의아했다. 

루쉰은 오히려 '좌익' 작가가 쉽게 '우익'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한다. 현실 투쟁과 접촉하지 않고 방안퉁수처럼 안에서 글만 쓴다면 결국 고립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자리에 앉아 글을 쓰는 것은 쉽다. 하지만 현실과 고립되고 실천이 없는 글은 현실 앞에 무릎을 꿇게 된다. 
그러하기에 루쉰은 투쟁은 반드시 더 큰 힘을 갖고 굳세게 지속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루쉰의 글을 읽으면서 세월호, 촛불혁명 등을 거치면서 글을 발표하고 광장에 섰던 많은 문인들이 떠올랐다. 공지영, 안도현, 박민규... 그들의 공통점은 결코 방 안에서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발로 뛰며 글을 썼다. 그러하기에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사실 이 <꽃이 없는 장미>는 중국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읽기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중국의 역사와 함께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루쉰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유명한 소설 <아Q정전> 도 꼭 읽어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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