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언어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양정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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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언어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의 저자 양정철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내고 문재인 대선후보를 도와 대통령 당선에 큰 역할을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로 가 공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새롭게 시작하는 정부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뉴질랜드로 떠난 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염원을 담아 쓴 책이다. 


<세상을 바꾸는 언어>는 제목 그대로 우리의 말과 글이 민주주의를 만들어 간다고 주장한다.
 세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언어에 대하여 평등, 배려, 공존, 독립 그리고 존중의 언어를  갖출 것을 제안한다. 


제1장 평등어 언어에서 저자는 실생활에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많이 쓰는 말들 중에 상대방을 비하하는 표현이 얼마나 많은지를 지적한다. 일명 공직이나 전문직의 경우 변호사나 의사처럼 '스승 사 (篩)', 또는 선비 (士)를 써 존경의 뜻을 나타내지만 농부,어부. 청소부, 배달부 등 힘든 직업을 하는 경우에는 일꾼이라는 뜻의 "부夫" 를 써 직업을 말하는 것만으로 차별하는 언어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가 많이 쓰는 '조선족', '화냥년', '금배지' 심지어 연예 기사에 나오는 연예인과 일반인의 차이 등 우리가 얼마나 많이 차별적인 언어를 접하고 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말은 의식에, 의식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무의식적으로 쓰는 불평등의 언어가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결국 우리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차별하며 하대하게 된다. 


"공존의 언어"로 저자는 우리나라의 학벌주의와 지역주의를 꼬집는다. 

많은 동네 의원들 중  병원 이름을  "서울"  또는 "연세" 를 붙여 자신의 학벌을 과시하여 고객을 끌려고 하는 엘리트주의를 지적한다. 
병원 이름만으로도 타 대학의 의대를 나온 사람들을 낮추며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파트 또한 순수한 우리말을 두고  '자이', '센트레빌', 'SK뷰'등 영어로 지어 아파트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열심이다. 
이 글을 읽으며 정부가 지번 주소에서 신주소로 개편할 때 강남이나 목동 등 땅값이 높은 지역 주민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그 불만은 바로 주소에 목동이나 강남 같은 동네 이름이 들어가지 않으면 땅값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주소 하나만으로 공존의 사회가 아닌 배타적인 사회를 살고 있는가를 떠올리며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이 외에도 저자는 노무현 전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말과 글로 인한 비화와 우리 말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하여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창씨 개명도 모자라 창지 개명(동네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게 한 행위)까지 이루어진 우리말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낸 우리 말과 글이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민주주의는 정치인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과 글을 쓸 때 이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며 그러한 사회가 전제할 때 우리의 민주주의는 한 단계 전진할 수 있다.
 
SNS로 인해 예전보다 표현의 자유가 많아지고 공유하게 되었지만 무개념또는 혐오적으로 쓰이는 말들로 인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를 접한다. 
가령 세월호 유가족을 비하하거나 전라도 사람들을 '홍어'로 비아냥 거리며 여성 혐오적인 표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언어들이 횡행할 때 민주주의는 발전은 커녕 후퇴할 수 밖에 없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언어,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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