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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읽는 질문 8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지비원 옮김 / 글담출판 / 2017년 11월
평점 :
<현대 사회를 읽는 질문 8>.
자유와 평등, 감시 사회, 로봇, 뇌 과학, 정체성, 의사 소통, 복제, 환경, 질문 이 8가지 부분에 대하여 질문을 함으로 현대 사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묻는 책이다.
사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이 사회를 이해하고 예측하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지만 다 읽고 난 지금 난 더욱 많은 질문 앞에 놓이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당연시하였던 상식들에 저자인 오카모토 유이치로는 질문을 던지면서 내가 믿고 있었던 것들에 의문을 남기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포함하여 많은 나라들의 정치 이념으로 삼고 있는 "자유 민주주의"는 선거에서 선출된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로서 정치를 한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저자는 내가 뽑은 이 국회의원이 민심을 대변한다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이 질문에 yes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대한민국의 정당 중 국회의원 수가 두 번째로 많은 제1야당의 경우를 보아도 지지율이 채 10%를 넘지 못한다. 국민들의 지지율이 10%도 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그 소속된 국회의원들이 과연 국민의 민심을 대변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극소수일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는 꼭 필요한 것일까? 한국의 경우 촛불혁명 이후 이러한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느끼고 직접민주주의를 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청와대의 국민 청원은 낙태금지법 폐지 등 많은 국민들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제안하고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을 잘못을 하면 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게 하자는 국회의원 소환법 발의가 되어 있다. 대의 민주주의에 한계를 느낀 현대 사회에서 직접 민주주의의 확대로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과연 직접 민주주의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감시 사회"의 경우 과거의 소수의 감시하는 사람이 다수를 감시함으로 권력 관계를 유지한다.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정, 학교, 공장, 군대 등 어디서건 끊임없이 감시받던 사회이다.
하지만 현대는 이러한 감시에서 해방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13년에 개봉된 설경구, 한효주 주연의 <감시자들>이란 영화가 떠올랐다. 범죄 상대에 대한 감시를 전문적으로 하는 경찰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범죄를 막는다는 이유만으로 감시하는 경찰은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는 이 영화는 현대 사회가 오히려 더욱치밀한 감시 사회가 되었음을 말해 준다.
다만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우리의 휴대폰, 신용 카드, 감시 카메라, 인터넷 쇼핑, IC 교통 카드 및 모든 디지털 정보 기술 수단과 과거에는 감시 목적이 소수의 권력 유지인 반면 현대에서는 범죄 예방 목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거리를 걸어도, 엘리베이터에서도 어디서든 자신이 감시 대상인 것을 알고 있다. 또한 감시 사회를 통해 "소수에 의해 다수가 관리되는" 상황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감시 사회에 있어야만 안전한 것일까? 과연 감시 사회가 나를 지켜줄 수 있을까?
이 외에도 저자는 예전의 남과 여의 생물학적으로만 구별되던 성(sex)를 벗어나 이제 사회학적 성별인 (gender)를 언급함으로 우리가 갖고 있던 동성애, 성소수자등에 대한 과거의 인식이 현재도 유효한지를 묻고있으며 많은 환경론자들이 주장하는 환경 보호가 과연 자연을 위한 것인지 또는 인간의 잘 살기 위한 욕망을 위해 환경 보호가 필요한 것이 아닌지를 묻는다.
저자는 결코 답을 주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과거에 알고 있던 상식의 바다에 돌멩이를 던질 뿐이다. 과거와 현재가 달라졌듯이 우리가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저자가 우리에게 답을 알려주지 않은 건 바로 이 사회에 답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사회는 시시각각 변하고 따라서 가치관도 변하기 때문이다. 답은 어쩌면 이 사회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런데 의원이 하는 정치가 민의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또 이 정치의 어떤 면이 자유이고 민주주의일까요? 단언하자면 자유이고 민주주의인 것은 선거뿐입니다."
" 현실 세계에서 의사소통 행위가 줄어들고 전략적 행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도구화한다는 것입니다."
"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은 대체로 정해져 있어 이른바 '보이지 않는 대본' 같은 것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먼저 이 대본의 대사를 외워 맡은 역할을 의식하지 않아도 연기할 수 있도록 '배우는=흉내 내는'것입니다. 그렇다면 원본에서 복사물이 생겨난다기보다 복사물에서 원본이 생겨나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