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인문학 - 조선 최고 지성에게 사람다움의 길을 묻다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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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대세이다.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는 철학과 같은 인문학과가 통폐합 되고 있는 대학가와 달리 텔레비전이나 서점가에서는 인문학 강좌가 인기를 얻고 있다. 

갈수록 벌어져가는 빈부의 양극화, 치열해지는 생존 경쟁 속에 기계적인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인문학 열풍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조선 시대에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던 많은 위인이 있다. 율곡 이이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사람다움의 길에 대해 죽을 때까지 고민했던 사람이다. <율곡 인문학>은 사람다움의 길을 율곡 선생이 20세 때 쓴 "자경문"과 그의 삶을 통하여 답을 얻고자 하였다. 

"자경문"은 율곡이 16세에 어머니를 잃고 실의에 빠져 4년간 방황하다 20세에 마음을 정하고 자신의 삶의 지표로 삼기 위해 쓴 글로 입지, 치언,정심,공부,정의 등 7장에 걸쳐 있다. 

이 자경문을 통해 율곡이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것은 바로 무엇이었을까? 


율곡은 자신이 정한 뜻을 세우는 데 머무르지 않는 실천가이자 혁명가였다. 대부분 책상머리에 앉아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를 하고 있는 때에 현실을 직시하고 임금에게 조언 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변혁을 추구하였던 율곡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 시대의 고리타분한 선비상을 과감히 깨부순다. 

항상 모든 것에 자신이 말한 것을 지키고자 노력한 언행일치의 삶과 실천을 중시하였기에 문인임에도 불구하고 변란에 대비해 십만 군사를 준비할 것을 주창한 "십만양병설"을 주창할 수 있었다. 

임꺽정의 난과 같은 물리적인 난이 아닌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함으로서 변화를 하고자 했지만 매번 마음이 유약한 선조에 의해 좌절되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평생을 자신이 뜻한 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던 원동력은 바로 무엇이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건 바로 먼저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였기 때문에 그가 포기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결점은 보지 못하면서 남의 결점만 본다는 뜻이다. 율곡은 자신을 지키는 데 집중하였다. 실천하지 못할 말을 하는 것보다 침묵을 선택했고 내뱉은 말은 행동으로 옮기고자 하였다. 그러하였기에 동인과 서인등이 갈라져 서로 헐뜯고 대립할 때에도 분당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자신을 지켰다. 


사람다움의 길. 내가 율곡의 삶을 통해 본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 책에는 율곡은 천재였으나 그의 삶이 결코 평탄하지 않았음을 또한 보여준다. 바른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기에 선조에 의해 뜻이 관철되지 못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 외부에 의해 쉽게 동요되지 않았고 매순간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근독의 삶으로 인간다움의 길을 완성하고자 했다. 


율곡은 외유내강형이었다. 겉은 약해도 속은 강한 사람, 그는 자신의 중심을 굳게 지킨 외유내강형이었다. 잔잔한 듯하나 깊은 사람. 바다가 잔잔한 듯하나 쉽게 동요되지 않듯이 우리 또한 모든 것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할 때 사람다움의 길을 찾아갈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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