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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장루이와 68일 ㅣ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루이, 모든 게 그 녀석 때문이다!"
장루이가 자신을 고의적으로 반장에 추천했다고 생각한 윤기의 오해에서 이 모든 관계가 시작된다.
처음 생긴 오해로 인해 처음부터 친구와의 벽을 쌓고 부정적으로 대하며 갈등을 부추기게 된다.
반장을 네가 해라 하는 루이의 의도를 '너나 해라'로 오해한 윤기는 루이의 모든 행동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갈등은 커져만 간다. 그리고 루이의 밀웜 쿠키에 대한 진실을 알았음에도 루이에게 다가가기 어렵게 만든다. 흔히들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리라.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을 할까?
이보연 선생님은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갈등이 줄어들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높여 주는 길임을 제시하여 준다.
누구나 긍정적인 사고의 힘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은 쉽게 간과하곤 한다.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연습하지 않으면 우리만의 방법대로 판단해 버리고 상대방을 배제해버리는 것일 것이다.
장루이와 오윤기가 서로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성인이자 쌍둥이 딸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나는 장루이와 오윤기의 엄마들의 모습에서 나는 어떤 부모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학 온 지 하루밖에 되지 않는 장루이가 자신을 골탕먹이려고 반장에 추천했다고 믿는 오윤기는 부모에게 하소연을 하고 싶고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부모님은 끝까지 들어 주지 않는다.
반장에 추천됐다는 것. 그 하나만 듣고 나머지 말은 듣지 않고 반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만으로 윤기에게 아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조언만을 할 뿐이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부모님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장루이의 엄마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립학교에 가기 싫어 중간고사에 백지를 낸 루이의 행동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사립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루이의 마음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엄마는 그저 자신의 계획에 제대로 따라주지 않는 루이를 채근할 뿐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일까?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엄마일까? 아니면 내 방식대로 아이들을 대하며 채찍질하는 엄마일까?
이제 3살인 아이들... 말을 배워가면서 깨어 있는 내내 시시때때로 말을 걸어온다. 엄마, 이게 뭐야, 내가 할래, 싫어는 기본이고 말도 안 되는 말을 끊임없이 종알종알 대는 아이들을 나는 잘 받아 주고 있을까?
아쉽게도.. 나는 그런 엄마가 되지 못한다. 나 역시 3살 밖에 되지 못한 아이가 뭘 알겠냐는 둥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할 때면 무시할 때가 많다. 아이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게 의사표현을 했는데도 말이다. 내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경청..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능력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바로 경청해 주는 것.. 이것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 하란 말처럼 들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 걸까?
관계는 아이들만의 관계가 아닌 가정, 학교, 직장 등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곳은 없다.
이 책이 초등학교 친구들 관계를 다룬 이야기이지만 결코 아이들만의 관계가 아닌 성인 사회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책이며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적용할 수 있다.
부모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자신의 관계를 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